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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시사 합작시 42. 한강(漢江)과 한강(韓江)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강(漢江)과 한강(韓江)

 

     은하수처럼 흐르는 저 강물 (돌)

     세월 따라 담는 의미도 달라 (초)

     아리 아리 아리수 한물 났네 (빛)

     두 한이 하나 되는 한강이여 (심)

                      ... 25.10.3. 불한시사 합작시

 

 

 

 

한강의 옛 이름은 순수 우리말 ‘아리수’였다. 이 ‘아리수(阿利水)’라는 이름은 다행히도 압록강을 건너 고구려의 수도 국내성 집안(輯安)에 서 있는 광개토대왕비문에 새겨져 있다. 무려 1,600여 년 전의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고구려 유적을 답사하던 길에 불한시사의 시벗들과 함께 그 비문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고 크게 기뻐한 바 있다. 또한 한강의 다른 이름인 열수(洌水) 역시 ‘아리수’를 다시 한자화한 이름이리라.

 

한강(漢江)의 ‘한(漢)’은 흔히 오해하듯 중국 ‘한나라 한(漢)’의 사대적 의미가 아니라, ‘은하수 한(漢)’의 뜻이다. 곧 은하수(銀河)가 서울의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은하수의 가람(江)’이라는, 매우 시적이고 아름다운 이름이다. 서울의 옛 중국식 호칭 ‘한성(漢城)’을 ‘서울(首爾)’로 개칭했을 때 중국인들이 반발한 것도, 그들이 이를 자신들의 한족(漢族) 문화의 이탈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어처구니없는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다.

 

우리 한국인의 이름 속에 자주 보이는 ‘한(漢)’ 역시 중국의 ‘한나라 한’이 아니라, 본디 ‘큰 한’, ‘은하수 한’의 의미로 지은 것이다. 그러나 “한자의 이름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한나라 한’이라고 대답한다. 안타깝고도 부끄러운 현실이다.

 

작년 이맘때, ‘한강(漢江)’과 같은 음(音)의 이름을 가진 작가 한강(韓江)이 한국 문학사상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녀의 이름은 우리말로 풀면 곧 ‘한가람’이 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같은 소설가였던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 참으로 탁월하다. 그 경사를 축하하며 지은 것이 바로 이 합작시이다. (라석)

 

ㆍ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