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현대인의 삶은 하루 24시간, 1년 365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표준시간이 없었던 옛날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시간을 알았을까요? 인류가 처음 활용한 자연시계는 해였습니다. 하지만 해만 올려다보고는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림자의 길이로 시간을 알 수 있는 해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해시계는 해와 그림자를 만드는 막대기만 있으면 되니 복잡하지도 않고 지구가 자전하는 한 고장 날 일도 없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휴대가 가능할 정도로 작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기계식 시계가 나오기 전까지 다양한 문명권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었습니다. 더 많은 백성이 시간을 알게 하라, 오목해시계 조선 세종 때 대표적인 해시계인 앙부일구(仰釜日晷) ‘하늘을 떠받드는 가마솥[仰釜]’과 같이 오목한 모양의 해시계라는 뜻입니다. 보통 해시계는 해그림자가 표시되는 시반면(時盤面)이 평면인 경우가 많은데, 앙부일구는 특이하게도 시반면이 오목한 반구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구’는 ‘해그림자’라는 뜻으로 해시계를 이르는 말입니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앙부일구 곧 오목해시계는 세종 16년(1434) 10월 2일 혜정교(惠政橋)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26년 전인 1895년 10월 8일, 조선의 국모인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관련된 편지가 일본에서 발견되었다고 11월 16일치 아사히신문이 크게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편지는 단순한 시해사건 내용이 아니라, ‘자신들이 궁궐에 들어가 명성황후를 시해했다’는 자백의 편지라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들이 왕비를 죽였다’고 자백한 사람은 당시 조선의 영사관보였던 호리구치 구마이치(1865~1945)다. 이번에 발견된 편지는 호리구치가 자신의 고향인 니가타현 나카도리무라(현 나가오카시)에 사는 친한 친구이자 한학자인 타케이시 사다마츠에게 1894년 11월 17일자로부터 사건 직후인 1895년 10월 18일자까지 보낸 8통의 편지다. 이 편지 가운데 여섯 번째가 명성황후 시해 다음 날인 1895년 10월 9일자다. 이 편지에는 사건 현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진입은 내가 맡았다. 궁궐 담장을 넘어 황후침전에서 왕비를 시해했다’ 라고 하면서 '생각보다 시해가 간단해 매우 놀랐다'라는 느낌까지 적고 있다. 편지에서 밝힌 이른바 ‘왕비 시해 그룹’은 일본 외교관, 경찰, 민간인 등이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 편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영산회상이 무대 위에서 연주되는 악곡으로서의 값어치도 크지만, 국악의 이론적 연구 자료로서도 값어치도 크다고 이야기하였다. 일반적으로 영산회상은 3음, 혹은 4음 음계의 계면조(界面調) 음악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국악의 계면조란 무슨 뜻이고 음 구성은 어떠한가?' 하는 이야기를 해 본다. 전통음악의 음계는 크게 평조와 계면조로 구분된다. 평조는 쏠-라-도-레-미와 유사한 음계이고, 계면조는 라-도-레-미-쏠로 구성된 음계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 대표적인 음악이 조선 초기의 종묘제례악이나 전통가곡과 같은 음악이다. 종묘제례 때의 음악은 크게 두 종류의 음악을 연주하는데, 하나는 평조 음계로 지어진 <보태평>이고, 다른 하나는 계면조로 지어진 <정대업>이라는 음악이다. 그런데 평조는 예나 지금이나 5음을 유지하고 있지만, 계면조의 음악은 5음의 구성에서 제2음을 생략하여 4음 음계로 변화되어 쓰이고 있어서 다소 달라진 것이다. 국악의 음계를 논의할 때, 자주 쓰이는 우조(羽調)란 말이 있는데, 이는 음계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라, 웃조, 곧 높은 조를 뜻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금강산을 바라보다 정선(鄭敾, 1676~1759)이 그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斷髮嶺望金剛山]>은 바라보는 주체와 바라봄의 대상이 모두 표현된 특별한 그림입니다. 그림 오른편에는 단발령에 서서 저 멀리 금강산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그렸습니다. 단발령은 금강산 여행이 시작되는 고개로, 이 고개에서 바라본 광경이 너무나 황홀해 머리를 깎고 산에 들어가 승려가 된다는 뜻의 이름입니다. 정선은 단발령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길과 그곳에서 느낀 강렬한 첫인상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화면 왼쪽 위에 그려진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는 하얗게 칠해져 은빛 수정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정선은 그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당시의 벅찬 감동을 담고자 근경과 원경 사이를 과감하게 생략했습니다. 정선의 그림은 조선 말기 학자인 이상수(李象秀, 1820~1882)의 글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늘이 드높은 가을날 저녁볕이 동쪽을 비출 때, 저 멀리 하얗게 솟아오른 금강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흔들리고 정신이 황홀하여 결국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된다고 한다. 봉우리마다 하얗게 눈이 내린 듯하고 그 바위의 생김은 마치 늙은 신선들 같아, 구슬 관을 쓰고 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11월, 일본의 전통 행사인 ‘시치고상(七五三)’ 풍습을 볼 수 있는 달이다. 예전에는 11월 15일에 ‘시치고상(七五三)’ 행사를 했으나 요즈음은 ‘10월부터 11월 사이에 형편이 좋은 날’을 잡아 행사를 치르는 이들이 많다. 시치고상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일본 어린이들을 위한 신사참배 날이라고 보면 된다. 일본에는 한국 아이들처럼 돌잔치가 없다. 그 대신 시치고상을 신사에 가서 치른다. 말 그대로 3살, 5살,7살을 맞이한 아이들에게 전통 옷을 입혀 신사 참배를 시킨다. 이 무렵이 되면 시치고상을 위해 어린아이들에게 입힐 기모노를 파는 가게, 머리 손질을 해주는 미용실,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 등이 분주해진다. 시치고상은 남자아이의 경우 3살과 5살 때 여자아이는 3살과 7살이 되는 해에 치룬다. 이러한 풍습은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무병장수를 비는 일생의 통과의례 행사인 것이다. 유래는 1681년 도쿠가와 집안의 5대 장군인 도쿠가와 츠나요시(川綱吉)의 장남 도쿠가와 도쿠마츠(川松)의 건강을 빌기 위해 비롯되었다고 하는 설이 있다. 신사에서 시치고상 의식을 치른 아이들은 손에 ‘치토세아메(千歲飴)’를 하나씩 받아 드는데 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별곡의 한 종류가 곧 민간에서 연주되는 <가진회상>이며, 영산회상을 연주하되, 중간에 <미환입>을 첨가하고 <군악>의 뒤를 이어 <계면가락> <양청> <우조가락도드리>까지를 연주한다고 하였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악영산회상은 9곡의 모음곡이고, 평조회상과 관악영산회상은 각각 8곡이어서 모두 25곡이다. 여기에 <가진회상> 가운데 현악영산회상과 중복되지 않는 <도드리>, <계면가락>, <양청>, <우조가락> 등 4곡을 포함하면 모두 29곡이 되는 셈이다. 이 악곡들을 피리나 대금, 해금, 단소, 또는 거문고나 가야금 등, 6개의 주요 선율 악기들이 각각 독주로 1~2곡씩을 연주한다면 오랜 시기간 음악회를 꾸밀 수 있는 분량이 된다. 그래서 4종의 영산회상이 연주계의 주요 연주곡목이 되고 있다는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악영산회상>의 경우에는 거문고, 가야금, 세피리, 대금, 해금, 단소, 양금, 장고 등, 8인의 단잽이(1악기에 1인 연주자) 편성을 관습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울긋불긋 단풍의 계절이 찾아왔다. 단풍이라 하면 일본도 그 어디에 뒤지지 않을 만큼 명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맘때면 앞다투어 단풍 명소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다. 코요 월커 플러스(koyo.walkerplus)의 경우에는 단풍명소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1)지역 중심으로 찾기 2)전국 단풍 랭킹으로 찾기 3)지금 가장 볼만한 명소로 찾기 4) 가까운 시일내에 볼만한 곳으로 찾기 5) 지난해 11월, 아름다웠던 곳으로 찾기 등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는 ‘전국단풍명소랭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랭킹 1위는 도쿄 다치가와시(立川市)에 자리하고 있는 국영소화기념공원(国営昭和記念公園)이다. 이 공원은 소화(昭和)왕 재위 중인 1983년에 설립한 공원으로 ‘보고, 놀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으며 4계절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다. 공원 안에는 소화천황기념관도 조성되어 있다. 2위는 기후현 다카야마시(岐阜県高山市)에 있는 히다미노개울가도(飛騨美濃せせらぎ街道)이다. 히다미노지역은 64km 길이의 드라이브 코스로 참나무, 너도밤나무, 낙엽송 등 활엽수가 황금색으로 변하는 광경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평조회상>이야기를 하였다. 현악영산회상을 전체적으로 4도 아래로 이조(移調)시킨 낮은 조의 영산회상이라는 뜻, 4도 낮출 수 없는 부분은 5도 위로 자리바꿈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앞뒤로 잔가락이나 시김새를 넣어 다른 곡처럼 들린다는 이야기, <상령산>은 피리나 대금의 독주곡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처럼 기존의 악곡에서 새롭게 변주하거나, 발전시켜 독주곡으로 만들어 연주해 오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영산회상의 또 다른 악곡에서도 새로운 변주곡을 창작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할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현악영산회상>을 비롯하여 관악기 중심으로 연주되는 <관악영산회상>, 그리고 <현악영산회상>을 낮게 이조 시켜서 관악기와 현악기, 타악기 등이 골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평조회상>, 등이 모두 현재까지도 활발하고 다양하게 연주되고 있어서 연주곡목을 풍성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몇 곡을 더 추가하여 구성이나 편성을 달리하는 영산회상도 있다. 이름하여 <별곡>이다. 구체적으로 <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과 한국의 문화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들이 많은데 그 가운데 인상 깊은 것 하나를 들라하면 ‘결혼한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르는 법 제도’이다. 일본은 예컨대 다나카(田中) 성씨의 여성이 나카무라(中村) 성씨의 남성과 결혼을 하면 나카무라(中村)로 바꾸는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물론 자녀가 태어나면 남편의 성씨를 따른다. 그러니까 남편의 성씨를 부인과 아이들이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김(金)씨 성의 여성이 이(李)씨 성의 남성과 결혼하더라도 성씨는 변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볼 때 이러한 한국 여성들의 ‘고유 성씨 유지’가 어떻게 비쳐질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던 적이 있다. 그 해답은 오래지 않아 풀렸다. 꽤 오래된 일이지만 일본에 있을 때 이름하여 ‘부부별성제도(夫婦別姓制度)’라는 주제의 티브이 토론을 종종 목격한 적이 있다. 부부별성제도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결혼 전까지 사용하던 성씨를 남편 성으로 바꿈으로써 야기되는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웃나라인 한국 여성들은 부부가 각각의 성씨를 쓰지 않는가?” 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부부가 각각의 성씨를 쓰면 가족 구성원 간의 결속감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관악영산회상》제1곡 <상령산(上靈山)>을 무용반주 음악으로 변주시킨 음악이 바로 향당교주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변주방법은 각 장고점간의 시가(時價)를 규칙적으로 만들고, 가락이 없는 시작부분에 피리 가락을 채워 넣으며, 낮은 선율은 옥타브 위 음으로 올려서 연주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세 번째 영산회상인 <평조회상 平調會相>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영산회상이란 곧 <현악영산회상>을 뜻하는 말이다. 이를 변주시킨 음악이 바로 <평조회상>이다. 어떻게 변주시켰을까? 전체적으로 4도 아래로 이조(移調)시킨 음악이다. 낮은 악조로 옮겼기에 이름도 <평조 영산회상>, 줄여서 <평조회상>으로 부른다. <현악영산회상>이 높은 조, 즉 웃조(羽調)이고 그에 반하여, 낮은 조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평조회상은 현악영산회상과 동일한 음계이며, 다만 그 중심음이 영산회상보다 4도 낮은 곡조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곡을 4도 낮게 연주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악기에 따라서는 음역의 제한으로 인해, 내릴 수 없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