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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봄마다 상춘객을 설레이게 하는 영취산진달래축제

축구장 140개의 넓이를 자랑하는 화려한 진달래 군락지에서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봄이 되면 꽃을 통해 봄의 새 기운을 맞이하려는 사람들의 '지극 정성한 의례'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우리나라 3대 진달래 군락지 중의 하나인 영취산(靈鷲山)도 올해 330일부터 41일까지 사흘동안 전남 여수시 영취산 일원에서 영취산진달래축제를 열어 그 붉은 기운을 함께 기린다.


 

흥국사를 옆으로 하고 등산로를 30분 가량 올라와서 보게 되는 영취산 자락은 분홍색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활짝 핀 진달래꽃이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낸다. 진달래꽃밭 사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데, 영취산진달래행사안내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는 산신제가 영취산진달래행사안내의 주축을 이루는 행사이다.

 

영취산의 산신제는 그 유래가 깊다. 신동국여지승람호남여수읍지를 보면 도솔암과 함께 기우단이 있어 매우 영험이 있다고 하였으며 당시 지방 수령인 순천부사는 국가의 변란이 있을 때 이곳에 올라 산신제를 모셨다. 순천부의 성황사가 1700년대 말까지 진례산에 있었기 때문에 순천부사의 제례의식이 여기에서 행해졌던 것이다. 이후 군수, 면장들이 기우제를 모시고 기우시를 남기는 등 조선시대를 거쳐 최근까지 그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산제는 기원하는 대상에 따라서 제단의 위치가 달라지는데, 천제일 경우 산의 정상에서 봉행하고 산신제는 산의 8부 지점에서 제향한다.


 

영취산의 넓은 산자락의 품 안에는 흥국사가 자리 잡고 있다. 흥국사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기 위해 건립된 절이다. ‘이 절이 흥하면 나라가 흥하고, 이 절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 절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영취산의 깊은 숲속에 보조 국사가 1195(고려 명종25)에 창건한 흥국사 안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가 많이 있다.

 

대웅전 축대의 여기저기에 거북과 용, 그리고 꽃게 모양을 곁들인 대웅전은 흔히 반야수용선이라 풀이한다. 고통의 연속인 중생을 고통이 없는 세계로 건너게 해주는 도구가 배이며, 이 배는 용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바로 용선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웅전 앞뜰에 있는 석등도 거북 모양으로 장식되어있다.


 

흥국사 대웅전 (보물 제369)은 빗살문을 달아 전부 개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흥국사의 대웅전 후불 탱화는 보물 제 578호로 지정되어 있고, 흥국사의 입구에 있는 붉은 흙을 깐 홍교의 수려한 모습은 보물의 가치를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수군 승병이 있었던 곳이다. 이때 흥국사 안에서 승병 수군 300여 명이 훈련을 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흥국사 대웅전 뒤의 영취 봉과 진달래 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진달래가 연분홍으로 물들일 때면, 이 고장의 봄의 정취는 무르익어, 흐드러지는 진달래꽃밭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영취산은 축구장 140개의 넓이를 자랑하는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로 봄마다 상춘객을 설레게 한다. 2018년 봄나들이는 아물아물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함께 연분홍 영취산 진달래꽃으로 봄의 정취에 흠뻑 젖어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