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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그림으로 읽는 천 년의 베스트셀러, 삼국지연의”

문화가 있는 날, 이야기가 있는 강연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629() ‘문화가 있는 날을 맞이하여 신이 된 관우 그리고 삼국지연의도특별전(2016.4.297.4) 행사의 하나로 삼국지도(三國志圖)’ 연구자 김상엽 교수(건국대학교 연구교수)를 초빙하여 그림으로 읽는 천 년의 베스트셀러, 삼국지연의라는 주제의 강연을 한다.

 

 

끊이지 않은 인기, 삼국지에 빠진 우리 문화

 

삼국지는 동아시아인에게 광폭적인 인기를 끈 소설이었고, 천 년 이상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삼국지에 대한 열풍이 크고, 꾸준하게 인기를 누린다. 왜 그럴까?

 

이와 같은 현상에 관해서 인문학적인 그림 분석을 통해서 삼국지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힌 저서 삼국지를 보다(2005)를 집필한 바 있는 김상엽 교수는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일본인은 수호지, 베트남인은 서유기, 중국인은 금병매를 가장 애호한 것과 견주면서 이는 각 나라의 문화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무사(武士)의 개별적 활약에 관심을 두는 일본인은 수호지에 열광하였고, 특유의 민속신앙에 익숙한 베트남인은 신비한 사건과 분위기를 담은 서유기를 애호하였으며, 사랑과 인간의 개별적 관계에 가치를 둔 중국인은 금병매를 열독하였다.

 

이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중앙집권적인 의식과 유교적인 대의를 중시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삼국지를 애독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로 삼국지에 나타나는 평범한 인간들의 비범한 역사를 통해 의리와 충의를 읽어내고, 현실의 지향점을 꿈꾸면서 유교적 신분 질서와 가치를 고양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강연에서 김상엽 교수는 삼국지에 관한 각 나라의 문화적 분위기와 독자의 반응이 그림에 반영되어 있음을 인문학적인 배경과 함께 상세히 보여줄 예정이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도를 보는 한일의 시각도 제각각

 

김상엽 교수에 따르면, 소설에 대한 민족적 취향이 다른 것처럼 삼국지에 대한 시각도 제각각이다. 특히 이러한 점은 삼국지의 주요 장면을 그린 그림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중국의 삼국지 그림에서는 등장인물의 개별 특성이나 계급과 관계없이 얼굴과 표정이 비슷하고, 배경과 복식을 통해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다. 이에 견주어 일본에서는 감각적이고 현란한 원색으로 구사된 화면이 위주가 되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학적인 상상력에 기반을 둔 민화 특유의 화풍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차이는 삼국지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문화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동아시아 천 년의 베스트셀러인 삼국지를 둘러싼 문화적 차이는 수용집단의 문화성과 인문학적 배경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강의를 통해 이야기를 극화(劇化)한 그림삼국지연의도를 중심으로 삼국지의 장엄한 서사를 이해하고, ‘삼국지연의도를 통해 삼국지를 자기화하고 향유했던 우리 문화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강연자와 특별전시실을 둘러보면서 삼국지연의도삼국지에 관해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고, 큐레이터와 함께 신이 된 관우 그리고 삼국지연의도전시유물에 관한 대화의 시간도 갖는다. 참여를 원하는 관람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삼국지삼국지연의도를 애호하는 많은 관람객의 참여와 호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