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지난해 봄에 폐결핵의 후유증과 해결책을 알아보는 글을 내보인 적이 있다. 나름 충실한 글이라 자부하였는데 최근에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극도의 폐결핵 후유증을 호소하는 두 명의 환자분을 진료하면서 이전 글이 미흡했다고 자각하게 되어 다시 한번 얘기해보려 한다. 우리가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체는 비상사태가 되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에 따라 생체리듬이 깨지고 여러 장부에 짐이 되고 손상이 이루어진다. 크게 볼 때 감기와 최근의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감염이 있고, 상한 음식물을 먹었을 때 발생하는 장염과 호흡기로는 폐결핵과 같은 세균 감염이 있다. 대부분 감염질환은 급성으로 3~4일 이내에 해소되거나 만성으로 전환되어도 3주에서 3개월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폐결핵만은 가볍게 치료되어도 6달, 길면 1년이 넘도록 인체가 결핵균과 치열한 전쟁을 해야 겨우 승리하는 것이다. 곧 인체의 입장에서 6달 이상을 결핵치료약의 원조(援助)를 받으며 생사(生死)를 건 치열한 전투를 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6달 이상 이루어진 전쟁으로 전쟁터가 되었던 폐(肺)는 엄청남 물리적 손상을 입게 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6월 24일(목) <답사 참가자> 이상훈 박인기 우명길 이규석 원영환 최돈형 홍종배, 모두 7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7월 6일(화) 이날 걸은 평창강 따라 걷기 제9구간은 영월군 한반도면 광전리 소오목2교에서 한반도면 광전리 한아름민박집 앞 평창강가에 이르는 9km 거리이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한반도면의 일기예보를 확인하여 답사팀 카톡방에 올렸다. 그런데 석영은 답사 참가를 뒤늦게 결정하는 바람에 제시간에 출발하는 기차표는 매진되고 1시간 먼저 출발하는 기차표를 겨우 구했다고 한다. 그는 오전 8시 40분에 평창역에 도착하였다. 그는 국문과 교수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감성이 매우 풍부한 친구다. 그는 아침 9시 20분에 답사팀 카톡방에 “오늘 행로에 전경으로 드리우는 한시 한 편입니다”라고 서문을 달아 다음과 같은 시를 올렸다. 雨餘庭院靜如掃 風過軒窓凉似秋 우여정원정여소 풍과헌창량사추 山色溪聲又松籟 有何塵事到心頭 산색계성우송뢰 유하진사도심두 비 갠 뒤 정원은 비질한 듯 고요하고 들창에 바람 들자 가을인 양 서늘하다. 산빛과 냇물 소리 솔가지 퉁소 소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이순지(李純之, ?∼1465)는 세종 때 천문학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은 조선 전기 대표 천문학자다. 이순지의 출신배경은 장영실과 다르다. 양반 출신에 문과시험도 급제한 문관 관료다. 이순지는 세종 9년(1427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서운관 판사 등을 거쳤고, 문종 때에는 호조참의 그리고 단종 때에는 예조참판, 호조참판을 지냈고, 세조 때에는 한성부윤(현 서울특별시장)을 지냈다. 많은 사람이 세종 때 과학자 하면 장영실을 떠올리지만, 업적으로 따지면 이순지도 장영실 못지않다. 문관 출신이지만, 한양의 위도를 맞출 정도로 천문학에 조예가 깊었다. 이순지가 명문 집안에서 태어나 천문학자가 된 것은 25살인 1430년 무렵에 세종이 선발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후대 《세조실록》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1465년 (행 상호군 이순지의 졸기) 행 상호군 이순지가 졸(卒)하다. 이순지의 자(子)는 성보(誠甫)며, 정미년(세종 9년, 1427)에 문과에 급제하였다. 당시 세종은 달력에 의해 천체의 운행을 추정하는 일이 면밀하지 못함을 염려하여, 문신을 가려서 산법(算法)을 익히게 하였는데, 이순지가 근본을 캐어 들어가 연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은 보통 삶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이러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 우리나라 현대인들의 삶에서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오면서 여러 가지 파국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후반부만 되어도 8시간 수면이 힘든 사회적 환경을 가지게 되었고, 중고생은 8시간을 자면 공부 안 하고 노는 아이로 치부되었으며, 중장년의 경우 8시간을 충분히 자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수면이 중년까지는 충분히 자야 하는데 시간이 아까워 다른 일을 하느라 자지 못했다면, 중년의 어느 시점부터는 잘 수 있고 자고 싶은데도 잠을 못 이루는 상태가 된다. 결국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한국인은 하늘이 부여해준 삶의 1/3에 이르는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게 되며 놓친 시간만큼 반대급부의 여러 가지 고초를 겪게 된다. 인생을 90살까지 산다면 30년을 자면서 보내게 되는데 너무 길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자지 않으면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없어서 인간에게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면 시간을 획득하지 못했을 경우 젊음과 건강이 유지될 때는 어찌어찌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의 여러 장부와 조직은 일정한 구조와 기능이 있는데 우리 목의 연구개 부위는 좀 더 특수한 구조와 기능이 있다. 목의 연구개 부위는 호흡을 통해 공기가 통하는 호흡기 통로이면서 음식이 지나가는 소화기의 통로도 되는 이중적인 기능을 지닌 구조인 것이다. 이는 호흡의 양면성에 기인하게 되는데 우리는 호흡을 통하여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어 인체에 필요한 가스교환을 하는 동시에 발성(發聲)까지 하게 된 것에 연유한다. 곧 호흡이 순수한 가스교환만이 목적이라면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를 완전히 분리해도 된다. 그러나 발성까지 고려하면 발성은 허파꽈리(폐포)의 폐활량에서 출발하여 성대를 거쳐 음식의 통로인 입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소리는 호흡기와 소화기 통로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의 교차하는 곳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연구개가 존재한다. 연구개를 조절함으로써 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은 식도로 넘어가고, 코를 통해 유입된 공기는 기관지로 흘러 들어간다. 그런데 연구개 조절이 잘 안 되어 음식이 기관지로 유입되면 기관지는 음식물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음식이라는 이물질에 대한 물리적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은곡은 어디서나 막걸리를 즐겨 마신다. 술이 들어가자 기분이 좋아진 은곡은 주인장에게 허락을 받고서 판소리 춘향전의 한 토막을 무반주로 구성지게 하였다. 나는 단골메뉴인 사철가를 했는데, 은곡이 추임새를 적절하게 넣어주어서 소리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우리는 1시 45분에 식당을 출발하였다. 82번 도로를 따라 조금 가자 왼쪽으로 강 따라가는 좁은 길이 나타난다. 이 길은 도로표지판에 장충동길이라고 쓰여 있다. 영월군청 누리집에서는 장충동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장충동(長忠洞)은 영월군 서면 광전리 매운(梅雲)과 평창강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마을로서, 충주 지(池)씨가 개척한 지씨 집성촌이다. 원래 주녹골(朱帥谷)이라고 불렀는데 주녹골의 유래는 마을 뒷산에 예부터 노루와 사슴이 많았으므로 '주녹골'이라 하였다. 지계최(池繼崔) 장군이 병자호란 때 나라에 큰 공을 세웠으므로 '장충동(長忠洞)'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평창강 따라 나 있는 장충동길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다. 넓이는 차가 한 대 지나갈 정도인데, 중간중간에 교차를 할 수 있도록 조금 넓은 지점을 만들어놓았다. 장충동길로 들어서자 바로 장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희망의 2022년 새해를 우리 함께 맞이합니다. 코로나 돌림병으로 저마다 힘들어 무너졌던 우리들 마음도 함께 일으켜 세우는 새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방귀희 선생은 외환위기(IMF) 때 그러니까 1997년에 처음 만났습니다. 그는 태어나서 한 번도 일어서거나 걸어 본 적이 없는 1급 지체 장애인이지만 서울 무학여고를 수석으로 입학했으며 동국대 불교철학과를 수석 졸업한 화제의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창간 발행하던 장애인의 문학잡지 <솟대문학>을 차마 폐간할 수 없으니 허 시인의 주변에 후원해 주실 분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요.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에 누가 손들고 나서서 도와주겠습니까? 그러나 방 회장의 간절함이 이루어졌고 제가 소개한 ㈜놀부의 창업주 오진권 대표가 십수 년 동안 꾸준히 후원해 주었지요. 간절한 소원은 이루어지듯 넘어져 주저앉은 우리들 마음도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작가로, 대학 강의와 장애인의 복지 관련 단체에서 열정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 방귀희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방 귀 희* 남의 마음을 어찌 읽을 수 있으랴만 태어나서 한 번도 일어서서 걷지 못한 그 절망의 마음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추위와 더불어 본격적인 겨울이 되었다. 어릴 적 시골생활을 할 때 겨울이 되면 양볼이 빨개져서 콧물을 줄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현재 한의사가 되어서도 겨울이 되면 물코 비염이라는 환절기 질환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감기에 걸려서 콧물이 나기도 하지만 감기와 상관없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흔히 말하는 물코비염(겨울비염)이다.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코의 점막을 마비시켜 겨울 추운 날씨에 심신이 움츠러들면서 코는 빨개지고, 콧물이 많아지고 입과 코에서는 하얀 김이 나오기 시작한다. 더 심해지면 코에서 수돗물이 나오듯 점성이 없는 맑은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면 바로 회복되지만 지속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것은 쌀쌀한 공기가 코에서 충분히 가온, 가습 되지 못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인후와 기관지에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면 인후부에 가래가 생기고 기관지가 부담받아 기침하게 된다. 아침저녁에만 조금 기침을 한다면 생활을 관리하면서 지켜봐도 되지만 낮이나 잠잘 때도 기침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산에는 녹음이 우거졌다. 봄꽃은 다 졌고, 이제는 여름꽃이 많이 보인다. 흰꽃으로는 데이지(정확한 이름은 샤스타 데이지)가 많이 보이고, 노란꽃으로는 금계국이 곳곳에서 보인다. 군데군데 노란 애기똥풀도 보이고. 강에는 다슬기를 잡는 사람과 낚시하는 사람이 보인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백로와 가마우지도 보인다. 감자밭에서는 하얀 감자꽃이 벌써 피었다. 옥수수밭에서는 옥수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세상 만물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면서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82번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자 판운교가 나타났다. 판운교를 지나 이제는 강을 왼쪽에 두고 계속 걸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오른쪽에 영월화석박물관이 나타났다. 답사팀의 일원인 석주는 전공이 지구과학이다. 나는 박물관에 도착하기 전에 석주에게 박물관에 가면 화석에 대한 설명을 좀 해달라고 미리 부탁을 해두었다. 그런데 12시에 박물관에 도착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휴관 중이다. 좋은 기회인데, 아쉬웠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월군에는 박물관이 많다. 《영월군지》를 읽어보니, 영월군에서는 2005년부터 ‘박물관 고을사업 육성’을 시작하였다. 그 결과 2005년에 8개였
[우리문화신문=김동하 작가] 아버지는 소나무를 참 좋아하셨다. 사계절 푸르른 솔이 산에 빼곡하게 있어야 정말 산(山이)라 할 수 있다고 늘 주장 하셨다. 소나무가 많지 않은 바위산이나 삭막한 가지만 있는 겨울산은 산도 아니라고 늘 얘기하셨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에게 금강산의 일만 이천 봉우리는 그저 돌덩어리일 뿐일 것 같다고 늘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제주의 유명한 <비자림 숲>을 산책하고 오시면서도 비자나무만 가득한 숲을 가리켜, “솔이 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하셨다. 그래서 내가 딸아이의 이름을 ‘솔’이라 지었을 때, 여자 아이 이름에는 ‘희’ 자나 ‘숙’자가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며 하시다가도 곧, “그래도 ‘솔’이 항상 푸르니 좋다.”라고 하셨다. 내가 아버지에게 가장 잘한 일 하나가 있다면 바로 딸아이 ‘솔’을 아버지의 손녀로 안겨드린 일, 그것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