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옥황상제가 금강산의 경치를 돌아보고 구룡연 기슭에 이르렀을 때, 구룡연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고는 관(冠)을 벗어 놓고 물로 뛰어들었다. 그때 금강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나타나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물에서 목욕하는 것은 큰 죄다.’라고 말하고 옥황상제의 관을 가지고 사라졌다. 관을 빼앗긴 옥황상제는 세존봉 중턱에 맨머리로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 위는 금강산에 전해지는 설화다. 얼마나 금강산이 절경이었으면 옥황상제마저 홀리게 했을까? 심지어 《태종실록》 태종 4년(1404) 9월 21일 기록에는 태종이 "중국의 사신이 오면, 꼭 금강산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전하는 말로는, 중국인에게는 ‘고려에 태어나 직접 금강산을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맞는가?" 하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 심지어 중국인들조차 금강산에 가보는 게 소원이라 할 정도였다. 그 금강산을 가장 잘 그린 겸재 정선의 그림에 금강산을 멀리서 한 폭에 다 넣고 그린 <금강전도(金剛全圖)>가 있으며, 단발령에서 겨울 금강산을 바라보고 그린 그림 <단발령망금강(斷髮嶺望金剛)>도 있다. ‘단발(斷髮)’이라는 것은 머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는 오늘의 경기를 살지만, 경기는 두터운 시간의 지층을 지닌 지역이다. 그 이름이 고려시대에 만들어졌으며 서기전 18세기에 이미 정치ㆍ전략적 요지로 매김 된 이래, 면면히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2021년, 경기라는 시공간의 표층에서 우리시대 사진가 10인이 자신들이 구축해온 사진의 시선으로 오늘의 경기를 기록했다. 그리고는, 경기의 이름이 태어난 고려시대 선인들이 불렀던 시가인 ‘경기하여가(景幾何如歌)’의 형식을 빌려 묻는다. 경(景)긔 엇더ᄒᆞ니잇고(경기의 광경, 이것이야말로 어떻습니까) 기존 사진기록 작업이 눈앞에 보이는 현실 그대로의 경기도를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경ㅋ9景ㅋ0긔 엇더ᄒᆞ니잇고>의 사진들은 강재구, 강제욱, 강진주, 김신욱, 노순택, 박종우, 박형근, 성남훈, 이재용, 이한구, 등 우리 시대 열 명의 사진가들의 눈을 빌려 현실과 현실 너머의 경기도를 사진에 담으려는 시도였다. 사진의 ‘기록’적인 기능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예술’적인 특성에 의지하는 것이다. 2021년 오늘의 경기도를 기록한 사진이, 사진 그 자체로 예술성과 소장 값어치를 지닌 ‘작품으로서 기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양악기 오보에(oboe)는 더블 리드를 사용하는 목관악기다. 오보에는 프랑스어로 ‘hautbois’로 ‘높은 소리의 목관악기’란 뜻이다. 소리를 내는 구멍이 아주 작아서 연주하기가 매우 어려운 악기다. 하지만, 또렷하고 청아한 음색 덕분에 다른 악기 소리에 묻히지 않고 분명하게 잘 들린다. 작곡가 헨리 플레이포드는 오보에를 "위풍당당하고 장중한 소리를 가지고 있어 트럼펫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알비노니, 비발디, 마르첼로의 곡으로 우린 오보에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우리에게 친숙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나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와 같은 작품에서 오보에의 호소력 짙은 음색을 잘 감상할 수 있다. 오는 4월 26일 저녁 8시 서울 신촌의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우리는 <이미연 오보에 독주회>를 통해 이 오보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풍부한 감성과 세련된 감각을 겸비한 오보이스트 이미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사과정을 졸업하고 독일로 건너가 트로싱엔 국립음대 석사과정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 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솔리스트로서뿐만 아니라 실내악에도 음악적 두각을 나타낸 그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쉽게 익혀 사람마다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이는 《훈민정음》 머리글에 나오는 말이다. 이를 현대오로 다시 풀어서 말하면 ”중국의 한자를 빌려 말에 맞지 않는 글을 쓰니 제 뜻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백성이 많으니 내 이를 딱하게 여겨 쉬우면서도 사용이 편한 스물여덟 개의 글자를 만들니다. 다양한 지식과 문화를 쉽게 익히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한글로 서로 소통하기를 바란 것이다.“가 된다. 세종대왕이 <백성사랑> 정신으로 창제한 한글은 현재 우리의 공식 글자가 되어 날로 쓰이고 있으며 오늘날 많은 사람이 한글로 편하고 이로운 생활을 누린다. 서울 용산의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실(2층)에서는 세종이 설계한 <즈믄해(천년)의 글자 계획 ‘훈민정음’>을 상세히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 구성은 1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2부 내 이를 딱하게 여겨, 3부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 4부 쉽게 익혀, 5부 사람마다, 6부 날로 씀에, 7부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로 구성되었다. 대한민국 사람치고 한글을 모르는 사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황준석)은 제100회 기념 어린이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들이 한글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연다. 어린이날에는 <오늘은 어린이날, 신나는 한글 팡팡: 핑크퐁과 튼튼썜의 댄스파티>, 첫째, 셋째 토요일에는 <토요문화행사>, 그리고 문화가 있는 날 계기 <한글 동요 음악회>를 열어,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과 함께 한글의 값어치를 재조명하며 마음속 깊이 자리한 순수한 마음, 동심을 일깨우기 위한 장을 마련한다. 5월 5일, 제100회 어린이날 특별문화행사, <오늘은 어린이날, 신나는 한글 팡팡: 핑크퐁과 튼튼썜의 댄스파티> 어린이날에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핑크퐁, 아기상어, 튼튼쌤과 함께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는 무대가 마련된다. ‘핑크퐁과 튼튼썜의 댄스파티’는 더핑크퐁컴퍼니의 공연으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리며 ‘핑크퐁 한글이 팡팡’에 맞춰 노래와 율동을 배워보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글을 주제로 핑크퐁과 유익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이번 공연은 5월 5일(목) 낮 2시, 저녁 4시에 강당에서 두 차례 진행되며 전체 관람할 수 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의 지원으로 “전통 생활문화 집대성 및 콘텐츠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 올해부터 해마다 4억의 예산으로 앞으로 5년 동안 전통 생활문화를 주제로 한 ‘교양학술총서’를 집필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여 일반에 공개한다. 국내 생활사 전문 연구진 20명이 참여하는 교양학술총서는 앞으로 4년 동안 국내 가장 많은 규모인 80권의 총서로 간행된다. 이와 연계하여 전통시대 생활문화를 집대성한 디지털 콘텐츠 역시 개발하여 흥미로운 옛 선조들의 삶을 복구하여 일반에 공개한다. ‘민간기록물’의 눈으로 본 생생한 생활상 재현 한국국학진흥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58만 점에 이르는 민간기록물을 소장하고 있는 기관이다. 대표적인 민간기록물로 일기와 고문서가 있다. 일기는 당시 사람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이해할 수 있는 생활사의 핵심 자료이다. 고문서는 당시 사람들의 경제 활동이나 공동체 운영 등 사회경제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다. 한국의 역사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와 같이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국가기록물의 존재로 인해 중앙을 중심으로 이해됐다. 반면 민간의 일상생활에 대한 이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문화신문 연재글 이달균 시인의 <《말뚝이 가라사대》와 함께하기>에 삽화로 함께 하고 있는 오희선 작가의 제10회 개인전 <The tress. 상상하다>가 오는 4월 19(화)일부터 4월 24(일)일까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상상갤러리’에서 열린다. 오희선 작가는 비구상미술이라고도 하는 추상미술을 그리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연의 구체적 대상을 재현하는 대신 색ㆍ선ㆍ형 등의 추상적 형식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그림인 것이다. 그런데 오희선 작가의 그림에서는 단순히 추상만이 아닌 추상 속에 구상도 들어있는 독특한 그림이다. 그래서 추상화가 어렵다는 느낌을 평소에 가졌던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그림이다. 오희선 작가의 그림에서 주제는 무엇일까? 주제어는 바로 ‘카오스모스’란다. 카오스(혼돈)과 코스모스(우주)의 합성어인 카오스모스는 혼돈 속의 우주, 혹은 혼돈 상태가 정제되고 안정화된 방식으로 나타나는 세계를 말한다. 카오스모스는 혼돈과 정제, 불안정과 안정, 그리고 불확실성과 그것의 조정과 같은 이항대립으로 구성되며, 또한 혼돈의 과거로부터 안정의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적 축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장소원)은 공공기관에서 사용한 사업명, 제도명, 행사명 등을 포함한 최근 3년 동안의 정책 이름*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는 2021년 국립국어원에서 수행한 “공공기관 정책명 개선을 위한 실태 조사”(연구책임자: 연세대학교 박지순)의 연구 결과이며, 그동안 공공기관에서 이름 붙인 정책 이름만으로는 해당 정책의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 정책명: 공공기관에서 직접 이름 붙인 각종 사업명, 행사명, 기관명, 매체명, 공간명, 표어 등을 가리키며, 용어뿐만 아니라 구(句) 또는 문장 단위의 표현도 포함됨. 조사 결과, 국민은 ‘걷기 좋은 천리길’, ‘고향 사랑 기부제’와 같이 외국어나 외래어가 포함되지 않은 정책 이름, 외국 문자 없이 한글로만 표기된 정책 이름을 알기 쉽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그린 리모델링’과 같이 외국어(외래어)로 된 정책 이름이더라도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가 포함된 정책 이름은 어렵지 않다고 인식하였다. 또한 부르기 편한 6~7음절로 된 정책 이름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쉬운 정책 이름 5개와 어려운 정책 이름 5개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젠 주변에서 폴더블폰(화면 표시장치가 접히는 손말틀)을 제법 볼 수 있다. 일반 슬기말틀(스마트폰)은 크기가 비교적 크지만 폴더블폰은 접으면 작고 깜찍해서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폴더블 슬기말틀이 출시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점인데 이번엔 ‘돌돌 마는’ 롤러블폰의 출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은 사업을 접었지만, LG가 처음에 롤러블폰을 내놓는다고 했을 때 모두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조만간 상용화 제품이 출시된다는 건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폴더블 슬기말틀을 간단히 짚어보고, 롤러블폰의 개발은 어디까지 왔는지 살펴본다. 폴더블폰 시장 1위 삼성에 주목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2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폴더블폰이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이 제품은 안팎으로 접을 수 있는 ‘플렉스S’와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플렉스G’, 그리고 접었을 때는 노트북이지만 펼치면 모니터가 되는 ‘플렉스 노트’ 등이다. 이러한 신제품 공개를 뒷받침하듯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슬기말틀을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갤럭시 노트 대신 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예로부터 산신으로 여겨왔던 호랑이의 활약을 담은 실감형 미디어 전시《호랑이 신(神) 나다》를 2022년 4월 6일(수)부터 7월 4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선보인다. 감상과 체험, 두 가지 방법으로 만나는 호랑이 이번 실감형 미디어 전시는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호랑이띠 특별전 《호랑이 나라》(2021. 12. 22. ~ 2022. 3. 1.)에 이은 국립민속박물관의 두 번째 호랑이 전시다. 지난 특별전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유물들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실감형 미디어와 체험을 통해 호랑이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전시는 1부 감상형 콘텐츠(5분)와 2부 체험형 콘텐츠(5분)로 나뉘어져 있으며, 매 시각 4회(정각·15분· 30분·45분) 진행된다. 화려하면서도 친근하게 그려낸 수호신 호랑이 이번 전시는 벽면과 중앙, 바닥면까지 모두 6면에 ‘호랑이가 탄생하여 숲의 생명을 일깨우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나쁜 액운을 막아주며 산신(山神)으로 좌정하는 과정’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냈다. 우리나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던 호랑이의 용맹함을 생활 속 물건에 표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