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일찍이 김옥균이 우의정 박규수를 방문했을 때, 박규수는 그의 벽장에서 지구의 하나를 꺼내어 김옥균에게 보였다. 박규수가 지구의를 돌리면서 김옥균을 돌아보며 말했다. ‘오늘날 가운데 나라(중국)가 어디에 있는가? 이리 돌리면 조선이 중국이 되니, 어떤 나라도 가운데로 오면 중국이 된다. 자 오늘날 이디에 따로 중국이 있는가.’ 김옥균은 당시 개화를 주장하고 신서적도 얻어 보았지만, 수백 년 동안 전해 내려온 사상, 곧 대지의 가운데에 있는 나라가 중국이며, 동서남북에 있는 나라들은 사의(四夷, 네 방면의 오랑캐)이며, 사의(四夷)는 중국을 숭상한다고 하는 사상에 얽매여서, 국가 독립을 부르짖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박규수의 말에 크게 깨달은 바 있어 무릎을 치며 앉아 있었다. 후일 그는 결국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것이다.”(신채호, 《지동설의 효력》에서) 서울의 북촌에서도 재동(齋洞)에 박규수(연암 박지원의 손자)의 집이 있었다. 오늘날 헌법재판소의 뜰 안에 600년 된 백송이 한 그루 서 있는데 그곳이 박규수의 집터라고 한다. 그의 사랑방에는 인근의 명민한 양반자제들이 드나들며 박규수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곳이 개화의 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시공사가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펴냈다. 역사학자 김종성(옮긴이)은 작자 의도로 사실관계가 달라진 우리의 ‘불완전한 역사’를 바로잡으려 신채호가 옥중에서 서술한 《조선상고사》 원문을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듬어 이 책으로 재탄생시켰다. 신간 《조선상고사》는 독립운동으로 10년 실형을 받고 뤼순감옥에서 투옥 중인 신채호가 1931년 6월부터 10월까지 ‘조선일보’에 ‘조선사’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엮은 것으로, 신채호가 순국한 지 12년이 지난 1948년에 출간됐다. 단군시대부터 백제부흥운동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제1편 총론 △제2편 수두시대 △제3편 삼조선 분립시대 △제4편 열국쟁웅시대(중국과의 격전시대) △제5편(一) 고구려의 전성시대 △제5편(二) 고구려 중쇠와 북부여의 멸망 △제6편 고구려ㆍ백제 충돌 △제7편 남방 제국의 대(對)고구려 공수동맹 △제8편 삼국 혈전의 개시 △제9편 고구려의 대(對)수나라 전쟁 △제10편 고구려의 대(對)당나라 전쟁 △제11편 백제의 강성과 신라의 음모 등 모두 11편으로 이뤄져 있다. 《조선상고사》 원문은 지금의 우리말과 큰 차이가 있어 내용을 이해하며 읽는 것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