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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임금 행차 때 연주하던 곡 <대취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6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명금일하대취타(鳴金一下大吹打) 하랍신다.” 이는 <대취타>를 시작할 때 철릭(무관이 입던 공복으로 허리에 주름이 잡힌 옷)을 입고 전립(戰笠, 무관이 쓰던 벙거지)을 쓴 집사(執事)가 지휘봉이라 할 수 있는 등채를 들고 호령하는 소리입니다. 이는 징을 한번 크게 울려서 관악기를 크게 불고, 타악기를 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대취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로 지정된 임금의 행차나 군대의 행진 그리고 개선 등에 사용한 대규모 연주입니다. 악기는 징ㆍ장구ㆍ북ㆍ나발ㆍ소라ㆍ태평소 등으로 편성되지요.

 

 

<대취타>는 ‘무령지곡(武寧之曲)’, ‘구군악(舊軍樂)’이라고도 부릅니다. 여기서 ‘무령지곡’은 씩씩하고 편안하다는 뜻으로 조선시대의 공식 이름입니다. 그리고 ‘구군악’은 구한말에 신식군대가 생겨난 이후 붙여진 이름으로 보입니다. <대취타>는 군대에서 군사 훈련 때 사용한 것 말고도 외국의 사신들과 관련된 의전용으로 쓴 것으로 보아 요즘 외국 대통령이 오면 군악대가 나가서 연주하고 사열하던 것과 비슷합니다. 또 김세렴(金世濂, 1593~1646)이 쓴 《해사록(海槎錄)》에도 일본으로 가는 사신이 탄 배가 출항할 때도 <대취타>를 연주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음악은 영국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Edward Elgar)의 ‘위풍당당행진곡’이며, 우리에게는 단순한 행진곡이 아닌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알려졌습니다. 다만 보폭을 작게 그리고 분주히 왼발 오른발을 바꿔 내딛게 4/4박자나 2/4박자로 작곡한 서양의 행진곡과는 달리 우리의 <대취타>는 3박자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대취타>는 역사적 풍경들을 떠올리면서 천천히 고궁을 산책하기에 좋은 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