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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사라져가는 여인숙의 뒷모습, 그 안의 삶

이강산 사진전 <여인숙>, 10월 19일부터 류가헌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다큐멘터리의 어원이 ‘증거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록’이라는 뜻의 다큐멘트(document)이니, 허구가 아닌 현실을 다룬다는 점이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담아내는 대상 또한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다.

 

이번 전시를 여는 이강산은 스스로를 그냥 사진가라고 하지 않고 꼭 ‘다큐멘터리사진가’라고 이른다. 또 2007년에 시작해 6회째인 개인전의 모든 제목 앞에도 ‘휴먼다큐’를 붙임으로써 자신이 찍는 사진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현실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을 찍음으로써 우리 사회의 어떤 진실을 기록하고 드러내는 데 자신의 본령이 있다고 믿는 사진가인 것이다. 철거민의 실상을 담은 <집>과 무명의 장인들을 기록한 <명장>, 그리고 14년 동안 촬영 끝에 이제 책과 전시로 세상에 선보이는 <여인숙>이 모두 그 믿음의 결과물이다.

 

 

 

 

 

뒷골목의 전통 여인숙과 그곳을 삶의 거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담은 <여인숙>. 이강산은 2007년에 포항 구룡포의 ‘매월여인숙’을 처음 흑백 필름에 담은 뒤로, 뒷골목의 전통 여인숙들을 기록하기 위해 전국을 찾아다녔다. 대부분 이미 철거되고 그나마 남은 여인숙들도 철거 예정지로서 머지않아 사라질 낙후된 건축물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삶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여인숙의 외관만 수집하듯이 담은 것이 아니라, 아예 ‘달방’을 얻어 살면서 그 안의 삶까지를 취재하고 촬영했다.

 

유난히 마음에 와닿았던 ‘대덕여인숙’의 경우는 직접 달방에서 1년을 생활하면서 밀착 촬영을 했다. 냉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0.8평짜리 독방이었다. 그 방에서 사계절을 나는 동안, 이웃해 산 달방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의 존엄과 생존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라고 사진가는 고백한다.

 

 

 

 

 

10월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 있는 류가헌에서 열리는 이강산 사진전 <여인숙>에는 모두 35점의 흑백사진들이 전시되며, 사진전문출판사 ‘눈빛’에서 새로 출간된 같은 제목의 사진집에 195점의 사진이 수록되어 선보인다. 이강산 사진집 《여인숙》은 선주문 후제작 방식의 ‘창작 후원 펀딩’을 통해 일반에 소개되었는데, 목표액을 훨씬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초판이 나오기도 전에 재판까지 준비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화제가 되기도 한 사진집을 전시장에서 작가 사인본으로 만날 수 있다.

 

전시 문의 : 류가헌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