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느 사회나 ‘지금 것’이 아니라 ‘옛것’에 대해서 향수를 갖게 되나 보다. 한국도 6~70년대 거리를 재현해 놓는다거나 이 무렵의 물건들을 모아놓은 사설 박물관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옛것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옛것에 대한 향수에 관심이 많은 데 최근에는 조형 작가(造形作家) 이소무라 유리(磯村友里, 46살) 씨의 ‘옛것’에 대한 미니어처 전시가 열리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이소무라 유리 씨의 작품 배경은 1975년대로, 이번 전시는 예전에 교토 상점가에서 팔던 막과자 가게(駄菓子屋), 소바(메밀국수) 가게, 문구점에서 팔던 어린이용 과자 등을 재현한 미니어처 작품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막과자 가게의 미니어처 모습을 보면 다다미방에 소쿠리를 놓고 거기에 경단이나 양갱 등을 담아 팔고 있다. 아울러 노련(일본 가게에서 영업 중임을 알리는 출입구에 늘어뜨린 헝겊), 차단스, 코타츠(일본 난로), 이불, 족자 등의 물건도 있다. 또한 현관 진열장에는 화지와 찰흙, 장식용 구슬을 이용해 정교하게 만든 차림표도 전시된다. 이소무라 유리 씨는 이번에 전시 중인 작품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방영기 명창의 국악입문 50돌을 기념하여 영상으로 제작된 공연 내용을 소개하였다. <산타령>의 <놀량>을 독창으로 불러 선소리꾼으로의 공력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는 이야기, 성남의 명창들과 함께 경, 서도민요를 흐드러지게 불러 주었다는 이야기, 지경다지기 소리는 방영기 명창이 발굴한 작품으로 경기 중부지역의 음악적 토리와 특색있는 선율로 짜여져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방영기의 고향은 경기도 성남, 분당구 이매동이다. 5대째 200여 년을 한자리에서 살아온 뿌리 깊은 집안의 2남 8녀 가운데 장남이다. 10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는데, 어린 시절을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지금과는 달리 이때만 해도 아들로 태어난 것은 집안의 경사로 여겼던 시절이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말할 것도 없었고, 성장과정에서 조부, 조모님의 사랑도 하늘만큼 높았고 바다처럼 깊었지요. 그런데 저는 어려서부터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춤과 소리를 배우겠다고 하자, 가문의 종손이 춤꾼이 되려고 하고, 소리꾼이 무슨 말이냐라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는 7월 23일(금)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에 대한 ‘중지’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관련한 <데일리 투표 순위>를 보면, 5월 10일부터 5월 20일까지 일반 시민 대상 투표 중 5월 18일 현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설문은 “도쿄올림픽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였고 응답자는 65만 명이었다. 1) 중지해야한다 (79.4%, 51만 6627표) 2) 연기해야한다 ( 8.3%, 5만 4090표) 3) 관객수를 제한해서 열어야 한다 (7.4%, 4만 8395표) 4) 기타 (4.9%, 3만 1932표) 65만 명의 응답자 가운데 무려 80%에 가까운 사람들이 ‘중지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필자의 일본 지인들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특히 사이타마현 오노 모토히로(大野元裕) 지사는 5월 18일 자 산케이신문(産経新聞)과의 기자 회견에서 “코로나19가 수습되지 않는 한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의 개최 중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라(奈良) 및 도쿄도의 대응에 관해 ‘감염 상황을 보고 냉정하게 판단해 주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최 직전에 감염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12가사의 연행 형태와 장단 및 반주형태 이야기, 12가사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나 그 전승이 활발치 못하다는 이야기, 선율구조는 아름다우나, 그 노랫말의 뜻을 이해하기 어렵고, 박자가 느리고 반복이 심해 확산의 제한을 받는다는 이야기, 활발한 전승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표기회나 경연대회, 대학의 전공 확대 방안 등을 위해 관련 기관과 단체, 그리고 문화재청은 특별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방영기 명창의 국악입문 50돌을 기리는 발표공연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방영기의 공연은 지난해 몹시도 춥고 바람이 세차게 불던 겨울에 ‘성남아트쎈터 콘써트 홀’에서 열렸다. 정확하게는 12월 15일이었다. 국가무형문화재 19호 선소리 산타령 전수조교로 활동하고 있는 방영기 명창이 국악 입문 50돌을 기리는 큰 공연, <2020, 우리소리를 찾아서>라는 공연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청객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려 객석은 거의 비어 있었고, 영상을 통해 공연을 관람한 숫자가 상상을 초월했다고 한다. 비대면 공연이어서 객석으로부터의 추임새는 기대할 수 없었지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마츠리의 나라 일본, 365일 전국의 어느 곳에서인가 마츠리가 열리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마츠리가 많은 나라에서 코로나19 타격은 크다.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의 아오이마츠리, 7월 16일의 기온마츠리, 10월 22일의 시대마츠리를 꼽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츠리 행사를 중지한다는 일본 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지만 일본의 교토에서는 아오이마츠리 날로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일본 전역에서 마츠리를 보러 교토로 몰렸을 텐데 지난해와 올핸 사정이 다르다. 아쉽지만 아오이마츠리(葵祭)의 유래라도 살펴보자. 가모마츠리(賀茂祭)라고도 불리는 아오이마츠리는 《가모신사유래기》에 따르면 6세기 무렵, 긴메이왕 시절에 일본 전역에 풍수해가 심각하여 점쟁이에게 점을 쳤는데 가모대신(賀茂大神)이 노한 것으로 나와 그 노여움을 풀기 위한 제례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노여움을 풀기 위한 수단으로 제주(祭主)는 튼튼한 말을 골라 방울을 잔뜩 달고 기수 얼굴에 동물 가면을 씌워 가모신사 주변을 돌면서 성대한 제례의식(마츠리)을 행한다. 아오이마츠리 뿐만 아니라 일본의 마츠리는 대부분이 고대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가사 음악의 노랫말과 지은이, 실려있는 악보를 소개하고, 1920년대 이후 하규일과 임기준이 아악부 악생들에게 전해 주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들에게 배운 이병성, 이주환, 김기수, 홍원기 등은 국립국악원이나 국악학교 학생들을 지도해 오면서 전승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 가사 음악만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은 가운데, 198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농악회 회원들이 12가사 가운데 6곡을 공개발표 하였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번 주에는 가사음악의 연창형태를 비롯하여 장단, 반주형태, 확산의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다. 가사는 부르는 사람이 직접 장단을 치면서 혼자 부르거나, 또는 반주자의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형태이다. 가락이 복잡하고 창법상의 특성으로 인해 여럿이 함께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사의 장단 형태는 6박형 느린 도드리장단이 대부분이다. 예외로 <상사별곡>이나 <양양가>, <처사가> 등은 5박형 장단으로 부르며 <매화타령>은 빠른 6박형, <권주가>는 일정한 장단형 없이 노래에 따라 조절함으로 가사창의 장단형은 노래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불축제’라고는 했지만 사실 활활 태우고 남은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걷는 행사로 이 축제가 의미하는 내용보다 외형만을 볼 때 화상을 입지 않을까 아찔한 생각이 든다. 타다 남은 장작더미 위를 맨발로 걸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처음에는 뜨거울 줄 알았는데, 불 위를 걸어보니 전혀 뜨겁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를 뛰어넘어 건강하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초등학생 4학년(남), 참여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기원하여 불 위를 걸었습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각오로 일상에 임하고 싶습니다.” -50대 여성 참여자- 이른바 <불 위를 걸어 악귀를 쫓는 축제(柴燈護摩火渡り修行, 이하 줄여서 ’불축제‘)>는 해마다 4월 29일, 야마나시현 고슈시(山梨県 甲州市)에 있는 호코지(放光寺)에서 하는 축제(마츠리)다. 이 절에선 해마다 불축제를 해왔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중단되었고 올해는 인원수를 줄여 소규모로 실시했다. 불축제는 1미터 남짓한 높이의 '호마단(護摩壇)'에 호마목(護摩木)을 쌓아 불을 붙인 뒤 불길이 잡히기를 기다려 타고 남은 장작더미 사이에 2미터쯤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미추홀 정가원>이 평소 어린 학생들이나 어머니반 회원들에게 시조와 민요를 중심으로 하는 공연이나 강좌를 열어왔다는 이야기, 지난겨울 “렉쳐 콘서트 시리즈 1, ‘박금례의 정인가담(情人歌談)’을 기획, 코로나 정국에서도 가사, 평시조, 지름시조, 송서(誦書), 경기좌창과 민요, 전통무용을 중심으로 하는 비대면 공연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 평균수명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중년기가 길어지고, 갈등과 스트레스, 우울감 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정가원에서는 전통음악과 무용을 선택해 왔기에 이곳은 학교의 기능을 지닌 동네의 배움터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지난주에 언급한 바 있던 수양산가, 곧 가사(歌詞)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였는데, 독자들의 질문과 소개의 요청이 있어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기로 한다. 가사(歌詞)란 가곡, 시조와 함께 정가에 속해 있는 노래이다. 그러나 그 노랫말의 형태는 구별된다. 가곡이나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의 3장 형식을 취하고 있는 시조(時調) 시(詩)를 노랫말로 하지만, 가사는 비교적 장가(長歌)에 속하는 노랫말을 취하는 성악이다. 그런데 가사의 노랫말은 작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미녀는 ‘남자의 앞길에 해로운 존재’라는 말이 예로부터 전해오고 있는데 그도 그럴 만하다. 이마카와 우네메(今川采女)라는 사람은 태어난 에치고(越後, 현재의 니가타현)에서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거듭하다 결국 사람을 죽이고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다. 그나마 일가(一家)가 없는 것이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최근 2년 남짓 정을 나누던 여자가 있었는데 이 여자가 이 무렵 이별을 슬퍼해 “어디든 함께 데려가 주세요”라며 소맷자락을 잡고 매달렸다. 여자가 워낙 절실히 원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여자를 데리고 두 사람은 지역의 경계인 검문소를 피해 도망쳐 간신히 위험한 에치고를 벗어나 시나노(信濃, 현재의 나가노현) 길로 들어섰다.“ 이는 에도시대의 인기작가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 1642~1693)가 지은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이야기(西鶴諸国ばなし)》 제5권 제4화의 첫 대목이다. 살던 고향에서 간신히 도망친 부부(정식 부부는 아니지만 편의상)는 밤이 되어서야 낯선 동네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생판 모르는 동네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일이 쉽지 않다. 그 마을에 숙박을 할 수 있는 집이 몇 집 있었으나 부부가 워낙 늦게 마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박금례 원장이 시조창, 경기 민요, 송서와 율창, 전통춤을 하나로 아우르는 소통의 장으로 정가원을 세웠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는 묵계월을 위시하여 여러 명인 명창에게 노래와 춤을 배웠는데, 특히 이동규의 정가는 그의 부친 이병성의 노래를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이주환 명인의 가락을 이어받은 국립국악원 정통의 가곡이어서 정가원 회원들이 부르고 있는 정가는 정통의 소리제라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박 원장은 인천시 부평구에 <미추홀 정가원>을 세우고, 시청이나 구청에서 지원하는 마을 공통체 사업이라든가, 또는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고 있다. 특히 마을 공통체 사업의 하나로 시조와 민요를 중심으로 하는 “소리 밥상”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봉사적 성격을 띠고 있는 공연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역의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들에게 시조나 민요 강좌를 꾸준히 열어 오면서 활성화를 꾀하여 왔고, 어머니 회원들의 경우는 그들 가슴속에 잠재된 여인의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동기를 제공해 줌으로 해서 더더욱 정가원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작년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