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는 UCLA 한국음악과와 감동석 교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2014년 학과의 폐과 위기에도 한국 정부는 무관심이어서 소중한 전통문화의 전진기지를 잃게 되었다는 점, L.A 교육국은 <한국음악> 수업을 세계음악 강좌(world music classes)의 하나로 인정을 해 주어 대학진학에 도움을 주었다는 점, <한국음악무용예술단>의 초ㆍ중ㆍ고교의 순회공연도 연 100회였다는 점, LA <한국문화원>이나 대학이 주최하는 한국문화 세미나와 zoom을 통한 음악 동호인, 교사들을 위한 특별강좌를 해 왔다는 점, 최근 세계인명사전출판협회로부터 <평생공로상>에 선정되었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였다. 이번주 에는 국내 이야기로 돌아와 인천 부평구 소재 <미추홀 정가원(正歌院)> 관련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2년 전 겨울, 나는 인천 부평구 소재 미추홀 정가원 정례발표회에 초대되어 그들의 발표내용을 관심있게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박금례(한양대 미래교육원 교수)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정가원은 “살리는 공간, 자기를 찾아가는 길목”이라고 설명했다. 살리는 공간이란 무엇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여행을 한 사람치고 일본의 성(城)에 한 번쯤 들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위로는 홋카이도부터 아래로는 오키나와까지 <일본의 성 일람(日本のお城一覧>에 따르면 무려 2,797곳의 성(城)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많은 성(城) 가운데 일본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성(城)의 나라답게 ‘가장 인기있는 10곳’이라든가 ‘가장 인기있는 20곳’과 같은 순위 매기는 작업도 서로 경쟁적으로 하는 곳이 일본이다. 최근 자료인 ‘2020년 전국에서 가보고 싶은 10위 성(城)’(www.jalan.net/news)에 따르면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히메이지성(姫路城, 효고현)이 1위이고 이어서 2위는 오사카성(大阪城, 오사카부), 3위는 고료카쿠(五稜郭, 홋카이도), 4위는 나고야성(名古屋城, 아이치현), 5위가 마츠모토성(松本城, 나가노현)이다. 그런가 하면 <공익재단법인 일본성곽협회>(2019)에서 밝힌 일본의 국보 5성(城)을 보면, 히메이지성(姫路城), 마츠모토성(松本城), 이누야마성(犬山城), 히코네성(彦根城), 마츠에성(松江城)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속하지는 않지만 구마모토성(熊本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소를 잃고도 외양간 고치지 않는 부끄러운 문화정책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명문대학 UCLA의 한국음악과가 2004년부터 폐과 위기에 놓이게 되어 교수, 졸업생, 학생, 교포들이 백방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한국일보 L.A 지사의 사설란에는 UCLA <한국음악과>의 지속적 유지를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역할이 주목되니 영사관, 문화원이 본국 정부에 알려 긴급대책을 강구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를 외면했고, 결국 2014년, 10위권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문화자존심은 여지없이 무너져 부끄럽게도 문을 닫게 되었고, 김동석 교수는 후임자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학교를 떠난 이후, 그가 어떠한 활동을 해 왔는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그의 말이다. “어려서부터 한 눈 파지 말고 한 우물만 파라”는 말을 들었지요, 각자의 삶이 한 우물만 파고 살기에 충족한 삶인지, 아니면 잘못된 길인지는 지나 봐야 그 결과를 알게 됩니다. 나의 삶은 내가 좋아서 택했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환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의 다섯째 청명(淸明)이고, 내일은 전통 4대명절의 하나였던 한식이다. 이렇게 청명과 한식이 같은 날이거나 하루 차이여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생겼다. 이날 성묘를 한다. 옛날에는 한 해에 네 번, 곧 봄에는 청명, 여름에는 중원(中元, 음력 7월 15일), 가을에는 한가위, 겨울에는 동지에 성묘했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따르면 청명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60 고을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다. 꺼지기 쉬운 불이어서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냈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요코 웟킨스(Yoko Kawashima Watkins)라는 여자가 있다. 올해 나이 88살의 일본계 미국인 이다. 이 여자가 쓴 ‘일제침략기에 일본 소녀를 괴롭힌 나쁜 한국인을 다룬 주제의 책’ 《요코이야기》(1986, 미국 출판)가 미국에서 요즘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불쾌한 소식이 들린다. 내가 이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 사연은 9년 전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독립운동가 오정화 애국지사 (1899~1974)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연결된 사람이 미국 보스톤에 사는 오정화 애국지사의 손녀 아그네스 안 박사였다. 당시 아그네스 안 박사는 미국 보스톤의 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내가 오정화 애국지사의 자료를 찾고 있다고 연락을 하자 마침 그 무렵 한국을 방문할 일이 있으니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약속을 하고 인사동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2012년 7월 3일 일이었다. 사실 이날 만나서 나눈 이야기의 상당수가 바로 이 여자 요코 웟킨스의 이야기였다. 나는 그때 아그네스 안 박사의 이야기를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놀라운 이야기였다. “어느 날 10살 먹은 막내아들 마이클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까지 UCLA 《한국음악심포지엄》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UCLA 한국음악과가 예산 부족으로 폐과의 위기를 맞기 시작하였다는 점, 그 위기에서 우리는 모두 12회의 학술대회와 공연을 통해 미국에 살고있는 한국인과 고국의 한국인 사이 감정을 동화(同和)하는 과정을 확인했다는 점, 마지막 제12회 심포지엄에서는 서한범, 김병혜, 김선정, 조혜영, 김동석 등의 주제 발표와 공연에서는 고향임, 박문규, 임재심, 김수연, 서광일, 곽미정, 양형렬, 박윤정과 정남훈, 박준영, 정순임, 김병혜 팀의 민요합창으로 인상적인 무대의 막을 내렸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 기회를 빌려 그동안 UCLA 한국음악과에 가야금, 단소, 북, 장고와 같은 악기를 기증해 준 고흥곤, 김동환, 김현곤 씨, 등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학술발표와 공연에 참가하는 그 자체로 UCLA 한국음악과를 돕고, 나아가 한국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자는 나의 취지에 동의해 주고, 망설임 없이 함께 미국 땅을 여러 번 방문해 주었던 각 대학의 교, 강사 여러분과 예능보유자 여러분, 그리고 정상급 소리꾼과 연주자, 대학원생과 학부생 등 모든 참가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철로 만든 부뚜막은 평안북도 운산군 용호동에 있는 고분 3기 가운데 ‘궁녀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네모난 돌방무덤에서 금동 봉황 모양 장식, 금동 투조(透彫, 투각) 금구(金具, 쇠붙이로 만든 손잡이, 문고리, 돌쩌귀, 곽쇠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조각, 토기 등과 함께 출토된 것입니다. 크기는 길이 67.2cm, 높이 29.1cm, 너비 23cm입니다. 긴 네모꼴 한쪽에 아궁이와 솥 구멍을 마련하고, 반대쪽에 굴뚝을 붙인 모양입니다. 아궁이와 굴뚝을 옆으로 나란히 배치한 점이 특징입니다. 아궁이는 네모난 모양이며, 주위에 돋을새김하였고 이마에는 불꽃모양 무늬가 있습니다. 휴대가 가능해 실제로 썼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부뚜막과 아궁이 여기서 부뚜막과 아궁이라는 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부뚜막은 아궁이 위 가마솥이 놓인 언저리에 흙과 돌을 쌓아 편평하게 만들어, 솥의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을 두거나 간단한 음식 재료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아궁이는 불을 때기 위하여 만든 구멍입니다. 따라서 부뚜막은 아궁이를 포함한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뚜막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지만, 전남지역에서는 ‘부수막’, ‘부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옛사람들은 뒷간을 맡는 귀신인 ‘변소각시’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곳에 따라 측신(厠神), 칙간조신, 부출각시, 칙시부인, 칙도부인이라고 하며, 젊은 여자귀신이라고 생각했지요. 이수광의《지봉유설》에는 매달 음력 6일, 16일, 26일에 측신이 뒷간을 지키는 날이므로 뒷간 출입을 삼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를 지키려면 음식도 적게 먹어야 했겠지요. 우암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의 《송자대전(宋子大全)》에 보면 자고신(紫姑神)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고라는 여인은 남의 첩이 되었는데 그 정실부인의 시기를 받아 늘 측간 청소하는 일을 하다가 그만 죽게 되었다. 훗날 사람들은 이를 측신이라 부르며 그 신이 영험하다 하여 그가 죽은 1월 15일 측간에 제사하고 모든 일을 점쳤다.’라는 기록이 보입니다. 이 측신각시는 머리카락이 길어서 그것을 자기 발에 걸어놓고 세는 것이 일인데 그러다가 사람이 뒷간에 올 때 자기를 놀라게 하면 그 머리카락을 뒤집어씌우는데 그러면 그 사람은 병이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밤에 뒷간에 갈 때는 헛기침한다고 하지요. 강원도에서는 뒷간을 지으면 길일 밤을 택해서 뒷간에 불을 켜고, 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중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 상품으로 팔리던 '일본제 무쇠냄비'가 최근 중국산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져 비난을 사고 있다. 상하이 공상당국(工商当局) 등에 의해 적발된 곳은 푸젠성 취안저우시(泉州市)에 있는 업자로 인터넷 가게 톈네코(Tmall) 등에서 일본 장인이 만들었다고 속인 무쇠냄비를 대량 판매해 큰 돈벌이를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 인터넷" 등 복수의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 업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본 도야마현에 있는 "일본주식회사 이토제작소"라는 가짜 대리점과 광고 동영상도 찍었다. 동영상에서는 고용된 중국인 배우가 “이토 가문 4대째 주인으로 위장한 인물”로부터 무쇠 냄비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등을 소개했다. 가짜 장인은 “인생을 걸고 한 우물을 파고 있다.”라면서 이토 가문의 창업 정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평생을 무쇠냄비 만들기에 바쳤다고 하는 가짜 명인은 동영상에서 이토 가문의 초대 주인공 사진 한 장을 공개했는데 이 사진은 일본의 유명한 작가인 시가 나오야(志賀直哉, 1883-1971)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위조 업체는 중국에서 생산된 무쇠냄비 800위안(약 1만 3,370엔)짜리를 1,400위안(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조선시대 청화백자를 생각하면 우선 18세기 문인(文人)의 그림과 같이 잔잔하고 정갈한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푸른색의 가는 선으로 그린 사군자, 산수화, 동물화와 하얀 여백이 주는 느낌은 고요함과 편안함일 것입니다. 하지만 조선 초기, 그리고 특히 19세기의 청화백자는 전혀 색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단정함보다는 화려함이 압도적입니다. <운현(雲峴)이란 글자가 쓰인 영지 넝쿨무늬 병>은 청화(靑畫) 물감만으로 세련된 화려함을 가장 잘 표현해낸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병의 형태는 19세기 들어서 새롭게 나타납니다. 목은 곧고 긴 편이며 몸체 아랫부분은 공처럼 둥급니다. 유색은 맑고 환하며 청화의 발색도 밝고 선명합니다. 몸 전체를 여백 없이 가득 채운 무늬는 영지버섯 넝쿨무늬입니다. 영지버섯은 자연에서 오래 사는 열 가지 사물인 십장생(十長生)의 하나입니다. 농담(濃淡)을 살려 영지 넝쿨을 정성껏 그렸고 입구 부분과 몸체 밑 부분에 돌린 여의두(如意頭)와 연판문대(蓮瓣文帶)까지 세부를 정성스럽게 묘사하고 청화 물감을 채워 넣었습니다. 굽바닥에는 청화로 ‘운현(雲峴)’이라는 글자를 써넣었는데, 이로 보아 이 병이 운현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