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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소치 허련의 <육법묘운>을 비롯한 남도의 그림

국립광주박물관 상설전시 <서화실> 개편 공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송의정)2017522일 전시관 2층에 서화실을 새로이 개편, 공개하였다. 이번 개편은 새로 만난 남도의 그림이라는 주제 아래, 국립광주박물관이 지금까지 구입한 서화 유물 가운데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호남을 대표하는 문인화가 소치 허련의 <육법묘운>을 비롯한 929점의 그림이 새롭게 선보인다.

 

전시는 소치 허련(1808-1893)을 비롯하여 조선 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호남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을 망라한다. 허련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맥을 잇는 화가로, 그의 아들과 손자 대에 이르기까지 호남 지역에서 전통회화의 일가를 이루었다. 이번 개편에서는 허련의 <육법묘운> 화첩과 <서화첩>, <묵모란도병풍>이 전시되었다.

 



허련의 장남인 미산 허은(1831-1865)은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보여 허련의 뒤를 이를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35세의 나이에 요절한 인물이다. 허은의 호 미산10여년 뒤 동생인 허형(1862-1938)이 물려받아, 이들을 각각 큰 미산[大米山], 작은 미산[小米山]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허은의 작품은 그 수량이 많지 않으나 이번 개편에서 기묘한 바위와 소나무를 그린 <괴석송도>가 공개되었다.

 

허련의 손자이며 미산 허형의 아들인 남농 허건(1908-1987)은 조선미술전람회에 10여 차례 입선하는 등 목포 화단을 대표하는 전통화가로 활약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남종문인화의 요소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실경 사생의 면모를 보이는 허건의 <산수도>가 소개되었다.

 

허련의 일가인 의재 허백련(1891-1977)의 대작 <산수도> 역시 주목된다. 허백련은 미산 허형에게 그림을 배웠으며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1등 없는 2등상을 받고 전통화단에 등장하였다. 허백련은 일제강점기에 일본 화풍이 만연하고 전통 남종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남종화 부흥과 제자 양성에 힘써, 광주 전통화단의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산수도>는 안개 낀 습윤한 경치를 중국 명가들의 고전적인 화법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표현한 대작이다.



 

이밖에도 허련에게서 그림을 배운 화가인 해남 출신의 미방 김익로(1845-1915), 사호 송수면(1847-1916)의 작품도 전시되었다. 김익로는 허련에게 배우고 호남에서 활동한 문인화가로, 화를 갖춘 삼절로 불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괴석도>는 선비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바위그림으로, 김익로의 선비 정신과 함께 조형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순 출신의 문인화가인 송수면은 평생을 서화로 일생을 보냈는데, 생존 당시 이미 그의 작품이 이왕가박물관에 소장될 만큼 이름이 있었다. 송수면은 대나무 그림에 능하였으며, 화보와 조선 중기의 오래된 그림을 따라 학습하여 예스러운 화풍을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대나무를 먹의 농담을 달리하여 표현한 <묵죽도>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