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 이한영 기자] 어제 22일(목) 오전 10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세계문자심포지아 2015 학술대회’가 열렸다. ‘세계문자심포지아 2015’은 세계문자의 어제와 오늘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문자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자 열리고 있는 학술대회로 21일(수) 개막식에 이어 어제 22일(목)은 2일째 학술발표가 있었다. 학술대회는 23일 (금) 까지 이어진다.
▲ 이상빈 한국외대 교수, 유의정 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왼쪽부터)
어제는 제 2주제인 <글자전쟁에 대한 발표 및 분석과 미래 예측 발표>를 중심으로 발표가 이어졌는데 첫 번째 발표자인 이상빈 한국외대 교수는 “영어 패권주의를 거부한다. 유럽의 문화와 분자정책”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에서 “유럽 통합이 가속화 되면서 제기 되는 가장 큰 문제는 종교적 정체성과 언어 문제일 것이다. 특히 언어 문제는 소통이 가능한 공용어냐 아니면 각 나라의 고유 언어를 쓰고 이를 통역을 통해 접근하느냐의 문제가 걸려 있어 복잡하다. 일부 유럽의 석학들은 유럽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다언어주의를 꼽는다. 다언어주의의 반대편에는 영어로 획일화된 세상이 존재할 것이며 그러한 세상은 상대주의적 관점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에는 틀림없다.”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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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의정 발표자가 영상자료로 발표 하고 있는 모습 |
이 교수는 이어 다언어주의의 대표적인 학자인 이탈리아 움베르토 에코의 주장을 들어 50년 뒤의 통용어는 아랍어나 중국어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배제하지 않으며 오직 야생의 다언어주의만인 유럽의 정체성을 살릴 것이다라는 견해를 소개 했다. 이 교수는 “옛날의 통용어는 라틴어였지만 수세기 동안 프랑스어가 그런 역할을 해왔고 오늘날에는 영어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구상의 그 어떤 권력도 하나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나 통용어를 강요 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하면서 영어 패권주의 속에서 다언어주의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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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 뒤에 한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유의정, 이상빈, 이윤옥 발표자(왼쪽부터) |
이어 유의정 (국회 입법조사처 교육문화팀장) 교육문화팀장이 “소련과 러시아의 언어정책과 현황”이란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유의정 교육문화팀장은 “구소련과 러시아의 언어정책 현황”을 조목조목 짚어 가면서 소련의 언어정책을 소개하고 “1917년 소련 창건 이후 레닌 시기에는 비교적 유연한 언어정책을 유지하지만 스탈린 집권 이후부터는 언어 단일화가 가속화 되었다. 이후 러시아 문자(키릴문자)로의 강도 높은 통합이 이뤄졌다” 고 소개 했다.
이후 1990년 4월 24일 ‘소련 제민족의 언어법’제정을 통해 각 민족의 언어의 법적 지위와 자유로운 사용 등을 법적으로 보장하였지만 그러나 공식 언어는 여전히 러시아였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은 “문자 식민지전쟁과 주체성 회복에 대한 자기 성찰의 현주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소장은 “일본어는 일본인의 정신적인 피요(혈액), 몸(국체)이라고 한 제국주의 국어학자 우에다 카즈토시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제 강점기 국어 정책은 한마디로 일본어를 조선인의 피에 수혈하려는 정책”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소장은 “조선총독부의 4차에 걸친 조선교육령의 핵심은 ‘충량한 일본국민화’가 목적이었으며 일제는 <지도방침>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국어(일본어)시간에 다뤄야할 항목을 설정하고 이를 강요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그러한 혹독한 식민시기를 거친 겨레가 광복 70년을 맞이하는 현재도 여전히 일본말 찌꺼기를 털지 못하는 사례를 들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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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발표장에서는 3명의 발표를 듣고 자유로운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영어 패권주의에 대한 향후 전망”, “러시아 언어정책의 철학적 바탕은 무엇인가?”, “일제강점기 일본말 유입의 허용은 어디까지인가?” 와 같은 예리한 질문이 있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장에 참석한 김영현 학생(대학생,2 2살)은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되는 문자전쟁 시대의 정확한 진단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참석했다. 매우 뜻 깊은 학술대회라고 생각되었다. 아쉬운 것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좋은 발표를 듣지 못해 아쉽다”는 말을 했다. 기자 역시 주최측에서 좀 더 많은 홍보를 통해 기왕에 좋은 발표를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