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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언제 고쳐부를지 몰라

[맛있는 일본이야기 64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 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고 있다. 전쟁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수도를 키예프라 불렀지만 이 발음이 러시아식 발음이라 하여 한국에서는 우크라이나 발음에 따라 ‘키이우’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11일,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어 지명 열네 개의 한글 표기안을 심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기관은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 '리비프(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등 그간 관행적으로 사용해온 러시아어식 표기 지명을 각각 '키이우'와 '르비우' 등으로 부르고 이밖에도 '아조프해'는 '아조우해', '보리스폴 국제공항'은 '보리스필 국제공항', '하리코프'는 '하르키우', '도네츠강'은 '시베르스키도네츠강'으로 교체를 허용했다.

 

 

‘키예프’에 익숙한 탓인지 바꿔 부르기로 한 ‘키이우’가 왠지 모르게 낯설었지만 여러 번 듣고 부르다 보니 어느새 ‘키이우’도 낯익은 지명이 되어가고 있다. 지명이란 것이 곰곰 생각해보면 그 나라 사람들이 부르는 식으로 불러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키예프’도 우크라이나식이 아닌 러시아식이었다니 우크라이나 사람들로서는 썩 유쾌하지 않은 발음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웃나라 일본은 계속해서 ‘키예프’라고 부르다가 이제 슬슬 ‘키이우’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산케이신문 3월 29일치에 따르면,  마츠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9일 기자 회견에서 러시아가 침공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명칭을 러시아어식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식인 '키이우(キーウ)'로 변경하는 움직임에 대해서 "가장 큰 요소는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희망하는가이다" 라며 필요에 따라서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한편, 시사통신사 보도에 따르면 공문에서 사용하는 외국의 국명과 지명의 기준을 나타내는 재외공관명칭위치급여법(在外公館名称位置給与法)은 여전히 ‘키예프’를 쓰고 있다고 하면서 외무성의 의견을 빌려 키이우 표기 문제는 국회 답변 등에서 법개정을 하지 않아도 호칭 변경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고 보니 한 국가의 나라이름, 지명이름에 대한 표기가 그리 간단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가 지금껏 불러온 ‘키예프’가 러시아식 발음이라는 것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전 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국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별것 아닌 것 같은 수도이름 하나 바꾸는 일이 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사회는 하루 속히 러시아의 전쟁 야욕을 종식 시키는데 힘을 모아 전쟁으로 죽어가는 희생자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