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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말의 생기 / 려증동

배달말의 생기 뿌리를 알 수 없게 된 말이 오래된 배달말이다. 그 오래된 배달말에서 생기가 솟아나게 된다. 생기가 솟아나는 말을 골라 쓰는 사람은 거룩한 일을 남기게 된다. ‘나라’라는 말이 오래된 배달말이라는 곳에서 배달겨레가 오랜 옛날에 ‘네이션’을 이룩했다는 것으로 된다. 아시아 대륙에서 단족(檀族) 배달겨레가 제일 먼저 나라를 세웠다고 하는 말이 [나라]라는 소리에서도 증거가 됨 직하다. 나라[nara]라는 소리를 들으면 배달겨레 초등학생 머리에도 곧장 네이션[nation]이 지니고 있는 뜻이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방·국’(邦·國)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이 배웠다는 대학생일지라도 곧장 그 뜻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본디 뿌리가 배달말이 아니어서 어렵게 된 것이다. ‘邦’이라는 말을 공자가 많이 썼고, 맹자는 ‘國’이라는 말만을 사용했다. ‘방’과 ‘국’이라는 말을 우리가 오랜 세월 써 왔지만 배달말로 되지 못했다. 배달말로 되지 아니했기에 거기서 생기가 솟아나지 아니한다. 우리에게 ‘나라’라는 배달말이 없었다고 하면 ‘방·국’이 배달말로 될 수가 있었다. ‘방국’이 배달말로 되지 못했기에 여기에서 나온 ‘국민’이라는 말이 언제나 약탈군이 쓰는 공포 용어, 정치꾼이 즐겨 쓰는 속임수 말로 맴돌고 말았던 것이다. 더구나 국민(國民)이란 말은 고구민[gogu-min]이라는 소리로 되는 일본말이었기에 배달겨레는 아주 듣기 싫은 말로 되었다. 그런데도 이를 깨치지 못하고 요즘엔 이를 너도나도 함부로 쓴다. ‘나라’를 덜 쓰고 ‘국가’를 많이 쓰는 까닭이다. 려증동 / 경상대 명예교수, 배달학 한겨레신문 '말이 올라야 나라가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