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온돌 문화는 우리나라의 아주 독특한 문화입니다.
바닥 난방을 중심으로 하는 주거문화의 한 형태로
한국인들이 기후 환경을 슬기롭게 활용한 삶의 방식이지요.
온돌은 다른 나라에서 보이지 않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여서
2018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합니다.
옛 선조들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을 때 비교적 높은 곳에 정자를 지었습니다.
정자는 자연을 감상하면서 한가로이 놀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아담하게 지은 집으로 벽이 없고 기둥과 지붕만 있는 구조이지요.
우린 정자의 이름에 쓰이는 루와 각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루(樓)’는 주로 1층으로 하단이 뚫려있는 다락집 형태로 비교적 규모가 작고
‘각(閣)’은 2층 이상으로 루보다 크고 웅장합니다.
서울 종로에 있는 보신각(普信閣)을
다르게 종루 또는 종각으로 불러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는데요.
굳이 따져보자면 종각(鐘閣)이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자에 온돌을 깐 건물은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왕의 거처인 경복궁 안에 있는 향원정이지요.
향원정(香遠亭)은 향기가 멀리 간다는 의미로
주렴개의 애련설(愛蓮說)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향원정은 주로 왕과 왕실 가족들의 휴식처로 이용되었는데
겨울에도 사용하고자 온돌을 깔았다고 합니다.
보길도에 윤선도가 지어놓은 세연정도 그러합니다.
많은 사람은 보길도가 윤선도의 유배지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윤선도는 병자호란 때 임금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제주도로 향하다 보길도의 자연경관에 감동하여 그곳에 머물렀다고 하니까요.
보길도에는 동천석실, 낙서재, 회수당, 곡수당, 세연정 등의 건축물이 있는데,
그 가운데 세연정은 주변 경관이 물에 씻은 듯 깨끗하고, 단정하여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는 뜻으로 세연정 주변의 자연에 인공미를 섞어 배치하고 사방으로 개방이 되는 정자를 세워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지요. 심지어 겨울에도 쓸 수 있도록 온돌을 깔았다고 합니다.
온돌(溫突)은 따뜻할 ‘온(溫)’ 자에 굴뚝 ‘돌(突)’ 자를 씁니다.
난방과 취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온돌은 참으로 과학적인 구조입니다.
아궁이 덕에 국물 요리가 발달하기도 했지요.
한국 사람에게 국물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오죽하면 "너 국물도 없어!."라는 말을 들으면 오금 저리는 고난을 각오해야 하니까요.
한류로 대표되는 노래와 먹거리만 수출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주거문화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수출도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