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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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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신비를 아세요?

호킹 박사가 끝내 풀지 못한 여성들의 그 신비로운 능력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40]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2018)은 70살 생일을 앞둔 2012년 초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 가진 대담에서 "요즘 무엇을 생각하면서 지내느냐"는 질문에 "여자를 생각합니다. 그들은 완벽한 미스터리입니다(Women. They are a complete mystery)"라고 답했다.​ 우주의 신비를 풀어내는데 큰 업적을 세운 유명한 과학자로서 평생 망원경을 통해 천체는 들여다 보았지만, 사람의 마음 특히나 여성에 대해서는 들여다보지를 않았는지 뒤늦게 그 미스테리, 혹은 신비로움을 느끼게 되었다는 뜻이리라. 호킹 박사가 두 번의 이혼 경험을 겪은 사연을 알 수가 없고 그때마다 그가 여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호킹 박사가 모르는 것은 여자는 신이 가장 늦게 창조한 최대의 걸작이란 점일 것이다. 기독교 성경의 천지창조 신화를 믿고, 안 믿고 간에 그 신화에는 어쨌든 하느님이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 창조하였는데 마지막으로 인간을 만들면서 남자만 창조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남자가 짝을 만들어달라고 하니 갈비뼈를 빼서 여자를 창조했다는 것인데. 그것을 보면 하느님의 마지막 창조

하루를 더 번 셈인데

나도 세종처럼 내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것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9]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올해는 2월에 하루가 더 있으니 이걸 좋다고 축하해야 하나? 아니면 그만큼 3월이 하루 늦게 와 봄이 늦어진다고 짜증을 내야 하나? 이제 곧 봄이니 오늘 이전 겨울은 올겨울이 아니라 지난겨울이라고 해야 할 것 같고 지난겨울은 역시 춥기도 추웠지만 눈도 많고 비도 많은, 특별한 겨울이었음을 기억한다. 영상 10도 이상으로 올라가 겨울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곧 다음 날에 큰 눈이 오고 추위가 닥치곤 하는…. 그야말로 오락가락하는 날씨를 보였는데, 이것이 혹 29일 하루가 더 끼는 윤년이라서 그런 것인가?​ 올해는 윤년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기로는 4년에 하루씩 2월이 29일이 되니 그렇게 하루가 추가되는 해를 윤년이라고 한다. 그것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에는 365일 5시간 48분 46초가 걸리는데 달력은 하루 단위로 해서 1년을 365일로 정했으므로 그 남은 5시간 48분 46초을 네 번 더하면 거의 하루가 되므로 4로 나눠지는 해에 하루씩을 더 집어넣는 것이고, 그러다가 또 6시간에서 부족한 11분 14초가 겹치면 그것도 하루가 되므로 그 하루를 빼기 위해 100으로 나눠지는 해는 윤년이 아니라 평년으로

소박하게 참되게 사세요

중국 위(魏)나라 혜강(嵇康), '양소전진(養素全眞)'을 말하다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8]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오랜만에 어른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기 위해 인사동 한정식집의 조용한 방에 들어가니 벽 위에 액자가 하나 걸려있다. 현대 우리 서단의 최고봉이었던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 1921 ~ 2006) 씨가 경신년 신춘에 쓰신 것이다. 경신년은 1980년이니 일중 선생이 육순에 쓰신 것으로 네 글자 가운데 세 번째 글자를 잘 모르겠다. 먼저 나는 그것이 '한가지' 혹은 '같다'는 뜻을 가진 '동(仝)'이란 글자 같다고 하니 다른 사람이 동조하면서 손말틀(휴대폰)을 두들기더니 `仝`의 옛 글자가 저렇게 생겼단다. 그래서 일단 동이란 글자로 보고 '양소동진' 네 글자의 뜻을 함께 유추해 보니 '소(素)를 기르는 것이 진(眞)과 같다'라는 식의 풀이가 나온다. 여기서 소(素)는 소박함, 본래의 것일 터이니 욕심 없고 꾸미지 않고 참된 본 바탕 정도의 뜻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본래의 마음을 기르는 것이 참된 것이라는 해석이 된다. 그렇게 뜻을 새기면서 일중 선생의 멋진 예서(隸書) 글씨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다가 집에 와서 아무래도 이 문장이 그냥 튀어나온 것이 아닐 것 같아서 인터넷 사전을 뒤져보니 중국 삼국 시대 위(魏)나라 혜강(嵇康

그 나무는 죽은 게 아니라네

악기로도 변신하지 못하고 가버리다니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7]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며칠 전 서울 인사동 남쪽 초입에 있는 어느 건물 뒤 카페의 정원에 가니 거기 명물이었던 오래된 오동나무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뭇가지와 잎들이 다 말라버린 것을 보니 꽤 오래전에 쓰러진 모양이다. 지난해 5월 저녁에 그 나무 밑에 앉아서 맥주를 먹곤 했는데 몇 달 동안 가지 못한 사이에 쓰러진 것이다. 여주인 말로는 8월 큰비가 왔을 때 나무줄기와 가지, 잎에 물기가 잔뜩 많아지자, 무게를 못 이기고 쓰러진 듯하다고 한다. 쓰러지면서도 다행히 사람이 다치지 않았고 그 옆 다른 나무에도 피해를 주지 않아, 평소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던 그대로 가면서도 멋지게 갔다고 귀띔해 준다. 인사동의 오동나무는 백 년이 넘었던 것 같다. 오동나무로서는 원체 컸기에 이 일대의 명물이었고, 여름에는 무성한 나뭇잎으로, 겨울에는 그 가지들이 하늘로 뻗어간 기세로 사람들을 압도했다. 인사동을 누빈 시인 천상병 씨가 특별히 이 나무를 사랑해 당시 인사동 건달이라 불리던 전우익 씨(《혼자만 잘 살면 무엇하누》의 저자)와 자주 나무 밑에서 그 좋아하던 막걸리를 많이 마셨다는 것이고, 1970년대 말인가 이 나무를 베내려 하자 전우익 씨가

등대가 반가운 이유

전국 바닷가 이름 없는 등대들의 헌신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6]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등대 옆에서 배를 기다렸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하품을 참으면 기다렸는데도 등대도 나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등대는 나보고 '등대' 같은 놈이라고 했을 거다 ...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 이생진​ 이생진 시인은 말한다. 등대는 외로운 사람의 우체통이라고. 등대는 별에서 오는 편지와 별에게 보내는 편지를 넣어두는 우체통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혹시나 하고 등대를 찾아가고 별에게 보낼 편지를 넣으려고 등대를 찾아간다고. 어느 날 아침 등대를 가까이서 만났다. 건너편 바다 끝에서 지진이 일어났다고, 높이 60센티가 넘는 해일이 밀려 온 동해 묵호항에서였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캄캄한 밤을 지나고 보니 나도 등대가 그리웠던 모양이다. 가까이에서 보는 등대가 반갑다. 이생진 시인의 말처럼 묵호항 등대 앞에는 별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우체통이 있었다. 그 앞에 끝없는 바다가 있고 그 바다를 가르고 해가 뜬다. 그 해를 위해 어두운 밤을 밝혀준 것이 등대다. 우리 현대인들은 모두 캄캄한 밤을 사는 듯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 서로 이웃을 못 보고 외롭게 살다 보니 점점 더 외로워진다. 근래에 많은 분이

벌써 18년이나 되었네요

매체와 소통, 전자문명의 미래를 함께 열어간 백남준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5]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지난 1월 29일 서울 강남의 봉은사에서는 한 예술가의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비디오 예술가였던 고 백남준 님이 2006년 1월 29일에 세상을 뜨셨으니 벌써 18년이 되었습니다. 올해 행사는 예년보다도 더 조촐하게 열린 것 같습니다. 점차 관련 소식도 언론매체들에서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 봉은사의 법왕루에 차려진 추모제단에서 유족과 친지, 백남준 아트센터 관계자 등 많지 않은 추모객들이 생전의 예슬업적을 돌아보며 선생이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난 것을 차분히 아쉬워했습니다. 1932년생인 백남준 선생에게 있어 올해는 좀 더 특별한 해입니다. 선생이 우리나라에 처음 제대로 소개되고 우리 문화예술계에 큰 충격을 준 지 만 4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1984년 새해가 밝은 뒤 1월 1일 자정을 넘은 시각(정확히는 1월 2일 새벽 2시)에 우리나라는 KBS1텔레비전이 중계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란 텔레비전 종합예술축제를 보느라 눈을 비빈 분들이 많았고 1월 2일 날이 밝으면서 도하 언론들은 이 프로그램의 시청 소감 등을 대서특필했습니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은 일찍이 「1984」란

둘이 함께 걷는 길

눈 내리는 날 겨울 숲길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4]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눈이 많이 온 날 둘레길을 걷다가 눈을 사진에 담아 보갰다고 장갑을 벗고 휴대폰을 작동해서 사진을 몇 장 찍고 나서 좀 가다가 보니 장갑 한 짝이 없어진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어디서 떨어트렸을까? 잘 생각이 안 난다. 앞서가는 부인에게 이야기하기도 좀 그렇다. 칠칠치 못한 남편으로 다시 추인받는 것이 싫어서이다. 그다음 날 같은 길을 걸으며 살펴보았는데 분명이 떨어트렸을 것으로 생각되던 곳에서 혼자 몰래 찾아도 안 보인다. 다시 다음 날 아침 산책을 하려 장갑을 챙기다 보니 그렇게 짝을 잃고 외롭게 있는 장갑이 세 개나 된다. 그 가운데 하나, 짝없는 것만을 끼고 산책길에 가면서 부인에게 실토한다. 외톨이 장갑이 세 개나 되어 그 가운데 하나를 끼고 나왔다고. 그제야 부인이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냐고 묻기에 대충 그저께 어디쯤에서 잃었다고 했더니 길을 올라가면서 다 훑어보다가 내가 생각했던 곳 조금 앞에서 누군가가 주워서 나뭇가지 위에 올려놓은 장갑 한 짝을 발견하고 이거 아니냐고 한다. 보니 맞는다. 이거 참. 기가 막힌다. 내가 보면 안보이고 부인이 그걸 보고 찾아내다니. 진짜 놀랐다. 사실은 이번만이 아니다. 살아

‘자작나무’ 시(詩)를 다시 읽으라네요

북풍이 부는 겨울의 시베리아로 마음의 여행해 보기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233]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밤사이 눈이 하얗게 내렸네요. 아침 산책길에 보니 깊 옆 나무들에 눈들이 몽실몽실 맺혀 있습니다. 쌓여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고 목화송이처럼, 꽃송이처럼 피어올라 있는 듯 합니다. 그야말로 눈꽃입니다. 그동안 겨울에 나뭇가지들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보고 처음엔 설화(雪花)라고 했다가 그것이 서리에 의한 것은 상고대, 눈이 쌓여 만들어진 것은 설화라고 달리 부르는 것을 이제는 알겠지만, 이번 것은 진정으로 눈꽃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 같군요. 게다가 바람이 살짝 부니 눈가루들이 작은 결정 그대로 얼굴을 때리고 볼 옆에 차가운 향수를 뿌려줍니다. 그리 시원할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수정처럼 맑고 투명하고 얼음처럼 차갑고 깨끗한 다이아몬드 가루들이, 이 겨울 이렇게 추울 때 우리에게 뿌려지니, 이것이 바로 자연의 선물이라 하겠습니다. 그 순간 나는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의 시 '자작나무(The Birches)'가 문득 다시 생각났습니다. 프로스트의 시 '자작나무'는 워낙 유명해서 많은 분이 알고 계시겠지만 길옆의 자작나무 가지들이 휘어져 있는 것을 보며 시상을 풀어갑니다. 자작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