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얼굴 좋은 것이 (相好) 몸 좋은 것만 못하고 (不如身好) 몸 좋은 것이 (身好)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不如心好) 마음 좋은 사람, 호심인(好心人). 마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여러 가지 정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김구 선생은 이렇게 생각했다. 무슨 일을 할 때든, 그 일이 ‘곧고 옳은 일인지 잘 판단하고, 실천하며, 또 그 일을 꾸준히 계속하는 사람’. 말은 쉬워도 지키기는 어려운 법.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란 참 어렵다. 이 책, 현상선의 《나의 소원》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펴낸 그림책이다. 김구가 평생토록 추구한 가치, ‘마음 좋은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어릴 때의 일화를 풀어낸다. 메시지가 단순한 것 같아도 독자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야기는 ‘창암’이 겪은 일에서 시작한다. 창암은 김구의 어릴 적 이름이다. 창암의 집안은 상민이었다. 그가 살던 해주의 양반들은 뿌리 깊은 선민의식이 배어있어서인지, 상민을 무시하고 천대했다. 창암의 할아버지가 양반들이 쓰는 갓을 쓰자 옆 마을 양반들이 갓을 뺏어 찢어놓기도 했다. 신분의식이 비교적 희미해진 구한말이었는데도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소리’와 ‘이야기’는 본디 서로 얽히지 않고 저마다 또렷한 뜻을 지닌 낱말들이다. “번개 치면 우렛소리 들리게 마련 아닌가?” “밤도 길고 심심한데 옛이야기나 한 자리씩 하면 어때?” 이렇게 쓸 때는 ‘소리’와 ‘이야기’가 서로 얽히거나 헷갈리지 않는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데서는 ‘소리’나 ‘이야기’가 모두 ‘말’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면서 서로 넘나든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합디까?”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합디까?” 그러나 서로 넘나드는 것이 바르고 마땅할까? ‘소리’와 ‘이야기’는 본디 뜻이 서로 다른 만큼, 넘나들 적에도 뜻의 속살은 서로 다르다. 그 다름이 뚜렷하지 않고 아슬아슬하지만, 아슬아슬한 얽힘을 제대로 가려서 쓸 수 있어야 참으로 우리말을 아는 것이다. 국어사전들은 ‘말’과 비슷한 뜻의 ‘소리’와 ‘이야기’를 어떻게 뜻 가린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1) · 소리 : 말.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 이야기 : ① 지난 일이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남에게 일러 주는 말. ¶내 이야기 들어 보소. ② 어떤 제목을 중심으로 한 이런 말 저런 말. ¶이야기가 오고 가다. 2) · 소리 : 말이나 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아쉽게 헤어진 지 열흘도 안 되어서 전화가 왔다. 미스 최는 《아리랑》 제3권은 산지 일주일 만에 다 읽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래, 아리랑 책 참 재미있지?” “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갑자기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에요.” “과거로 돌아가다니?” “제가 여고 시절에는 연애 소설 같은 것을 밤새워 읽었거든요.” “요즘에는 밤에 일하니까 낮에 읽겠네.” “그래요, 오빠. 일주일 동안 다른 일은 모두 미루었어요. 조정래라는 사람 대단한 작가에요. 우리 고향 사람이라니 자랑스러워요.” 김 교수는 미스 최가 말을 꺼내기 전에 선수를 쳤다. “어쨋든, 또 아리랑을 읽었으니, 약속대로 한 번 만나야지?” “예, 오빠. 만나고 싶어요!” “아이고, 이러다가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나게 되겠다.” “그럼 어때요? 저도 오빠가 보고 싶은데. 보스로 한번 오세요.” “내가 무슨 재벌 아들이냐? 보스에 한 번 가려면 한 달 동안 점심을 라면으로 때우면서 돈을 모아야지. 거기는 너무 고급이라서 나처럼 돈 없는 사람에게는 부담된다.” “그렇기는 해요. 그러면 오빠, 잠실에서 만나요.” 그날은 마침 교회에서 무슨 행사가 있어서 저녁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둘레길을 걸으면서 우리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사람들이 도시에서 나누는 이야기와 주제가 다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만나면 주로 음식, 여행, 명품, 부동산, 재테크 등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을 바라보며 걸으면서 두릅나물, 복숭아꽃, 돌배술, 진달래, 철쭉, 찔레, 당귀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황병무 선생의 고향이 횡성군 새말이고, 박명수 신부님의 고향이 정선군 임계라고 한다. 두 분은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풀과 나무와 농사 등에 관해서 경험과 지식이 많아서 대화를 흥미롭게 이끌어갔다. 둘레길을 걷다가 갈림길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효석문학100리길 표지판이 나타나 길을 안내한다. 그런데 평창역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표지판이 없는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 언덕길로 올라가는 갈림길에 표지판이 필요하다. 나는 며칠 전에 제2구간 코스를 사전 답사차 왔다가 여기서 헤매었다. 평창군 담당자가 이 글을 읽고서 적절하게 처리해 주기를 기대한다. 평창역 앞으로 지나가는 둘레길에 표지판 두 개가 서 있었다. 하나는 금당산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이고, 다른 하나는 카페921을 알리는 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주말에 호암미술관 공부하러 가는 것 어떠세요?" 문화와 예술을 좋아하는 분들의 작은 모임에서 누군가 제안하자 선뜻 좋다고 응답한 것은 아주 오래전에 가 본 호암미술관이 궁금해서였다. 40여 년 전의 일이 생각나서다. 1982년 4월 용인 자연농원의 부지 한쪽에 이 미술관이 완공되어 개관기념으로 소장하고 있는 미술문화재를 공개한다고 했다. 당시까지 삼성그룹의 이병철 회장은 당대 최고의 미술품을, 심혈을 기울여 모아왔고 그것을 공개하겠다고 하니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때였던 것이다. 그때 당시 KBS는 다른 언론사에 앞서 단독으로 작품들을 촬영하고 해설을 붙인 영상물을 만들어 정규 9시 뉴스 시간에 7분 30초란 시간 동안 내보낸 적이 있다. 그것을 위해 필자가 미리 사흘 동안 현지에 가서 촬영 취재를 했었고 그러한 최고의 수집품 공개에 따른 반향도 컸다. 그곳에 간다니 문득 어릴 때 소풍 가는 기분이었다. 다른 분들도 그랬단다. 나는 개관전 때 받은 명품도록, 40년 동안 이사 때마다 갖고 다니던 도록을 꺼내어 다시 보았다. 신축한 미술관 건물과 겸재의 인왕제색도를 각각 겉과 본체 표지로 쓴 것이 새삼스럽다. 그때는 자연농원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지은이, 그리고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 세간에 알려진 최순우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이다. 오늘날 최순우, 라는 이름 석 자는 우리 박물관 역사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굵직한 이력 몇 줄로 쉽사리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알리는 데 온 힘을 기울인 세월이 그만큼 무겁고 두터운 까닭이다. 그래서 이혜숙이 쓴 이 책,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혜곡 최순우》는 더욱 반갑다. 책에 실린 최순우의 박물관 외길 인생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인생을 건 한 사람의 열정과 그 열정이 빚어낸 열매에 잔잔한 감동을 하게 된다. 그와 문화유산과의 인연은 송도고보 5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에 살던 그는 송도고보 5학년 여름방학 때,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빼어난 감식안으로 이름난 우현 고유섭을 만나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는다. 고유섭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겨레 문화를 알리고 긍지를 심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우쳐 주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문학청년이었던 최순우에게 이런 격려는 천군만마와 같았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심리의 음양 체질의 음양 인체 부위별 음양 인체의 상부, 표면, 오른쪽은 양이고 하부, 내부, 왼쪽은 음이다. 하늘을 향한 등은 양이니 식히고 땅을 향한 배는 음이니 따뜻하게 한다. 등이건 배건 한 점을 기점으로 음기는 올리고 양기는 내려야 한다. 양인은 머리는 차갑게 식히고, 음인은 발은 따뜻하게 해야 전체적으로 순환이 잘 된다. 따뜻한 음식으로 먼저 아래를 채우고 찬 음식을 먹어야 순환이 바르게 된다. 장기의 음양 인체 부위의 음양에 상관없이 명리학은 장기의 음양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여 왔다. 장(臟): 음 장기. 인체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각종 물질을 저장하며 속이 채워진 공통점이 있다. 간장, 심장, 지라(비장), 이자(췌장), 폐장, 콩팥(신장) 부(腑): 양 장기. 음식물을 수납, 전달한다. 곧 소화와 찌꺼기 배설을 주관하고 속을 비우는 공통점이 있다. 쓸개(담낭), 작은창자(소장), 위, 큰창자(대장), 방광 기항지부(奇恒之府): 형태는 부(腑)와 비슷하고 기능은 기를 저장하되 배출하지 않는 장과 비슷하다. 질병 치료에는 오장육부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뇌, 뼈, 골수, 맥박, 자궁 ※ 다음 연재는 ‘2장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우리나라는 지구라는 이 땅덩이 위에서 물이 가장 좋은 곳이다. 물을 받아 담아 두는 흙과 돌과 바위가 목숨에 좋은 갖가지 원소를 품고서 물을 맑고 깨끗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겨레는 물을 먹고 쓰려고 마련한 자연의 그릇도 여러 가지를 썼다. 그런 그릇 가운데 가장 많이 쓴 것이 ‘샘’과 ‘우물’이다. 그러나 요즘은 샘과 우물이 삶에서 밀려나 자취를 감추려 한다. 삶의 전통을 지키려면 말의 박물관이라도 서둘러 만들어야 할 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샘’을 “물이 땅에서 솟아 나오는 곳”이라 풀이하고, ‘우물’을 “물을 긷기 위하여 땅을 파서 지하수를 괴게 한 곳”이라 풀이해 놓았다. ‘우물’을 ‘물을 긷기 위하여 괴게 한 것’이라 하면, 먹으려고 긷는지 쓰려고 긷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게다가 ‘지하수’라는 낱말의 뜻을 “빗물이 땅속에 스며들어 흙과 돌과 바위 사이 빈틈을 채우고 있는 물”이라 한다면, “물을 긷기 위하여 땅을 파서 지하수를 괴게 하는 곳”은 ‘우물’이 아니라 ‘둠벙’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둠벙’을 “웅덩이의 충청도 사투리”라 했지만, 둠벙은 삼남 지역에서 입말로 두루 쓰
[우리문화신문=임세혁 교수] 2012년 10월 6일 자 빌보드 Hot100 순위에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위에 기록되었다. 그리고 8년 정도가 지난 2020년 9월 5일 방탄소년단의 <Dynamite>가 빌보드 Hot100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였다. 우리랑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빌보드는 이제 한국 음악 시장의 가시권에 들어오게 되었고 김치와 태권도만이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과거와 달리 K-POP이라는 우리의 대중음악으로 외국에 우리를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K-POP 프리퀄>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 위에 치열하게 음악의 탑을 쌓아서 오늘에 이르게 만든 음악 선학들의 이야기다. <필자의 들어가는 말>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장 처음 시작점을 어느 부분으로 잡을 것인가는 항상 고민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고운봉과 현인을 비롯한 해방 전후에 대중가요 활동을 시작하신 분들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아니면 한국 전쟁 이후 미 8군 연예단 출신 음악가들부터 소개해야 하는지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선택 문제이다. 하지만 현재 대중음악의 원류가 미국의 블루스 음악을 뿌리로 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김 교수는 마담과도 술을 한 잔 주고받았다. 마담은 성이 강 씨라고 했다. “강 마담! 그런데, 내가 미스 최하고 연애를 한번 할까 하는데, 강 마담이 볼 때 미스 최가 어떻소? 한 번 솔직히 말해 주시오.” “미스 최, 괜찮은 아가씨에요.” “어디가 괜찮아요?” “제가 미스 최하고는 1년 이상을 같이 있었는데, 무어라고 할까요... 미스 최는 한 마디로 뚝배기같은 여자에요. 화려하지는 않지만, 웬지 정이 가는 그러한 아가씨에요. 달리 표현하면 고려청자는 아니고 백자 같은 여자라고나 할까요? 사귀시더라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요. 강 마담의 추천이 그러하다면 꼭 한번 사귀고 싶네요. 그런데, 미스 최가 새침해서 잘 줄려고 하지를 않네.” “무얼 말이에요.” “선물을 받기만 하고 주지를 않는다니까.”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세요, 호호호.” 강 마담은 조금 있다가 방에서 나갔다. 마담의 하는 일이라는 것이 이방 저방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의 비위를 맞추어야 해서 한 방에 오래 머무를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미스 최가 뚝배기 같은 여자라니 뚝배기가 어떤지 한번 만져라도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더 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