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3월 9일 지리산국립공원 세석평전 일원에 20cm 량의 눈이 쌓여 설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 눈은 3월 4일 대설이 내린 이후부터 3월 8일까지 매일 조금씩 내린 눈이 더해져 만들어낸 설경이다. 저지대에서는 봄꽃이 피어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지만 고지대에서는 여전히 겨울의 눈꽃 설경이 장관을 이룬다. 이번 촬영(드론영상, 사진)을 통해 지리산국립공원 세석평전과 촛대봉, 그리고 촛대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 설경을 함께 담았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정약전과 정약용. 경기도 마재 땅에서 다섯 형제 가운데 둘째와 넷째로 태어난 둘은 어릴 때부터 우애가 남달랐다. 형제끼리도 더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둘은 유난히 정이 두터웠고 공부를 좋아하는 성향도 잘 맞았다. 홍기운이 쓴 이 책, 《편지로 우애를 나눈 형제, 정약전과 정약용》은 형제이자 서로를 알아주는 벗이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겨울밤 화롯불 앞에서 듣는 것처럼 따뜻하게 풀어내는 책이다. 주막에 묵던 한 선비가 주막집 형제가 티격태격하는 것을 보고 ‘정 씨 형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아버지가 화순 현감으로 있을 때 근처의 절에 머물며 함께 공부했다. 그때 정약전이 읽은 책이 《서경》, 정약용이 읽은 책이 《맹자》였다. 함께 공부하는 것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여길 만큼 뜻이 잘 맞았기에, 서로 모르는 것을 묻고 답하며 즐겁게 공부했다. 둘 가운데 먼저 벼슬에 나간 이는 아우 정약용이었다. 처음에는 벼슬에 뜻이 없던 정약전도 아우가 임금을 섬기려면 벼슬길에 올라야 한다고 몇 번이나 설득해 조정에 출사했다. 함께 벼슬길을 걷던 형제는 정조가 승하하면서 나란히 귀양을 가게 되었다. 귀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판소리 노은주 명창은 지난 6일 ‘2025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100인 대상’을 받았다. 노 명창은 ‘2025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대상 조직위원회’로부터 국악명인부분 2025K국악명인명창공로공헌대상으로 뽑혀 상을 받은 것이다. 노 명창은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사무차장으로 근무하며 지난해 목포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판소리 대중화를 위해 유튜브 <노은주 판소리>를 열며, 판소리 제자들을 키워 전국대회에서 입상하게 한 것은 물론, 노은주 제자발표회를 열고 동국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지도하는 등 활발한 전승 활동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노은주 명창은 대상을 받은 데 대해 “<흥보가> 예능보유자였던 한농선 선생님을 만나 <흥보가>를 배웠고, 이제 제대로 판소리에 눈을 떠 선생님을 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한국인 100인 대상’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저를 내려다보고 계실 선생님께서 흐뭇한 마음으로 웃으실 걸 생각하니 참으로 뿌듯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판소리 전승활동을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일까 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5 한국을 빛낸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벌써 40년 되었군요, 1985년이니까. 이선희라는 깜찍한 신인 여가수가 <그래요, 잘못은 내게 있어요>라는 노래를 내놨었지요. 그 뒤로 그 노래는 저의 스승이 되었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이런저런 다툼이 없을 수 없지요. 그때마다 저는 혼잣말로 “그래요, 잘못은 제게 있어요.”를 되뇌곤 했으니까요. 우리는 지금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배달겨레에게 일찍이 이런 “강구연월”*은 없었다지요. “공업입국” 이후에 무역, 농업,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눈부신 성장은 경제발전으로 이어져 이제는 많은 나라들이 부러움의 눈길로 우리를 우러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큰 사회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지요. 그 갈등 가운데 보, 혁 진영 갈등은 부풀대로 부풀어 곧 터지려 합니다. 나라가 쪼개질 지경이지요. 이걸 그냥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요? 스스로 곪아 터졌다가 저절로 아물까요? 사회학자들은 우리의 이 현상을 고도성장 뒤에 겪는 ‘성장통’이라 합니다. 사회 각 분야가 전반적으로 같이 발전하지 못한 부작용이란 것이겠지요. 또 다른 이들은 정치인들을 갈등의 원흉으로 지목하기도 합니다. 분열과 갈등을 자양분으로 삼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사단법인 한국연기예술학회(회장 오진호)는 지난 7일 서울 구로문화재단(대표이사 정연보)와 구로구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두 기관은 상호 보유한 자원과 정보를 활용하여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구로구 지역문화 예술 발전과 홍보를 돕기로 하였다. 사단법인 한국연기예술학회는 코로나로 멈춘 지역의 거리공연 활성화와 청년 예술가들의 폭넓은 공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총괄위원회(법인명 인스카우트)를 발족하여 구로디지털산업단지에서 거리공연 축제 ‘잇츠 구로 아트페스티벌’(IT’S 구로 아트페스티벌)를 진행할 계획이다. ‘IT’는 구로지역이 장려하는 정보통신(IT) 산업을 뜻하며, ‘S’는 길거리(street), 광장(square)의 의미로 어디에서나 무대(stage)가 되는 구로의 예술 축제를 의미한다. 또한,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성장 발판의 기회 마련을 위해 대상 수상자(팀)에게 상금 100만 원을 줄 예정이다. 이 축제를 위해 비오엠 정원직 대표가 개발한 케이팝콘(K-POPCON) 경연 전문 앱을 활용하여 저소음 기술과 예술 융합을 선보인다. 경연 전문 앱은 공연 현장에서 발생하는 스피커의 소리를 줄이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시 대표 전통문화명소인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과 ▴운현궁(종로구 삼일대로 464)이 올 한 해 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조선시대 후기 상류층부터 서민까지, 다양한 계층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한옥 5채를 남산 기슭으로 이전·복원해 조성한 전통문화공간이다. 도심 속에서 조선시대 주거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야외 박물관’으로 국내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운현궁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이자,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거주했던 ‘잠저’로 조선 후기 정치의 주요 무대다. 특히 노락당은 고종과 명성황후가 혼례를 올린 공간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올해 두 문화명소는 전통 세시풍속과 역사성을 살린 기존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오면서도 MZ세대 중심의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전통예술작품 전시와 광복 80주년을 맞이 특별 기획공연 등을 다수 마련하여 의미를 더한다. 먼저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끈다. 운현궁은 ‘운현궁에서 쉬라궁’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한다. 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고흥군(군수 공영민)은 오는 5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 동안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일원에서 '제15회 고흥우주항공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위대한 인류의 비상, 지구문명에서 우주문명으로'라는 구호 아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주항공 축제로서 고흥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끊임없는 도전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아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밀 계획이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나로우주센터 발사장 견학, 누리호 1단 엔진 클러스터링 등 연구개발품 전시, KAIST 우주로봇 기술 시연, 우주인 카니발, 우주식량 시식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또한, 초대형 우주터미널 조형물을 제작ㆍ설치해 축제의 상징물로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온라인 참여 프로그램으로 우주인 아이디어 공모전, 우주여행 사생대회 등이 진행되며, 우주항공 관련 전시로 인공위성, 나로호 인양엔진 등 87종이 소개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별자리 관측 등 30여 종의 과학 체험이 마련되며, '바가앤본드'의 코믹 퍼포먼스를 비롯한 다양한 우주인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고흥군 특산품을 활용한 향토음식관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삼현수간첩(三賢手簡帖)》은 1599년(선조 32)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 1534~1599), 우계(牛溪) 성혼(成渾, 1535~1598),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가 주고받은 친필 편지를 모아 만든 첩으로, 원(元)ㆍ형(亨)ㆍ이(利)ㆍ정(貞) 4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첩은 세 선비가 나눈 솔직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어 그들의 우정과 관심사뿐만 아니라 세 선비의 필체(筆體)까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삼현수간첩》의 구성과 전래 송익필의 문집인 《구봉집(龜峯集)》 「현승편(玄繩編)」에는 《삼현수간첩》과 동일한 내용의 편지가 여럿 실려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 선비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첩의 제목이 원래 ‘현승편’이었고 후대에 ‘삼현수간’이라는 이름이 붙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현수간첩》은 원첩 23통, 형첩 26통, 이첩 26통, 정첩 23통 등 모두 98통의 편지로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구봉집》, 성혼의 문집인 《우계집(牛溪集)》, 이이의 문집인 《율곡전서(栗谷全書)》에서 살펴볼 수 없는 내용의 편지가 15통이나 실려 있습니다. 첩의 각 쪽에는 ‘황강사계창주고가(黃岡沙溪滄州古家)’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미스 K는 사뿐사뿐 걸어서 계산대로 가더니 명함을 석 장을 가져와서 나누어 주었다. K 교수는 예쁜 디자인의 명함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정통 이태리 음식점 파스타 밸리. 대표 K은정. 전화번호 031-xxx-xxxx. 찬찬히 명함을 들여다보던 K 교수는 갑자기 운명 같은 만남이라는 생각이 퍼뜩 스치고 지나갔다. 봄꽃은 오래 가지 못한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열흘 넘게 피어 있는 꽃은 드물다. 그것은 마치 인생에서 아름다운 청년 시절이 10년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청년 시절처럼 힘이 넘치고 모든 일에 자신이 있는 질풍노도의 시간은 10년을 넘지 못한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청춘이다”라는 말은 과장법이요 소망일 뿐이다. 몸이 늙으면 마음도 따라서 늙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청춘 시절에 일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고 후회 없이 보내야 할 것이다. 며칠이 지나자 이제 연분홍 진달래꽃은 지고, 노란 개나리 꽃잎도 져 울타리 아래에 어지러이 흩어져 있다. 새색시처럼 화사하던 목련은 커다란 꽃잎이 뚝뚝 떨어져서 목련나무 그늘에는 시들고 변색한 꽃잎이 수북하였다. 목련은 피어 있을 때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예조 판서 이후원(李厚源)이 아뢰기를, "장악원(掌樂院)에 있는 《악학궤범(樂學軌範)》 세 권은 성종(成宗) 때 성현(成俔)이 지은 것입니다. 조정의 음악은 다 이 제도를 쓰는데, 이것은 여염집에 있는 책이 아니므로 임진란 뒤에 장악원이 고쳐서 펴냈고 판본(板本)이 본원에 있으니, 교서관(校書館)을 시켜 여러 건(件)을 박아 내게 하여 사고(史庫)에 나누어 보관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위는 《효종실록》 14권, 효종 6년(1655년) 3월 8일 기록으로 《악학궤범(樂學軌範)》을 추가로 찍어내도록 했다는 내용입니다. 《악학궤범》은 먼저 성종 때인 1493년 예조판서 성현, 장악원제조 유자광, 장악원주부 신말평 등이 왕명으로 펴낸 악서(樂書)지요. 그 내용은 12율의 결정(決定)과 여러 제향에 쓰이는 악조(樂調)에서부터 악기의 차림, 정재춤(궁중춤)의 나아감과 물러남, 악기ㆍ의물(儀物, 의식에 쓰이는 여러 가지 도구)ㆍ관복(冠服)에 이르기까지, 제향(나라에서 지내는 제사)ㆍ조정의 조회ㆍ궁중 잔치에서 쓰일 음악 연주에 필요한 사항들을 빠짐없이 망라하였습니다. 성종 당시의 음악 전반을 자세히 기술한 이 《악학궤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