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먼 곳에서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마침 오늘(4월 12일) 아사히신문(朝日新聞) 1면에 《정본 한국어강좌(定本 韓玉語講座)》 책이 소개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입니다. 표지도 더 산뜻해졌고 특히 노마 히데키(野間秀樹) 교수의 해설 부분이 들어 있어 더욱 뜻깊습니다.” 이는 지난 4월 12일(금) 낮 2시, 효고현 다카라츠카시(兵庫縣 宝塚市)에 살고 있는 김예곤(金禮坤, 91) 선생을 찾아갔을 때 선생께서 기자에게 건넨 첫 인사말이다. 아파트 거실 너머는 탁 트인 시가지와 타카라즈카 가극단이 한눈에 들어오고 시가지 너머에는 롯코산(六甲山)과 가부토야마(甲山)가 병풍처럼 아늑하게 펼쳐진 봄날 정경이 물씬 느껴지는 곳에서 김예곤 선생 부부는 기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거실 탁자 위에 앉자, 김예곤 선생은 아침 신문이라며 아사히신문 1면 하단에 소개된 《정본 한국어강좌》 책 부분을 보여주었다. 아사히신문은 신문 1면에 책을 소개하는 신문으로 유명한데 그 소개 한가운데 《정본 한국어강좌》가 자리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1960년대 한국어 교육이 지금, 새롭게 되살아나고 있다. 문법 입문, 불멸의 금자탑,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 가르치는 사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팝페라 가수 구미꼬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딘가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옴을 느낀다. 특히 세월호 10주기 추모곡으로 부른 <이별은 차마 못했네>를 듣고 있노라면 그 슬픔은 빗물이 되어 가슴 속을 파고든다. 세월호에 꿈을 싣고 수학여행을 떠나던 꽃다운 젊은이들의 크나큰 비보를 듣고 온 국민이 통곡으로 지새우던 10년 전,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날을 기억하며 팝페라가수 구미꼬김이 4월 16일 정오, 세월호 10주기 추모곡으로 <이별은 차마 못했네>라는 솔로 음원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사랑도 다 못했는데 이별은 차마 못하겠네 / 웃다가도 잊다가도 홀로 고요한 시간이면 스치듯 가슴을 베고 살아오는 / 가여운 내 사랑 시린 별로 내 안에 떠도는 / 이별 없는 내 사랑 / 안녕 없는 내 사랑 “ - 박노해 <이별은 차마 못했네> 가운데- 이번에 음반으로 만든 <이별은 차마 못했네>는 박노해 시인의 '이별은 차마 못했네'라는 시를 주세페김이 작곡한 노래다. 노래를 부른 구미꼬김과 작곡을 한 주세페김은 부부 팝페라가수로 이태리에서 유학한 정상급 가수이자 작곡가다. K팝페라그룹 듀오
[우리문화신문=오사카 이윤옥 기자] “이 지역은 이카이노(猪飼野)라고 불리어 고대로부터 일본과 조선반도의 사람들이 교류해 왔습니다. 약 1600년 전 미유키모리신사(御幸森神社)의 제신(祭神)인 닌토쿠왕(仁德天皇)의 즉위를 축하하여 백제(百濟)에서 도래한 왕인박사(王仁博士)가 ‘나니와즈노우타(오사카의 노래)’란 와카(和歌: 일본 시)를 보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에도시대(江戶時代)에 일본과 조선의 선린·우호의 사절단인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12회(오사카에는 11회) 왔습니다. 이 통신사의 방문을 축하하여 쓰시마번의 통역관인 운메이(雲明)가 고대 왕인박사가 쓴 ‘나니와즈(오사카)의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어 매화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지은 시를 한글로 써서 조선통신사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이 자료는 1994년 조선통신사 연구가 신기수(辛基秀)에 의해 효고현 다츠시의 구가(舊家) 야세가(八瀬家)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일본과 한국·조선과의 우호·공생시대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며 이 가비(歌碑)를 오사카 이카이노 땅에 건립합니다.” -2009년 (평성 21년) 10월 길일, 왕인박사 ‘나니와즈(오사카)의 노래’, 일본어·한글 노래비 건립위원회- 이는 오사카 츠루하시 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독립운동가 이회영ㆍ이은숙 부부의 삶과 한국광복군의 이야기 등을 주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를 만나는 이야기 공연이 비대면과 대면으로 진행된다. 국가보훈부(장관 강정애)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올해 임시정부수립 기념일과 광복절, 순국선열의 날을 계기로 모두 3차례에 걸쳐 임시정부의 역사를 일반 국민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 공연(대중강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만난다’를 연다. 먼저, 제105주년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을 맞아 오는 14일(일) 낮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첫 번째 이야기 공연 ‘역사의 조각을 줍는 사람들’은 독립운동가 이회영ㆍ이은숙 부부의 삶을 그린 ‘통인동 128번지’ 공연을 통해 독립을 향한 두 부부의 헌신적인 삶과 그 이면의 생활을 관객들과 함께 나눈다. 또한, ‘독립’이라는 글자가 담겨 있는 각종 수집품에 담긴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 낭독극 통인동 128 : 우당 이회영 선생과 그의 부인 이은숙 여사가 전 재산을 처분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가로서 생활했던 고단한 삶의 여정을 낭독음악극의 형태로 만든 공연 * 이회영(1962년 독립장) : 중국으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제105돌을 맞아 임시정부 사람들의 회고록을 통해 그들의 삶과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가보훈부(장관 강정애)는 11일(목), 50여 명의 임시정부 사람들이 남긴 회고록 7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시 ‘꿈갓흔 옛날 피압흔 니야기*’를 이날부터 오는 8월 18일(일)까지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서울 서대문구)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한도신 선생(2018년 애족장)의 수기 제목으로 ‘꿈같은 옛날 뼈아픈 이야기’를 의미함 이번 특별전은 임시정부 요인과 가족들의 회고록을 한자리에 모아 여는 첫 전시회로, 특히 국가등록문화재인 ‘도산 안창호 일기’와 ‘지청천 친필일기’는 물론, 양우조ㆍ최선아 부부독립운동가의 친필 육아일기인 ‘제시의 일기’, 한국광복군 대원으로 활동했던 김우전의 친필 수첩인 《김우전 수첩》은 친필 원본을 처음 전시한다. 특별전시는 관람객들이 회고록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도록 ‘두려움과 분노, 즐거움, 고달픔과 슬픔, 기쁨’이란 감정을 모두 4부로 구성해서 선보인다. 1부 ‘두려움과 분노’는 김문택의 학병 탈출지도와 김준엽ㆍ장준하의 학병 탈출기를 비롯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는 4월 11일(목)은 일제에 나라를 침탈당하고 9년 뒤인 1919년, 중국 상해에서 국권 회복을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국내에서는 이날, 정부를 비롯하여 전국 단위로 기념식을 열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서는 한발 빠른 지난 6일(토, LA 현지시각) 낮 11시, ‘차세대들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제105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연합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의 주최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 맡았고 주관은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LA흥사단, 화랑청소년재단, 국가원로회의미서부지부, 미주 3.1여성동지회가 맡았으며 대한민국 국가보훈부와 주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의 특별후원으로 기념식이 열렸다. 주로스앤젤레스 김영완 총영사는 기념사에서 “1919년 3.1만세운동을 계기로 4월 11일 상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수립된 순간부터 1945년 해방될 때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과 마음을 바쳤습니다. 그들의 무장, 외교, 교육 등을 통한 투쟁은 우리에게 영원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물했습니다. 특히, 이곳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주 한인들은 고단하고 어려운 이민 생활 속에서도 독립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는 <2004년 일본의 전통화-우키요에>라는 제목으로 우키요에(浮世絵)를 종합적으로 소개한 이래, 우키요에의 대표작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와 우타가와 히로시게 (歌川広重)의 <후지산・도카이도 풍경화 및 우키요에로 보는 춘하추동, 우키요에로 그려낸 조선 풍경>처럼 풍경과 계절 감각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이어왔다. 우키요에를 주제별로 분류해보면 미인화, 야쿠샤에 (役者絵, 배우를 그린 그림), 그리고 풍경화로 나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키요에의 인물 표현에 주목하여, 여성을 주제로 삼은 미인화와 남성이 주인공인 야쿠샤에를 비교하며 살펴보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미인화와 야쿠샤에는 단순히 인물을 소재로 삼았다는 측면 뿐만 아니라, ‘에도’라는 시공간에서 펼쳐졌던 서민들의 생활상과 유행, 감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우키요에는 현대의 각종 패션 잡지나 인기스타를 다룬 포스터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한편, 우키요에가 지닌 미술적, 조형적 가치를 보여주면서 ‘미디어’로서의 특징, 역사적 자료로서의 성격에도 주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미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제(4월 1일)는 105년 전인 1919년, 천안 아우내(병천)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날이다. 흔히 아우내 만세운동이라고 하면 유관순 열사를 떠 올리지만 사실 이날 아우내 만세운동을 주도한 인물은 성공회 병천교회에서 운영하던 진명학교 교사였던 김구응(1887-1919.4.1) 열사와 그의 어머니 최정철(1854-1919.4.1) 열사로 이들은 모자(母子) 관계다. 이 사실을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는 역사적 기록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사료편찬회 위원이었던 김병조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사략》에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천안군 병천시장에서 의사(義士) 김구응이 남녀 6,400명을 소집하여 독립선언을 할 때 일본헌병(일경)이 조선인 기수(旗手, 행사 때 대열의 앞에 서서 기를 드는 일을 맡은 사람)를 해치고자 했다. 조선인들은 맨손으로 이를 막느라 피가 낭자했다. 그러자 일본 헌병은 이들의 복부를 칼로 찔러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라 김구응이 일본 헌병의 잔인무도함을 꾸짖자 돌연 총구를 김구응에게 돌려 그 자리에서 즉사케 했다. 김구응은 머리를 맞아 순국했으나 일본 헌병은 사지(四肢)를 칼로 난도질했다. 이때 김구응의 노모(최정철)가 일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아직 옷깃을 여미게 하는 어제(3월30일) 낮 11시, 향남읍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장짐리)에 있는 이정근 의사 창의탑에서 <발안 3·1독립운동의 선구자, 순국 105주기 탄운 이정근 의사 추모제>가 (사)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회장 김겸) 주최로 열렸다. 1919년 3월 1일, 서울의 만세시위를 시작으로 이곳 발안지역은 3월 31일 발안장날을 기해 일어났는데 탄운 이정근(灘雲, 李正根 1863-1919) 의사(義士)는 제자들과 지역민들을 포함한 1천여 명을 이끌고 만세시위에 앞장섰다. 이날 이정근 의사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대를 이끌다 일경의 총검에 복부를 난자당하면서도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손에 움켜쥐어 일경의 얼굴에 뿌리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조국의 독립’을 외치다 장렬히 순국의 길을 걸었다. 터졌구나 터졌구나 / 독립성이 터졌구나 / 15년을 참고참다 / 이제서야 터졌구나 피도 대한 뼈도 대한 / 살아 대한 죽어 대한 / 잊지마라 잊지마라 (2절 줄임) -탄운 이정근 의사의 ‘3.1독립가’ - 어제 추모제에는 화성시보훈단체협의회 박영민 회장을 비롯하여, 광복회 화성시 지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올해로 일본어에 입문한 지 46년째다.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다. 통장에 돈은 없어도 책장에 넘치는 일본 관련 책을 바라다보면 흐뭇하고 뿌듯하기보다는 '이 책들을 다 어찌할꼬?' 싶은 생각에 요즘 잠 못 이루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도쿄 진보쵸의 고서적 거리를 비롯하여 와세다대학 앞의 헌책방가는 내가 단골로 다니던 서점가였다. 더러는 한 끼 식사비마저 아껴 사들였던 어쩌면 자식 같은 이 책들을 <이윤옥의 일본어 서재>에서 틈나는 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책은 주로 문학, 문화, 역사, 철학, 사상, 요리, 여행을 비롯하여 백제 성왕 때 일본에 불교를 전수한 조선의 찬란한 불교 유적과 역사 관련 책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이 서가에서 나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 물론 일본어책이다. 문학이니 역사 같은 딱딱하고 형식적인 분류보다는 그때그때 책의 주인인 나의 눈길과 손길이 가는 책들을 골라내어 소개하고자 한다. -글쓴이 말- ‘일본 요리는 눈으로 먹는다(日本料理は目で食べる)’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일본 요리는 맛은 차치하고 우선 시각적으로 볼만하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 말을 과자에 적용해도 손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