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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넘나드는 공감의 공동체

함께라서 더 즐거운, 그들만의 모임 이야기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주제공원(《누리잡지 담(談)》 2025년 5월호 펴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계회에서 팬덤까지: 함께하니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주제로 이야기주제공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잡지(웹진) 담(談)》 2025년 5월호를 펴냈다. 《누리잡지 담(談)》 5월호에서는 공통된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여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조명한다.

 

 

진화하는 연대의 의미

 

최진경 전임연구원(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의 「조선시대 계회에서 광장의 응원봉까지:‘우리’를 만드는 연대의 말들」에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 계회의 모습과 의미를 살펴본다. 우리는 다양한 모임과 집단에 소속되어 관계를 맺고 정체성을 공유하며 소속감을 느낀다. 사람들은 같은 정체성을 가진 이들과 함께할 때 심리적 안정을 얻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한다.

 

사람들의 이러한 성향은 조선시대에도 나타난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동년(同年)ㆍ동향(同鄕)ㆍ동관(同官) 등 저마다의 공통점으로 계회(契會)를 조직하였다. 조선 초기에는 같은 관청 소속 관원들의 계회가 가장 활발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16세기까지 이어져 지방과 하급 관서까지 확산되었으나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개인의 자발적 참여의사와 감정적 유대를 바탕으로 하는 사적 모임으로 변화하였다.

 

계회의 성격 변화는 17세기 문인 이안눌의 「사동계회도(四同契會圖)」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계회의 성립 요소로 참여자의 공통점 보다 개인의 마음과 태도를 중시하며 자율성과 상호 존중이 있어야 진정한 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이안눌의 말은 집단성에 매몰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배제와 혐오를 돌아보게 한다.

 

휘발되는 기억을 함께 하는 방법

 

 

장민지 교수(경남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의 「뮤지컬 팬덤의 세계: 공연의 기억을 간직하는 방법」에서는 뮤지컬 팬덤이 폴라로이드를 매개로 연대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소비자이자 창작자, 큐레이터로서 끊임없이 새로운 실천을 쌓아간다. 뮤지컬 팬덤은‘복제 불가능한 실황’이라는 뮤지컬의 특성을 살려 같은 작품을 반복해서 관람하며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들은 뮤지컬 산업 안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차지하며, 재관람 횟수에 따라 할인이나 굿즈 등의 보상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폴라로이드는 복제 불가능한 유일한 보상으로 팬들에게 높은 가치를 지닌다.

 

뮤지컬 팬들에게 폴라로이드는 단순한 굿즈가 아니라, 공연의 현장성과 일회성을 담아낸 특별한 매개체다. 극 중 캐릭터로 분장한 배우의 모습이 담긴 폴라로이드는 팬들이 작품의 감정과 순간을 물리적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해 준다.

 

일상과 예술로 이어지는 유대

 

이 밖에도 《웹진 담談》5월호에서는 ‘계회에서 팬덤까지: 함께하니 기쁘지 아니한가’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스토리웹툰 독(獨)선생전’ 15화 「연포탕」은 맛있는 음식을 친구들과 나누는 일상의 행복을 담고 있다. ‘선인의 이야기, 오늘과 만나다’의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어쨌든 좋아 죽는」에서 뮤지컬 《하데스타운》과 《금란방》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가 시대와 형식을 넘어 사람들과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백이와 목금’의 「영괴들의 아회」에서는 초여름 보름밤, 망허정에 모인 영괴들을 만날 수 있다. 상석을 차지하려는 신경전 속에서 불돌이는 꾀를 부려 이를 슬기롭게 넘기고, 모두가 즐거운 잔치를 즐긴다. ‘스토리테마파크를 쓰다’의 「선 넘는 모임」에서는 유대감을 쌓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에는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지만, 그 규칙이 오히려 갈등을 낳고 본래의 취지를 흐릴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누리잡지 담(談) 2025년 5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주제정원 누리집(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