[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센병과 조선인> 연구회 팀 이끔이(팀리더)로 전체를 아우르던 와타나베 마사에(渡辺 正恵) 씨가 1월 13일(2021) 세상을 뜨셨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이는 며칠 전 일본의 고려박물관에서 보내온 제59호(2021.3.1.) 회보를 읽다가 와타나베 씨의 죽음을 알리는 부고 내용이었다. 아니! 와타나베 씨가 세상을 뜨다니? 너무나 놀라운 소식에 일본의 지인(松崎恵美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와타나베 씨의 죽음에 대해, “저희도 매우 놀라서 아직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해(2020) 11월 28일, 고려박물관 총회에서 ‘한센병과 조선인’ 관련 보고를 할 때만 해도 건강했었는데…. 이후 12월에 병원에 입원했다가 올 1월 13일에 세상을 떴다는 이야기를 가족에게서 들었습니다.”라고 전했다. 내가 와타나베 씨를 만난 것은 2019년 여름 도쿄에 갔을 때로 그때 와타나베 씨는 ‘2020년 한센병(나병) 전시 준비’로 분주했었고 우리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정겹게 나눴다. 그리고 와타나베 씨는 지난해(2020) 8월 16일 <한센병과 조선인> 전시와 관련된 누리편지를 보내왔다. 이윤옥 님! 더위와 코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인천 부평구 소재의 <미추홀 정가원>이야기를 하였다. 그곳은 나를 살리는 공간이며, 자기를 찾아가는 길목이라는 의미를 짚어보았다. 정가는 마치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밥>이나 <물>에 비교될 수 있다는 이야기, 음(音)은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며,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세상만물에 느껴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 나의 기분은 상대의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자주 만나는 사람들끼리의 언행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우리의 마음은 수시로 변한다. 내 마음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요인은 스스로가 아닌, 또 다른 대상의 영향을 받기에 변화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좋은 상태로 변화하를 바란다면 주위의 좋은 사람들과 진심이 담긴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그러한 상대를 바라고 원하는 것처럼, 상대도 나와 꼭 같은 대상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좋은 감정을 유지하며 함께 살아갈 대상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인천 정가원>을 찾는 회원들이나 국악 애호가들이 인간 본연의 선(善)한 감정을 되살리는 공간이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여섯째로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곡우(穀雨)>입니다. 이 무렵부터 못자리를 마련하는 일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지요. 그래서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합니다. 그리고 이때가 되면 햇차가 나오는데 《조선왕조실록》에 다례라는 말이 무려 2,062번이나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엔 차를 즐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당시는 녹차(綠茶)라 부르지 않고 차(茶) 또는 참새 혀와 닮은 찻잎으로 만들었다는 뜻으로 작설차(雀舌茶)라고 불렀습니다. 녹차는 우리가 일본에 전해준 뒤 오랫동안 일본에 뿌리내려 그쪽 기후와 땅에 맞는 품종으로 바뀐 것이며, 이를 가공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녹차는 원래 찻잎을 쪄서 가공하는 찐차이고, 우리 차는 무쇠솥에 불을 때면서 손으로 비비듯이 가공하는 덖음차입니다. 그래서 차맛에 민감한 이들은 녹차와 우리 전통차의 맛이 다르다고 하며, 색깔도 다릅니다. 또 한 가지 더 알아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어느 나라던 노후의 삶에 관한 관심이 크다. 초장수 국가로 알려진 일본도 노후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심심찮게 언론 보도에서 이를 다루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4월 11일 치, ‘LIFE & MONEY’에 따르면 노후자금으로 1억 엔(한화 10억 2,869만 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근거로 노부부 2명의 생활비를 매달 25만 엔(한화 257만 1,725원)으로 잡으면 연간 300만 엔(한화 3,086만 700 원)이 든다는 것이다. 이는 연간 비용이며 만일 남편이 60살에 정년퇴직하여 92살까지 살면 9600만 엔(한화 9억7,725만 5,500원)이 들며 여기에 400만 엔은 장례 등에 필요하므로 이를 더하면 1억 엔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92살 정도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의 이야기로 이 나이를 훌쩍 넘어 100살 이상까지 살지 말란 법도 없고 더욱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의료비 등이 늘어나므로 나이 들수록 돈이 더욱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독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지 ‘LIFE & MONEY’는 다시 말한다. “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UCLA 한국음악과와 감동석 교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2014년 학과의 폐과 위기에도 한국 정부는 무관심이어서 소중한 전통문화의 전진기지를 잃게 되었다는 점, L.A 교육국은 <한국음악> 수업을 세계음악 강좌(world music classes)의 하나로 인정을 해 주어 대학진학에 도움을 주었다는 점,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의 초ㆍ중ㆍ고교의 순회공연도 연 100회였다는 점, LA <한국문화원>이나 대학이 주최하는 한국문화 세미나와 zoom을 통한 음악 동호인, 교사들을 위한 특별강좌를 해 왔다는 점, 최근 세계인명사전출판협회로부터 <평생공로상>에 선정되었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였다. 이번주 에는 국내 이야기로 돌아와 인천 부평구 소재 <미추홀 정가원(正歌院)> 관련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2년 전 겨울, 나는 인천 부평구 소재 미추홀 정가원 정례발표회에 초대되어 그들의 발표내용을 관심있게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박금례(한양대 미래교육원 교수)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가원은 “살리는 공간, 자기를 찾아가는 길목”이라고 설명했다. 살리는 공간이란 무엇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여행을 한 사람치고 일본의 성(城)에 한 번쯤 들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위로는 홋카이도부터 아래로는 오키나와까지 <일본의 성 일람(日本のお城一覧>에 따르면 무려 2,797곳의 성(城)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성(城) 가운데 일본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성(城)의 나라답게 ‘가장 인기있는 10곳’이라든가 ‘가장 인기있는 20곳’과 같은 순위 매기는 작업도 서로 경쟁적으로 하는 곳이 일본이다. 최근 자료인 ‘2020년 전국에서 가보고 싶은 10위 성(城)’(www.jalan.net/news)에 따르면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히메이지성(姫路城, 효고현)이 1위이고 이어서 2위는 오사카성(大阪城, 오사카부), 3위는 고료카쿠(五稜郭, 홋카이도), 4위는 나고야성(名古屋城, 아이치현), 5위가 마츠모토성(松本城, 나가노현)이다. 그런가 하면 <공익재단법인 일본성곽협회>(2019)에서 밝힌 일본의 국보 5성(城)을 보면, 히메이지성(姫路城), 마츠모토성(松本城), 이누야마성(犬山城), 히코네성(彦根城), 마츠에성(松江城)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속하지는 않지만 구마모토성(熊本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는 부끄러운 문화정책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명문대학 UCLA의 한국음악과가 2004년부터 폐과 위기에 놓이게 되어 교수, 졸업생, 학생, 교포들이 백방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한국일보 L.A 지사의 사설란에는 UCLA <한국음악과>의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역할이 주목되니 영사관, 문화원이 본국 정부에 알려 긴급대책을 강구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를 외면했고, 결국 2014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문화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져 부끄럽게도 문을 닫게 되었고, 김동석 교수는 후임자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학교를 떠난 이후, 그가 어떠한 활동을 해 왔는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그의 말이다. “어려서부터 한 눈 파지 말고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을 들었지요, 각자의 삶이 한 우물만 파고 살기에 충족한 삶인지, 아니면 잘못된 길인지는 지나 봐야 그 결과를 알게 됩니다. 나의 삶은 내가 좋아서 택했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환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다섯째 청명(淸明)이고, 내일은 전통 4대명절의 하나였던 한식이다. 이렇게 청명과 한식이 같은 날이거나 하루 차이여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생겼다. 이날 성묘를 한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곧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中元, 음력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요코 웟킨스(Yoko Kawashima Watkins)라는 여자가 있다. 올해 나이 88살의 일본계 미국인 이다. 이 여자가 쓴 ‘일제침략기에 일본 소녀를 괴롭힌 나쁜 한국인을 다룬 주제의 책’ 《요코이야기》(1986, 미국 출판)가 미국에서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불쾌한 소식이 들린다. 내가 이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 사연은 9년 전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독립운동가 오정화 애국지사 (1899~1974)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연결된 사람이 미국 보스톤에 사는 오정화 애국지사의 손녀 아그네스 안 박사였다. 당시 아그네스 안 박사는 미국 보스톤의 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내가 오정화 애국지사의 자료를 찾고 있다고 연락을 하자 마침 그 무렵 한국을 방문할 일이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약속을 하고 인사동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2012년 7월 3일 일이었다. 사실 이날 만나서 나눈 이야기의 상당수가 바로 이 여자 요코 웟킨스의 이야기였다. 나는 그때 아그네스 안 박사의 이야기를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놀라운 이야기였다. “어느 날 10살 먹은 막내아들 마이클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 UCLA 《한국음악심포지엄》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UCLA 한국음악과가 예산 부족으로 폐과의 위기를 맞기 시작하였다는 점, 그 위기에서 우리는 모두 12회의 학술대회와 공연을 통해 미국에 살고있는 한국인과 고국의 한국인 사이 감정을 동화(同和)하는 과정을 확인했다는 점, 마지막 제12회 심포지엄에서는 서한범, 김병혜, 김선정, 조혜영, 김동석 등의 주제 발표와 공연에서는 고향임, 박문규, 임재심, 김수연, 서광일, 곽미정, 양형렬, 박윤정과 정남훈, 박준영, 정순임, 김병혜 팀의 민요합창으로 인상적인 무대의 막을 내렸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 기회를 빌려 그동안 UCLA 한국음악과에 가야금, 단소, 북, 장고와 같은 악기를 기증해 준 고흥곤, 김동환, 김현곤 씨,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학술발표와 공연에 참가하는 그 자체로 UCLA 한국음악과를 돕고, 나아가 한국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자는 나의 취지에 동의해 주고, 망설임 없이 함께 미국 땅을 여러 번 방문해 주었던 각 대학의 교, 강사 여러분과 예능보유자 여러분, 그리고 정상급 소리꾼과 연주자, 대학원생과 학부생 등 모든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