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유밀과(油蜜菓)와 사화봉(絲花鳳, 금실로 꽃과 봉황을 수놓은 비단)ㆍ금은저(金銀箸, 금은 젓가락)ㆍ채화초(彩花草, 비단이나 모시, 종이 따위로 만든 꽃)는 중국 사신을 접대하는 연회 이외에는 모두 금단하게 하소서." 이는 《태조실록》 3년(1394) 6월 1일에 나오는 기록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왕조의 종합 법전으로 일컬어지는 《대전회통(大典會通)》에 이르기를 "헌수(獻壽, 환갑잔치 따위에서, 주인공에게 장수를 비는 뜻으로 술잔을 올림), 혼인, 제향(祭享,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 이외에 조과(造菓, 유밀과나 과자 따위)를 쓰는 사람은 곤장을 맞도록 규정한다."고 하였습니다.
토박이말로 “과즐(또는 과줄)” 곧 한과가 얼마나 유행했으면 나라에서 금하기까지 했을까요? 그런 정도였던
과즐은 인터넷에 “어릴 적에 설날이면 엄마가 과즐이란 과자를 사 오셔서먹곤 했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 과즐이란 과자를 어디서 파는지 구할 수가
없네요."라는 질문이 올라올 정도로 잊혔습니다, 요즘 과즐 대신 “한과(韓菓)”라고 하는데 이는 한복, 한식처럼 서양의 과자와 구분하여 부르는
말이지요. “과즐”은 유밀과, 약과, 정과, 다식, 숙실과 따위를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이 과즐 가운데는 밤ㆍ대추 등에 꿀을
넣고 졸이거나, 이를 삶아 으깨서 꿀ㆍ계피가루에 버무려 밤, 대추모양으로 만들어 잣을 끝에 꽃은 “숙실과(율란 또는 조란이라고 부름)”도
있습니다. 몇 년 전 한 잡지에서는 “율란”을 극찬하는 외국 대사 부인의 말이 있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천상의 음악이라고 한다는 “수제천”을
우리가 잘 모르는 것처럼 외국 대사의 부인이 극찬하는 우리의 과즐, 하지만 서양과자에 밀려 그 과즐은 이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