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 땅에 가져 온 6.25 남북 전쟁이 일어난 지 74년이 되었다. 그 전쟁이 끝나지 않고 휴전 상태에서 남북의 허리가 잘려 서로 여전히 총을 겨누고 있는지도 70년이 넘었다. 6.25 전쟁의 총성과 포화가 멈춘 지 12년이 된 1965년 가을밤,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고 초급 육군장교가 된 청년은 북한 땅이 내려다보이는 휴전선 GP에서 근무하면서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눈 밑의 골짜기와 저 앞 산등성이는 전쟁 막바지에 가장 처절한 전투가 벌어진 곳. 서로가 고지를 뺏느라 남북 양측의 청년들이 비 오듯 쏟아지는 총탄 속을 뚫고 산비탈을 기어오르던 곳이 아닌가? 여기저기 터지는 포탄에 바위가 깨져 흙이 되고 그 흙 속에 젊은이들의 피가 흐르고 배어들었던 곳이었는데 밤이 되니 교교한 달빛 속에 저 아래 흐르는 냇물 옆에 작은 노루 한 마리가 물을 마시러 나왔구나. 노루는 여전히 남북의 군사들이 경계근무를 하며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데도 여기서 죽어간 그 많은 영령의 비명과 눈물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물만 마시고 있구나. 그 옆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 무심히 피어있고 벌나비눈 그 꽃동산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전쟁이나 학살과 같은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커다란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장소들을 돌아보는 여행을 블랙투어(BLACK TOUR) 또는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이라고 한다. 9ㆍ11테러가 발생했던 세계무역센터 자리가 <그라운드 제로>라는 이름으로 ‘뉴욕의 대표 여행지’가 된 것이 그 한 예다. 유대인대학살 현장인 폴란드의 <아우슈비츠수용소>, 수백만 명이 학살된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등도 블랙투어 코스로 순위를 다툰다. 휴양과 관광을 위한 일반 여행과 다르게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을 찾아가 체험함으로써 ‘반성과 교훈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 하고, 국립국어원에서는 이 외국어로 된 신조어를 <역사교훈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공식화했다. 하지만, ‘비극(BLACK)’을 ‘관광(TOUR)’하는 일은 못내 불편하다. 더구나 문학비평가 황현산 선생이 “어떤 이(현대인)에게는 조선시대 종의 운명도 (지금껏) 가슴 아프다.”라고 한 것을 생각하면, 시간이 흘렀다는 것만으로 아픔이 사라지는 감각인지도 의심스럽다. 그런데도 매스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