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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대한제국 외교 공간이었던 서양식 건물과 유물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 열린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이승재)는 오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과 정관헌(서울 중구)에서 개항 이후 궁궐에 건립된 서양식 건축물인 양관의 역할을 조명하는 「대한제국 황궁에 선 양관 - 만나고, 간직하다」 특별전시를 연다.

* 양관(洋館): 서양식으로 지은 건물. 개항 이후 양옥(洋屋), 양제옥(洋製屋), 양관(洋館) 등으로 불림.

* 돈덕전(惇德殿): 고종 즉위 40돌과 망육순(望六旬)을 기린 칭경예식(稱慶禮式)을 치르기 위해 건립되었으나, 전염병 등을 이유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헐었다가 2023년 9월에 재건됨.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대한제국 황궁인 경운궁이자 현재의 덕수궁에 개항 이후 건립된 양관들(구성헌, 정관헌, 중명전, 돈덕전, 석조전 등)에 간직되었던 국새와 어보, 금책, 인장 등과 외국공사가 황제를 만나는 의식인 폐현례 관련 유물 11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 폐현례(陛見禮): 외국에서 온 귀빈이 황제를 만나던 외교 의례. 외국의 공사나 대사가 국서를 바치거나, 임무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황제를 알현함.

 

먼저, 덕수궁 돈덕전 기획전시실에서는 개항 이후 시대의 변화 속에서 궁궐에 건립된 양관과 그 역할을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모두 4부로 구성된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1부 ▲ ‘새로운 건축, 양관’에서는 개항 이후 보빙사 등을 통해 양관이 어떻게 도입되었는지를 살펴보고, 돈덕전을 비롯한 양관에서 발견된 벽돌, 타일, 보일러 부재 등과 석조전의 바닥 및 지붕에 적용된 철골 콘크리트 구조 등을 통해 개항기 양관의 건축적 특징을 조명한다.

* 보빙사: 미국에 우호, 친선 및 교섭을 위한 보빙(報聘, 답례로 외국을 방문함) 명목으로 파견된 사절단

 

2부 ▲ ‘전통을 지키는 벽, 세계를 맞이한 문’에서는 황실의 수장처이자 외교 공간으로 활용된 양관의 역할을 조명한다. 수옥헌과 정관헌 등 양관은 화재에 강하고 견고한 특성이 있는 부재들을 활용해 조성되었기 때문에 황실의 보물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관헌에 보관되었던 <대군주보>, <순정효황후 황후 추봉 금책>, <영친왕 황태자 책봉 금보> 등이 전시된다. 특히 순헌황귀비가 정관헌을 ‘존경하여 받드는 곳(尊奉之所)’이라 밝힌 기록이 담긴 《승녕부일기》도 처음 공개된다.

 

개항 이후에는 변화한 국제 정세 속에서 새로운 외교 의례와 이를 수행할 공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구성헌, 돈덕전, 석조전 등의 양관이 외교 의례용 건물로 사용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1901년 한 해 동안 구성헌에서의 외국사절 접견 기록이 남아 있는 《공사청일기》와 돈덕전에서 거행된 순종 즉위식장 배치도가 실려있는 《대황제폐하즉예식의주》 등도 전시된다.

 

 

 

이 밖에도, 덕수궁에 지어져 다양한 기능을 수행했던 양관인 원수부 청사, 발전소, 망대, 운교 등에 관한 자료도 함께 소개되며, 특히 1904년 경운궁 대화재 이전, 외국 사절이 황제를 폐현(만나 뵘)하기 전 대기 공간인 휴게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나왔다.

* 망대(望臺): 궁궐 수비를 위해 서양식 건축 양식을 도입해 지은 3층 건물

* 운교(雲橋): 구름다리라는 뜻으로 칭경예식을 위한 장소 중 하나였던 경희궁과 궁궐 밖 관청을 연결한 다리

 

3부 ▲ ‘변화한 황실 의례와 생활’에서는 온돌을 바탕으로 한 전통 생활공간과 양관의 입식 공간을 비교하여 만나볼 수 있다. 온돌을 활용한 좌식 생활공간을 무형유산 작품으로 연출하고, 양관의 입식 생활공간은 1910년 건립 당시 석조전에 사용된 영국 메이플 회사(Maple & Co.)의 가구를 활용하여 비교 연출하였다.

 

4부 ▲ ‘우리에게 오기까지’는 일제강점기 동안 철거와 변형을 겪은 양관이 국가유산청에 의해 복원ㆍ재건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조명한다. 2023년 돈덕전 재건을 위해 고증을 통해 새로 제작된 난간, 타일, 지붕 재료 등도 함께 소개된다.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선택한 덕수궁의 양관을 배경으로, 자기 얼굴을 황제ㆍ황후ㆍ신하의 모습에 합성한 사진과 돈덕전 터에서 발견된 12종의 타일을 배치한 이미지를 만들어볼 수 있다. 생성된 이미지는 정보 무늬(QR코드)를 통해 손말틀(휴대폰)로 받아볼 수 있다.

 

한편, 정관헌과 돈덕전의 폐현실(외교 의례 공간)을 대한제국 당시의 모습으로 연출한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고종이 커피를 마시고 연회를 열던 공간으로 잘못 알려져 왔던 곳이자, 덕수궁 내 가장 오래된 양관인 정관헌은 본래 황실 보물을 간직하던 공간으로, 사방에 벽이 있던 당시의 모습을 연출해 선보인다. 또한, 돈덕전의 폐현실은 관련 고증자료가 부족해 완벽한 재현에는 한계가 있었으나, 폐현실 끝 높은 단 위에는 황룡포를 입은 고종의 모습을, 내부 양옆의 원기둥 사이에는 근대 복식을 갖춘 신하들의 모습을 구현하여 관람객들이 당시 외교 의례의 장면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