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이달 초 몰수 등 법적 절차가 완료된 후 반환 시기와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미 간 친선과 우호 증진을 위해 28일부터 시작된 한미 정상회담 기간에 반환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양국이 합의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반환식은 문정왕후어보와 현종어보를 공개 전시한 가운데 어보 양도서(Certificate of Transfer)를 미국 대표가 한국 대표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주빈으로 참석한 안민석 의원은 국회 차원에서 문정왕후어보 반환 촉진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였고, 당시 소장기관인 LA카운티박물관을 시민단체와 함께 2차례 방문하여 어보 환수에 대해 협의함으로써 문화재 환수에 대한 나라안팎 여론을 환기하는 등 문정왕후어보 환수에 적극적으로 노력하였다.
반환식을 마친 두 어보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라는 상징성과 문화재의 조속하고 안전한 이송을 위하여 7월 2일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국내에 들어올 예정인데, 이것은 환수 문화재가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국내로 반입되는 최초의 사례로서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정왕후어보」는 명종 2년(1547년) 중종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聖烈大王大妃)의 존호(尊號, 덕을 기리는 칭호)를 올리는 것을 기념하고자 만든 것이고, 「현종어보」는 효종 2년(1651년)에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두 어보는 모두 미국 LA에 거주하는 A씨가 일본에서 구입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이후 「문정왕후어보」는 2000년에 미국 LA카운티박물관이 A씨로부터 사들였다가 문화재청의 요청에 따라 미 국토안보수사국(HSI)에 의해 압수됐고, 「현종어보」는 KBS의 다큐멘터리 ‘시사기획 창’(2013. 5. 28.)을 통해 A씨가 소장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역시 문화재청의 요청에 따라 미 국토안보수사국이 압수해 보관해왔다.
이번 환수는 「호조태환권 원판」(2013. 9. 3. 환수)과 「대한제국 국새 등 인장 9점」(2014. 4. 25. 환수)에 이어 한국과 미국이 양국 간 수사공조를 통해 환수되는 3번째 사례로, 특히, 미국의 민사몰수 방식에 따라 반환절차가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국새’는 국왕의 명에 따라 외교문서나 각종 국내 행정문서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고 ‘어보’는 조선왕조에서 책봉(冊封), 상존호(上尊號), 상시호(上諡號), 추존(追尊) 등의 의례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국가의 정통성과 권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제작 당시부터 종묘에서 엄격하게 관리되었다.
* 존호(尊號): 신료들이 왕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올리는 호칭
* 시호(諡號): 왕이 죽었을 때 그의 일생을 평가하고 공덕을 기리기 위해 짓는 호칭
* 추존(追尊):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죽은 임금에게 올리는 호칭
조선과 대한제국에서 만든 국새와 어보는 모두 412과(국새 37과, 어보 375과)이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상당수 도난 되었다. 이후 1952년부터 순차적으로 환수(국새 4과, 어보 7과)되었으며,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것은 75과(국새 29과, 어보 46과)이다.
이번에 반환되는「문정왕후어보」ㆍ「현종어보」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ㆍ관리될 예정이며, 올해 8월경에 특별전을 열어 국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