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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표준어 ‘갓길’ 놔두고 ‘길어깨’가 뭡니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17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얼마 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재미나다기 보다 좀 딱한 선간판(입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갓길에서 공사 중인지 곳곳에 세워둔 선간판에는 "길어깨 없음", “노견 없음”이라고 적혀있었지요. 길을 사람처럼 생각하여 ‘길’에 ‘어깨’를 붙이고, 길 로(路)에 어깨 견(肩)을 붙여놓았나 봅니다. 그런데 좀 더 가다보니 이번에 “갓길 없음”이라고 써놓았습니다. 도대체 같은 도로공사가 붙인 이름이 이렇게 다른 것은 어이없는 일입니다.

 

 

 

그런 두 가지 말 가운데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갓길’을 찾아보면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 따위에서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 폭 밖의 가장자리 길. 위급한 차량이 지나가거나 고장 난 차량을 임시로 세워 놓기 위한 길이다.”라고 풀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노견(路肩)”을 찾아보니 “갓길의 비표준어”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 ‘길어깨’는 올림말에서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길에도 사람처럼 어깨가 있나요? 도대체 이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이 말은 원래 영어 “road shoulder”를 가져다가 일본 사람들이 ‘길어깨’를 뜻하는 ‘路肩(노견, ろかた)’으로 바꿔 쓴 것을 대한민국의 도로공사가 가져다 한자를 그대로 우리말로 바꿔 “길어깨”라고 쓴 것입니다. 물론 영어에서 “road shoulder”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이 노견 또는 길어깨가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요. 그러나 길은 사람으로 볼 수 없기에 길에 ‘어깨’를 붙이는 것은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입니다. 갓길이 우리말이면서도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분명히 우리말이 있는데도 일본식 한자말을 쓰는 얼빠진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