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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눈물을 흘리면서도 웃자

박노해, <꽃샘바람 속에서>
[겨레문화와 시마을 1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꽃샘바람 속에서

 

                             - 박노해

 

   꽃샘바람 속에서

   우리 꽃처럼 웃자

   땅속의 새싹도 웃고

   갓 나온 개구리도 웃고

   빈 가지의 꽃눈도 웃는다

 

   꽃샘바람에 떨면서도

   매운 눈물 흘리면서도

   우리 꽃처럼 웃자

   봄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니

 

 

 

 

아직 봄이 되기 전 눈을 뚫고 ‘복수초’는 피어난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복과 장수를 뜻한다고 해서 ‘복수초(福壽草)’란 이름이 붙여졌는데, ‘설연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말 이름으로 ‘얼음새꽃’, ‘눈색이꽃’이라고 하여 요즘은 이 이름으로 더 알려졌다. 그런데 눈을 뚫고 피어나는 꽃으로는 ‘랍매’도 한몫한다. 음력 12월을 뜻하는 ‘랍(臘)'을 써서 ‘납매(臘梅)'라 부르는데, 우리말로 풀면 ’겨울매화‘라 부를 수 있다.

 

그 연약한 꽃들이 눈을 뚫고 피어나는 것을 보면 드디어 봄이 왔음을 우리는 실감할 수 있다. 한겨울 눈에 덮여 만물이 꽁꽁 언 듯하지만, 그 눈 밑으로는 봄이 꿈틀대고 있었음이다. 그렇게 옛 선비들은 ’구구소한도‘에 매화를 그려가며, 봄날이 다가옴을 마음속으로 꿈꾼 것이다.

 

여기 박노해 시인은 그의 시 <꽃샘바람 속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꽃샘바람 속에서 “땅속의 새싹도 웃고 갓 나온 개구리도 웃고 빈 가지의 꽃눈도 웃는다.”라고 노래한다. 또 봄이 와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봄이 온다면서 “꽃샘바람에 떨면서도 매운 눈물 흘리면서도 우리 꽃처럼 웃자”라고 속삭인다. 세상이 하 수상하더라도 우리가 매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더라도 꽃처럼 웃는다면 언젠가는 봄이 온다는 귀띔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