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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태양광 발전, 안 할 이유가 없다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95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정권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태양광 발전이 새 정부에서는 푸대접받고 있다. 재생에너지보다는 원자력 발전을 육성하려는 새 정부의 정책이 염려스럽다. 재생에너지 가운데서도 태양광 발전은 다른 에너지원과 견주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태양광 발전은 원료가 무료다. 화력발전에 사용되는 석탄, LNG, 원유 등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의 원료인 우라늄광 역시 전량 수입하고 있다. 남한의 위도는 북위 33도와 39도 사이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의 프랑스, 영국, 독일보다 남쪽에 있어서 태양광 발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위도에 있는 유럽 국가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다.

 

둘째, 태양광은 별도의 터가 필요 없다. 개인 주택의 지붕, 아파트의 베란다, 건물 옥상, 주차장 터, 또는 호수 수면을 이용해서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 심지어는 농사를 지으면서 농지 위에서 태양광 발전을 할 수도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활용하면 전체 농지의 20%만 활용해도 229GW(giga watt: 1GW는 원자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에 해당함)의 설비를 갖출 수 있다고 한다.

 

 

셋째로, 태양광 발전 시설은 설치 기간이 짧다. 기후 환경 단체인 <기후솔루션>이 우리나라 전력거래소 자료를 이용하여 발표한 결과를 보면, 첫 계획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은 태양광 발전소가 5년 4개월로 가장 짧았다. 같은 재생에너지인 육상풍력은 11년 8개월, 해상풍력은 10년 8개월로 두 배 이상 걸렸다. 태양광은 중소 규모일 경우 건설 기간이 더 짧아져서 1MW(mega watt)는 10개월, 100kw(kilo watt)는 8개월 만에 설치할 수 있었다. 이에 견줘 원자력은 가장 긴 17년 4개월이 지나야 발전소 준공이 가능했다.

 

넷째, 태양광 발전은 해로운 물질이 나오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원인 물질인 이산화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태양광 패널에서 해로운 전자파가 나온다든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폐기할 때 해로운 중금속이 나온다고 하는 등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가짜 뉴스가 보수 논객과 유튜브를 통해 전파되었다. 내가 사는 시골 마을에서도 대부분 주민이 이러한 가짜 뉴스를 사실로 믿고 있다. 태양광 발전 업자가 들어오면 무조건 반대부터 한다.

 

태양광 보급 초창기에 가짜 뉴스에 근거하여 주민들의 반대가 확산하자 일부 지자체에서는 민원 해소 차원에서 태양광 시설과의 이격 거리 두기 조례를 제정하였다. 원래 이격 거리란 안전 등을 이유로 건물과 건물 사이 띄워두는 공간 거리를 뜻한다. 민간 연구기관인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으로 128개 기초 지자체가 태양광 시설에 대하여 이격 거리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가 도로로부터 이격 거리보다 멀리 있어야 개발을 허가하는데, 평균 이격 거리가 300m로서 사실상 태양광 발전을 봉쇄하고 있다고 한다. 이격거리 300m라면 도로를 중심으로 좌우 600m 이내에서는 태양광을 설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태양광 발전 설비도 이격 거리 제한 때문에 설치할 수 없다.

 

이격 거리 규제 조례를 제정한 경북 구미시, 전남 함평군, 경남 함양군의 경우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는 부지는 전체 면적의 1%도 안 된다고 한다. 해당 지자체에서는 하루빨리 조례를 개정하여 이격 거리를 완화하고 태양광 발전을 장려해야 할 것이다.

 

물론 태양광 발전의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해가 비치지 않는 밤에는 발전이 안 된다는 것이다. 흐린 날, 비가 오는 날은 발전효율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태양광 발전에 의존할 수는 없으며 태양광 발전은 보조수단에 불과하다. 전기는 적게 생산해도 문제이지만 많이 생산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전력망이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한 지역에서 남는 전기를 모자라는 지역으로 즉각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력망의 측면에서 보면 외딴섬과 같아서 생산한 전기를 자체 소모하지 못하고 과잉이 되면 발전소의 터빈이나 공장의 모터 등이 고장 날 가능성이 있다. 제주도에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발전소를 너무 많이 건설하여 제주도 전체에 전기가 남게 되자 풍력발전소 일부를 멈추는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단독 주택의 지붕이나 주차장에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가 많이 보급되어 있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사는 필자는 올봄에 태양광 발전 시설(3kW)을 설치하였는데, 전체 비용 525만 원에서 지자체와 정부 지원금을 제외하니 개인 부담금은 105만 원이었다. (총비용의 20%만 개인 부담). 전기료는 매월 4~5만 원이 나왔는데, 태양광을 설치하자 약 3만 원 정도가 절약되어 1~2만 원 사이로 줄었다.

 

 

전남 신안군에서 전국 처음 시행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주민 공유제’ (주민이익 공유제)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신안군은 지역의 공유자원이라고 볼 수 있는 햇빛과 바람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개발이익의 30%를 주민들과 공유하도록 약정을 맺었다.

 

비금도(인공지능을 이긴 유일한 바둑기사 이세돌의 고향)에 짓고 있는 200MW (mega watt)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상업 발전을 시작하면 비금면 주민들은 2024년 봄부터 분기마다 1인당 수십만 원의 발전이익금을 받을 것이다. 신안군의 목표는 2030년까지 10GW (giga watt)의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이용하여 신안군민 모두에게 최소 월 5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한다. 관심이 있는 독자는 한겨레21 기사(2023.8.21)를 참고하기 바란다.

 

기사 보기 ▶ “신안의 햇빛은 중동의 기름과 같아” 50만원 연금 만든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4239.html)

 

윤석열 정부에서 2022년 8월에 수정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이전 정부에서 정한 30.2%에서 21%로 줄였다. 전 세계 나라들이 태양광 발전을 늘리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목표를 줄였다. 왜 그랬을까? 산자부는 줄이는 이유로서 “재생에너지의 주민수용성 문제와 실현 가능성”이라고 막연히 표현했다.

 

이어서 감사원은 2022년 10월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를 진행하여 2023년 6월에 중앙부처 전직 간부와 자치단체장 등 38명을 태양광 발전 관련 비리 혐의로 수사 의뢰하였다. 시중에는 386 운동권 출신 태양광 사업자들이 특혜를 받아 지원사업과 보조금을 싹쓸이한다는 괴담이 돌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자기 식구 챙기려고 태양광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다”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느 지역의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비리를 저질렀다면 고발하고 수사하여 처벌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지만, 윤석열 정부가 태양광 발전 사업자의 비리를 척결하는 것은 좋으나 태양광 사업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오판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가 소를 죽인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