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서울에 최초 근대서점인 회동서관, 가장 오래된 대오서점 등 서점이 등장한 이래로 서울의 지식 문화와 생활은 어떻게 변모했을까? 이를 살펴보는 ‘서울 서점 120년’ 전시가 11월 7일(월)부터 11일(금)까지 서울시민청 시민플라자에서 열린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도서관과 서울서점인대회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서울이 품어온 서점들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봄으로써 우리 지식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크게 역사(history), 체험(experience), 디지털(digital) 세 개 마당으로 구성된다. 역사 마당에는 서울 서점의 역사와 주요 사건을 담았다. 서울 서점을 되짚는 일은, 120년간 서울의 한가운데서 격동의 세월을 겪어온 우리네 역사를 되짚는 일이기도 하다. 1897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서점 고제홍서포(회동서관의 전신)부터 한국의 교육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운영했던 한남서림, 문고판 발행의 초석이 되어 90년대까지 우리 출판계의 선두를 개척한 삼중당 등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화포에서도 살아남아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불씨를 지켜낸 서점의 역사는 그 자체로 서울의 역사, 나아가 우리나라 근대사라고 할 수 있다.
체험 마당에서는 서점의 역사를 직접 듣고 만지고 읽을 수 있다. 특색 있는 옛 책방을 고증하고 시대별 베스트셀러를 꺼내 읽으며 그 시절 그때로 돌아가 본다. 당시에 주목받은 서점의 모습과 기능을 살펴보며 서점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문화의 흐름을 이끄는 일상적 공간으로서 서점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동네 작은 서점들의 현황을 살펴보며, 낭독회, 작가와의 만남, 서점을 소재로 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마당에는 서점의 옛 지도와 현재 지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펼친다. 서울 지도를 배경으로 설치된 모니터에는 2016년 현재, 서울 구석구석에 위치한 특색 있는 동네 책방과 과거 옛 서점 거리가 펼쳐진다. 마을 곳곳 주민들 속에 자리 잡은 서점의 모습,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네 주민들의 모습은 과거에서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온 우리 삶의 모습이다.
“한 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새 시대를 본 사람이 너무나 많다.”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말했다. 책은 언제나 우리를 새로운 시대로 인도했고 거리의 서점과 쇼윈도는 그 자체로 시대의 생생한 풍경이었다. 시대정신의 보루, 문화예술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서울 서점 120년’ 역사를 짚어보는 일은 의미 있는 정리 작업이면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