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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한글, 예술성에 초점을 맞추면 세계인이 좋아할 것

구리아트홀 기획전 한재준의 <아리아리 ㆍ한글예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의 고유 글자인 한글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소리를 내는 구조에 따라 문자가 만들어진 한글 창제의 원리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실려있는데, 한글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널리 알린 이 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다.

 

한글의 이 과학적인 창제 방식은 조형에서도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해 한글이라는 문자가 지닌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문자 추상에 대한 흥미에서 한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오랜 시간 한글을 연구해온 한재준 작가의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로 ‘구리아트홀 갤러리’ <아리아리 ㆍ한글예술> 전시다. 이 전시는 오는 6월 3일까지 열리고 있다.(매주 월요일 휴관)

 

 

 

 

 

서울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이기도 한 한재준 작가는 한글이 소리와 꼴, 뜻이 하나의 이치로 이어진 글자이자 인류의 역사에 없던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이루어진 문자임을 깨닫고 1980년대 후반부터 한글의 특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글꼴 개발, 저술 활동, 전시 기획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한 작가는 ‘타이포잔치 비엔날레_ 타이포그래피와 사물’, ‘궁중문화축전_ 한글타이포전’, ‘세계문자심포지아 2016_행랑’, ‘LANGUAGE SHOW LIVE IN LONDON’, ‘이기불이(理旣不二)_ 영감과 소통의 예술’, ‘아시아 문자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물론 올해 2월 28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 오창전시관에서 열렸던 <한글ㆍ예술> 전에서 다양한 디자인적 시도를 통해 한글의 예술성을 선보여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구리아트홀 전시는 30년 넘게 한글의 예술성과 세종대왕의 정신을 연구해온 한재준 작가의 구리를 향한 특별한 응원이라고 한다. 곧 한글 그리고 세종과 구리의 연결을 시도한 것이다. 구리시청에서 공모를 통해 뽑힌 구리시민이 떠올리는 구리시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아차산', '한강변', '왕숙천', '동구릉' 등을 벽면에 설치작품으로 구현했다. 특히 한재준 작가는 세종 이도를 도와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데 큰 공을 세운 문종이 잠들어 있는 동구릉의 구리이기에 이번 전시는 더욱 뜻이 깊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커다란 원형을 중심으로 한글 닿소리(자음)와 홀소리(모음)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의 조형물이다. 한 작가는 이 조형물 앞에서 감정이 끓어오르는 듯 목소리가 고조된다. “세종 이도가 훈민정음을 창제한 가장 큰 목적은 모든 이가 말과 글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뜻을 펼치는 것을 통해 정을 나누는 데 있었다고 강조한다.

 

바로 임금 세종과 백성 사이를 넘어 세상의 모든 것과 정을 나누기 위함이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주안점은 체험이다. 눈으로 보기만 하는 전시로는 그 뜻을 분명히 체득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아이들이 한글의 자모 모형을 직접 만지면서 그 변형되는 것을 손으로 느낀다면 한글의 예술성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체험 마당을 설치해놓았다. 실제로 관람하던 버들초등학교 3학년 오세현 군과 동인초등학교 3학년 전현우 군은 매우 재미있어했다.

 

이 아이들을 데리고 온 학부모 신명선(42, 잠실) 씨는 이 전시가 아이들에게 한글의 위대함과 예술성을 깨닫게 해주는 체험에 주안점을 두었다는데 감동을 하였다. “보통의 전시를 보면 그저 눈으로만 볼 수 있도록 하여 감동할 수 있는 여지가 없는데 이 전시는 직접 한글의 자모 모형을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어 재미와 지혜를 함께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더 많은 학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전시를 관람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세종 즉위 600돌을 기념하는 <한글타이포전>이 경회루 앞 수정전 일원에서 있었는데 이때 한 작가는 한글자모를 이어서 만든 동물과 사람 형태의 조형물을 잔디밭에 늘어놓은 형태인 <붉은 한글>를 설치하여 큰 호응을 받은 적이 있다. 한 작가는 당시 대담에서 “무엇보다 <붉은 한글>의 주인공은 “슈”다. “슈”는 ‘ㄱ’자 두 개, ‘ㅏ’자 한 개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슈는 변신술의 천재다. 한글의 최소주의, 전환무궁함, 무한확장성을 보여준다.”라며, <붉은 한글>의 의의를 말해주기도 했었다. 이번에도 여전히 “슈”는 전시장에 등장한다.

 

이번 전시를 소개하면서 한 작가는 “많은 이가 한글, 우리말에만 초점을 맞추고 한글의 예술성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사실 한글의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한글이나 우리말의 특징을 더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세계 사람들도 우리의 한글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한재준 작가의 전시를 보면서 한 작가의 앞날이 밝아지면, 우리 한글의 장래도 밝아질 것이란 믿음을 가져본다.

 

 

구리시 아차산로 구리시청 옆에 있는 전시장 구리아트홀 갤러리의 관람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입장료는 5천 원이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 031-580-7900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