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홍천 괘석리 사사자 삼층석탑 - 이 달 균 사자도 절간에 오면 할 일이 있나보다 소신공양 좋다지만 몸 공양도 거룩하다 짊어진 말씀이 서 말 닷 되 하늘이 다 노랗다 두촌면 괘석리를 몸 하나로 옮겨와 읍사무소에 세웠으니 청사가 곧 절이다 부처님 경전 펼쳤으니 미륵세상은 곧 온다 이 석탑은 원래 두촌면 괘석리에 있었다 한다. 그곳을 먼저 찾아보니 주변은 경작지로 변해 있고, 기와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것 외에 별다른 흔적이 없다. 석탑이 선 곳은 홍천읍사무소 앞마당이다. 다른 시선으로 보면 이 석탑은 가장 중생과 가까운 곳에 있다. 굳이 을씨년스럽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 석탑 선 곳이 종일 경적소리 들리는 곳인데 이 또한 범종소리로 고쳐 들으면 되지 않을까. 비록 석탑의 각 부에 다소간 파손이 있고 부분적으로 마멸 흔적이 있으나 4좌의 석사자 모습이 그런대로 형태를 갖춘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이다. 네 마리 사자는 투박한 연꽃을 새긴 기단 위에 뒷다리는 구부리고 앞다리는 세운 채 다소곳이 앉았는데, 위엄보다는 소박하고 질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고려 초기 탑으로 추정한다.(시인 이 달균)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금성대왕이 한양에 정착한 뒤, 조선왕실은 당 건립을 후원하고 금성신앙을 확장하는 데 개입하였다. 이러한 증거로써, 조선왕실이 고종 탄일을 맞은 7월을 비롯한 정초와 시월에 명산대천을 비롯한 절과 사당 그리고 신당에 내린 발기(發記)에 금성당을 포함한 것이다(최길성, 「한 말의 궁중 무속: 궁중 [발기]를 중심으로」 《한국민속학》 55-80 1970). 발기(發記)는 나라와 왕실을 위해 산기도, 위축, 고사, 나례 등에 왕실에서 내린 물품 목록과 수량을 열기한 명세서다. 조선왕실이 금성대왕을 주신으로 모신 금성당에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주상전하만세(主上殿下萬歲)> 전패(殿牌)를 봉안한 것도 조선왕실이 금성당을 신앙처로 삼고 있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구파발 금성당에 보관되어 있던 전패(殿牌)는 현재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구파발 금성당 마지막 시봉자 송은영(宋恩榮, 1925-2017)에 따르면, 그녀의 시할머니 박윤수는 금성당제가 베풀어지면 왕실에서 궁인을 보내 재정적 지원을 하고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빌었다고도 증언하였다. 이는 마치 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호국사찰에서 불심으로 닦은 공덕을 앞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피부의 역할 - 방출과 방어 우리 몸은 한 겹의 막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한의학에 입문하였을 때 한의학만의 독특한 사상과 의학의 관점을 접하며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경험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 [인체는 소우주]라는 거창한 명제를 받아들고는, 이걸 이해해줘야 하나? 아니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야 하나? 하고 찜찜했던 기억이 난다. 한의대를 졸업하고 임상을 한 지 어언 29년 이제야 이 말이 조금씩 몸으로 체득되기 시작한다. 우리 몸이 외부와 접하는 모든 곳은 공통된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 몸은 피부라는 하나의 막으로 감싸져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위치에 따라 역할만 달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를 좁은 의미에서 보더라도 눈의 결막, 호흡기 점막까지 모두 지칭할 수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 보면 외부의 물질(음식 포함)과 접하는 소화기 점막마저 피부의 영역에 포함할 수 있는데, 이 역시 공통된 생리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일부분의 피부를 보고서 전체적 상황을 유추할 수 있으며, 겉에 드러나 있는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보골”이란 말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지 퍽 오랜 것 같다. 하나의 말도 사회발전과 더불어 더 널리 펴져 사용되는가 하면 또 어떤 말들은 차츰 저절로 소실되어 가고 있다. 이를테면 정치 술어들인 ‘대약진’, ‘인민공사’나 생활 술어들인 ‘방치돌(다듬잇돌)’, ‘대명대(홍두깨)’, ‘윤디(인두)’, ‘가대기(밭을 가는 기구의 하나)’, ‘곡괭이’ 등 수두룩한 가운데 “보골”도 어느덧 사라져 버렸구나! “보골”은 지금 “례물”로 대체 되어 쓰이고 있지만 사실 “보골”과 “례물”은 다른 점이 있단다. “보골”이란 곧 시집간 딸이 첫걸음으로(삼일에 오는 것이 아니란다.) 본가 친정집에 왔다가 다시 시집으로 돌아갈 때 딸한테 “사돈집에 보내는 첫인사”란다. 그것은 “떡보골” 이렇테면 찰떡보골, 증편*보골, 만두기*보골 등등 “떡보골”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더 인기 있고 고급스러운 “엿보골”이 있었단다. 지금 보면 별로 가치도 없고 우습게 보이지만 엄마네 그 시대엔 아주 고급이었다고 하는구나! 상상하여 보렴. 그때엔 사탕 구경만 하자고 해도 5-6리밖의 농촌공소합작사*에 가야 했단다. 물론 먹으려는 생각이야 못하였지. 혹여 한족 “홀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호랑가시나무[학명: Ilex cornuta Lindl. & Paxton]는 감탕나무과의 상록관목이다. 호랑이가 등이 가려우면 잎에다 문질러 댄다는 뜻에서 호랑가시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다. 그 외에 고양이의 새끼발톱 같다 하여 묘아자(猫兒刺), 묘아자나무라 하고, 회백색의 껍질을 두고 중국에서는 개뼈다귀 나무란 뜻으로 구골목(狗骨木)이라 한다. 모두 괴상한 모습의 잎을 두고 붙인 이름이다. 다만 서양 이름은 ‘홀리(holly)’라 하여 성스럽다는 뜻의 ‘홀리(holy)’와 뜻이 같다. 노호자(老虎刺), Horned Holly 라고도 한다. 붉은 열매가 성숙할 때 성탄절 장식용으로 쓰며, 관상용, 약용으로도 쓴다. 꽃말은 가정의 행복, 평화이다. 중국 남부, 한국은 전북 변산반도 이남의 해변가 낮은 산의 양지에서 자란다. 높이 2∼3m이고 가지가 무성하며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나고 두꺼우며 윤기가 있고 타원상 육각형이며 각점이 예리한 가시로 되어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향기가 있으며 5∼6개가 잎겨드랑이에 산형꽃차례(꽃대의 끝에 많은 꽃자루가 방사상(放射狀)으로 나와 우산살처럼 퍼져 피는 꽃차례)로 달린다. 암술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다. 병산도 아침형 인간이다. 병산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어제 일정을 되돌아보며 생명탈핵 실크로드 카페에 순례일지를 쓴다. 어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중간중간에 사진 설명, 여러 가지 소식, 그날 만난 사람과 들러본 경치에 대한 느낌 등등을 간단히 기록한다. 병산이 순례일지를 쓰면 내가 영어로 번역한다. 오늘도 새벽 3시쯤 일어나 어제 병산이 쓴 순례일지를 번역하였다. 내가 번역을 끝내면 순례단을 지원하는 이승은 간사가 번역문을 사진과 함께 실크로드 영문 카페에 올린다. 간사는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거의 실시간으로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세계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그리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불과 30년 전과 견주면 참으로 놀라운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순례일지 번역을 끝내고도 시간이 남아서 안사리의 이슬람 역사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는 다음과 같은 그림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위 지도에서 까만색 부분은 이슬람 인구가 50%를 넘는 이슬람 국가를 나타낸다. 지리적으로 보면 이슬람 국가들은 유럽과 미국을 합친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일어나 창문을 열어라 / 닫힌 가슴도 활짝 열어라 한숨 소리 싸움 소리 큰 소리 모두 그치고 가슴 벅찬 우주의 소리 / 출발을 알리는 첫소리 들어보자 둥 둥 둥 북소리 울린다 / 캄캄한 어둠을 걷어내고 새날을 밝히는 해가 솟는다 못난 나를 버리고 / 잘난 척했던 나도 버리고 묵은 것, 낡은 것, 모두 다 벗고 / 새날을 맞이하자 너도 새롭게 나도 새롭게 / 우리 첫 마음으로 새날을 맞이하자. 제 시(詩) ‘둥둥둥 북소리 울린다’를 읽으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당연히 살아있는 우리 모두는 2020년의 새해를 맞이합니다. 어떤 영웅호걸도 죽음으로는 맞이할 수 없는 눈부신 오늘이며 어제와 다른 내가 펼치는 날이 새날이며 희망의 날입니다 새해는 어느 누구도 아닌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자신의 길에 주인공으로 살아가겠다는 최창일 시인을 소개합니다. 최 창 일* 내일이면 또 오늘은 지나가버린 날이 아닌가! 인류는 영원할지 모르나 일생은 짧은 순간이다 작품 속에 늘 새로운 길 탐험하던 시인을 만나 길을 걸으며 가늠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함양 승안사터 삼층석탑 - 이 달 균 명산 있는 곳에 명찰이 있었고 명찰 있는 곳에 손 모은 탑 있었다 품을 것 다 품은 산이 지리산 아니던가 고려 적 한 석공은 부처님 부름으로 몸돌엔 사천상을, 머리 쪽엔 부용꽃을 미려한 부조 새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바쁜 길손이여 시절이 분주해도 이곳 지나거든 눈길 한 번 주고 가소 승안사 잊혀진 이름, 석탑 하나 의연하다 승안사터는 경상남도 함양군 수동면에 있다. 자세히 눈길 주면 섬세한 석공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두 개의 기단이 3층 탑신을 받치고 있는데 맨 아래 기단부엔 연꽃 조각을 새겨 둘렀고, 두 번째 기단부에는 부처, 보살, 비천상을 새겼으며 탑신 1층 몸돌 4면엔 남방ㆍ북방ㆍ서방ㆍ동방의 사천왕상을 돋을새김(부조)해 놓았다. 사천왕상은 절 일주문에서 흔히 본 과장되고 험상궂은 모양이 아니라 미소 띤 동자상처럼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몸체 굴곡 또한 부드럽고 풍성하게 돋을새김(양각)하여 표정이 살아 있다. 현재 석탑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두 번 옮겨 세웠다고 하는데 이웃한 곳에 고려 시대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석탑이 그러하거늘 석조여래좌상인들 우여곡절이 없을 것인가.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발바닥에 왜 티눈이 많이 발생하는가? 우리 몸의 피부는 다양한 외부 환경에 적응하느라 너무 많은 일을 한다. 온도 변화와 습도 변화에 적응하며 세균, 바이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유해 환경을 이겨내고 몸을 보호한다. 아울러 몸의 독소를 제거하고 외부와의 다양한 접촉에 대하여 대항하고 적응하며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피부 중에서도 손바닥과 발바닥은 특수한 위치에 있는데 외부적으로는 끊임없이 물리적인 접촉을 하고, 내부적으로 땀과 더불어 끊임없이 노폐물을 배출한다. 특히 발바닥은 항상 압력에 노출되어 있고 독소가 활발하게 빠져 나가는 통로이므로 발에서 나는 꼬랑내는 발바닥으로 방출되는 우리 몸의 노폐물 냄새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사람은 발바닥으로 꼬랑내와 몸의 독소를 끊임없이 방출하고 체중과 더불어 가해지는 압력을 효과적으로 완충하여 건강한 발바닥을 유지한다. 건강 점수를 줄때 꼬랑내 심한 순서로 건강하다고 보면 대체로 맞다. 건강을 놓친 발바닥은? 이러한 상황에서 사지 말단으로 순환이 미진하여 손발에 힘이 없거나 차갑고, 거친 경우, 때로는 발바닥에 부담이 과도하게 집중될 때, 때로는 날씨가 너무 춥거나 건조하면 발바닥이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고욤나무[학명: Diospyros lotus L.]는 감나무과의 낙엽활엽교목이다. 우리말 이름 고욤은 작은 감(小柿)에서 전화된 ‘고’와 어미의 옛말인 ‘욤’의 합성어이다. 한자로는 감보다 작다 하여 소시(小枾)라고 하는데, 일본인들은 콩감(豆枾)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으로 우내시(牛奶枾)가 있는데, ‘소젖꼭지 감’이란 뜻으로 굵기나 모양은 물론 분홍빛 젖꼭지까지 마치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이면서 흑갈색으로 변해가는 소의 모습과 고욤열매의 일생은 그대로 닮았다. 또한 고양나무, 군천, 우내시(牛嬭柿·牛奶柿), 정향시(丁香柿), 흑조(黑棗), 이조(㮕棗), 영조(㮕棗), Date-plum-plum라고도 한다. 열매가 작고 알찬 나무지만, 감나무의 대목(臺木)으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어머니 없이는 그 무엇도 생겨나지 않는 법이다. 감나무는 고욤나무를 대리모로 고용하지 않으면 대를 이어갈 수 없다. 물론 감 씨를 심으면 감나무가 되기는 하지만, 어미보다 훨씬 못한 땡감이 달릴 따름이다. 이런 현상은 사과와 배, 복숭아 등 대부분 과일이 마찬가지다. 그래서 고욤나무를 밑나무로 하고 감나무 가지를 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