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전하, 부디 성군이 되시옵소서.” 사극에서 울려 퍼지는 이 대소신료들의 목소리는 조선의 임금이 일상적으로 들어야 하는 간언이었다. 조선의 임금은 공부해야 했다.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유가사상의 핵심이었고, 조선의 군주는 ‘내성외왕(內聖外王)’, 곧 안으로는 성인이고 밖으로는 임금이어야 했다. 지금은 성인이 아니라도 성인이 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임금의 덕성이라 보았다. 이 성인이 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바로 공부였다. 요즘이야 학교를 졸업하면 공부하라는 말은 잘 듣지 않지만, 옛날 임금은 참 힘들었다. 왕세자 시절부터 임금의 자리를 내려놓을 때까지 끊임없이 ‘경연(經筵)’이라는 체계적인 시스템에 따라 공부해야 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자, 만백성의 어버이이자, 나라를 다스리는 국왕이어야 했던 ‘극한직업’이 바로 조선의 임금이었다. 역사학자 오항녕이 지은 이 책, 《경연, 평화로운 나라로 가는 길》은 조선의 독자적인 군주 교육 시스템이었던 경연이 문치(文治)의 수단으로 어떻게 제 역할을 했는지, 조선의 경연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이러한 경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세세히 짚는다. 청소년도 읽을 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사람은 태어나서 모유 수유에서부터 먹는 것을 시작하게 되는데 먹는 것은 육아의 중심이 된다. 아이들을 진료하다 보면 총론과 각론이란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하자는 것은 총론이고 어떤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은 각론이 된다. 가령 음식을 먹을 때 오래 씹는 훈련을 하자는 것은 먹는 것의 총론이며 한약을 복용하는 동안 기름에 튀긴 음식을 피하자는 것은 각론이 된다. 갓난아기의 먹거리에서 엄마 젖이 넉넉하고 잘 먹으면 문제가 없지만, 모유가 부족하거나 아이가 먹는 것에 먹는 양이 부족하거나 먹고자 하는 욕구가 없으면 어려움이 시작된다. 또한 이유식 시기에 접어들면 너무나 다양한 정보와 아이의 성향에 따른 다양한 문젯거리들이 생겨 육아에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태어나면 대략적인 육아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정하지 않으면 혼란에 빠지게 되고 더불어 아이의 건강이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신생아의 바른 육아를 위하여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제공하고 방향을 잡기 위한 몇 가지 원칙들을 열거해 보겠다. 1. 아이들 위장의 크기를 알아두자 위장의 크기는 생각보다 적다. 신생아의 평균은 40CC에서 출발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으뜸글자 한글은 조형에서도 과학적인 창제 방식이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로 살려내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 “한글 엽서 디자인”은, 서울여대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가 진행하는 활자꼴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초 디자인 과정에서 이끌어낸 학생들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이 실습 과정은, 수년 전부터 ‘한글디자인’ 또는 ‘타이포그래피’ 과목의 기초 실습 과정에서 진행해 왔는데 ‘헬로(hello)’ 대신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를 디자인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작된 온라인 실습을 더욱 알차게 준비하여 그 결과를 누리소통망(sns)으로 널리 알리는 중이다. 출발은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지만, 점차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글귀도 끌어내고, 자유롭게 표현해 간다는 계획이다. 누리소통망에서 “#헬로안녕하세요”, “#hello안녕하세요swu”, "한글예술"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편집자말) ▶ 지난 <헬로 안녕하세요> 보러 가기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낭패다 낭패로다! 어쩌나 어쩔거나!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진퇴양난(進退兩難), 장량(張良)아 복룡(伏龍) 봉추(鳳雛)야, 계책을 알려다오. 비비님 앞에 서니 나는 왜 작아질꼬. 역발산기개새(力拔山氣蓋世)던 항우(項羽)도 못 당하고 여포(呂布) 관우(關羽) 장익덕(張益德)도 당할 재간 없다하니, 오냐 묵어라, 비우 상하나따나 앵꼽아도 할 수 없다. 내가 니 고조할애빈데 그래도 묵을라쿠모 퍼뜩 쳐묵고 사라져라. 아이쿠! 고조할배요? 그리는 못 합니더! 탐관오리 악덕 양반 징치하러 왔다지만 동몽선습(童蒙先習) 읽은 터에 장유유서(長幼有序) 모를 리가 아무리 헛헛증 심하기로 할애비를 어찌할까 살았다 살았구나! 내가 바로 제갈공명 조상님 은덕인가 부처님이 도왔는가 얼씨구 굿거리장단 한 판 춤을 놀아보자 <해설> 오광대놀이에서 양반을 겁박하는 최고의 등장인물은 비비임은 앞에서 누누이 말하였다. 이리해도 저리해도 도저히 당하지 못하는 상대인데 참 답이 없다. 양반체면에 계속 마당을 끌려다닐 수도 없고, 참 난감하게 되었다. 그 장면을 사설시조로 녹여 보았다.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진퇴양난(進退兩難), 장량(張良)아 복룡(伏龍) 봉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구름이 끼어 완전하고 깨끗하게 보름달을 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도 고향에 부모님이 있는 분들은 한가위 백 년 만에 가장 크다는 보름달을 다 같이 보고는 다들 각자 직장이 있고 집이 있는 도시로 돌아갔을 것이다. 코로나로 가족들이 얼굴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다가 3년 만에 비로소 만나서 많은 정을 나누었을 것인데, 내려가는 차량이 그리 많았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제는 꼭 서울에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만이 아니고 지방 어디건 대도시에서 고향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분들도 많아서 차량이 막히는 관계로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올해 추석은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란 말이 그리 요란하게 들리지 않고도 지나는 것 같다.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하나는 차례음식이나 명절 음식 차리는 문제요, 또 하나는 자녀들의 혼인 혹은 출산 종용 문제가 조금 완화된 데 따른 것 같다. “차례상에 전 안 올려도 돼요” “추석 차례상은 송편과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 기본이고 육류와 생선, 떡 정도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한가위 일주일 전에 성균관이 발표한 간소한 차례상 새 표준안은 명절을 맞는 분들의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땅은 저마다 이름이 있다.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그 뜻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지라도, 저마다 이름이 있고 사연이 있다. 꽃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 꽃은 비로소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처럼,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곳도 이름에 얽힌 사연을 알고 나면 더없이 가깝고 정겹게 느껴지는 법이다. 이 책, 《그래서 이런 지명이 생겼대요》는 서울뿐만 아니라 강원ㆍ경기ㆍ충청 등 각 지방에 흩어져 있는 땅이름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친절하고도 정겹게 풀어주는 책이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지명에 얽힌 유래도 함께 소개해 다 읽을 때쯤이면 세계로 눈을 넓힐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지명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다섯 개를 뽑아보았다. #1. 장승배기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경기도 화성(지금의 수원)으로 이장한 뒤, 11년 동안 12차례나 찾아갔을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다. 그러나 지금도 가깝지 않은 수원을 그 당시 가려면 꽤 먼 길을 움직여야 했다. 현륭원으로 행차하던 정조는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서 잠시 쉬게 되었는데, 여기는 민가도 없고 사람도 드물어 귀신이 나올 것처럼 음침했다. 그래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으뜸글자 한글은 조형에서도 과학적인 창제 방식이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로 살려내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 “한글 엽서 디자인”은, 서울여대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가 진행하는 활자꼴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초 디자인 과정에서 이끌어낸 학생들의 두 번째 결과물이다. 이 실습 과정은, 수년 전부터 ‘한글디자인’ 또는 ‘타이포그래피’ 과목의 기초 실습 과정에서 진행해 왔는데 ‘헬로(hello)’ 대신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를 디자인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작된 온라인 실습을 더욱 알차게 준비하여 그 결과를 누리소통망(sns)으로 널리 알리는 중이다. 출발은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지만, 점차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글귀도 끌어내고, 자유롭게 표현해 간다는 계획이다. 누리소통망에서 “#헬로안녕하세요”, “#hello안녕하세요swu”, "한글예술"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편집자말) ▶ 지난 <헬로 안녕하세요> 보러 가기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어린이들의 건강과 성장은 가장 기본적인 생활인 잘 먹고, 잘 자고, 왕성한 활동의 결과물에 의하여 자연스레 얻어진다. 그러나 아이마다 타고난 바탕이 다르고, 자라는 환경이 차이가 있다 보니 성장의 차이가 자연스레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타고난 특성은 무엇이고 이를 해결할 방법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서 출중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1. 노폐물 없이 태어나면 온전한 본래의 기능이 발현 갓 태어난 아기는 밝고 맑고 깨끗하고 티 없는 옥처럼 순수하다는 뜻으로 옥동자라고들 한다. 그러나 아기는 자연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엄마의 몸을 빌려서 태어난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의 복사판으로 엄마와 아빠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같이 받아서 이 세상에 탄생했다. 특히 엄마의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라면서 엄마의 깨끗함과 탁함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이다. 탁함의 영향을 받아 드러난 것이 태열이며 대부분 돌 무렵이면 모두 없어진다. 그러나 노폐물은 태열뿐 아니라 장부조직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이렇게 아기 몸에 노폐물이 있으면 자생력을 잃기 쉽다. 곧 본래 설계도대로의 온전한 성장을 방해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기가 잘 자라기 위한 첫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쳐 죽일 비비놈아 비비야 비비선생 비비새, 비비추는 내 익히 들었다만 무신 책, 무신 장면에 등장하는 이름인고? 책만 잡았다 하면 눈꺼풀이 축 처지니 설령 읽었다 한들 기억이나 나겠느냐 인명 편 찢어진 부분에 살짝 나오고 없느니라 아하! 그 찢어진 책? 나도 전에 읽었다오 근데 참말로 무엇이든 다 잡아묵소? 생고기 썩은 고기도 안 가리고 잡수신다 자란만 갱물에 사는 치들도 잡아묵소? 치라쿠모 멸치 꽁치에 털치 준치 말하는가? 만난 것, 아작을 내어 비늘 째 먹고 싶다 펄펄 튀는 여치에 뻔득뻔득 산갈치 뿔 두 개에 다리가 넷, 꼬리 달린 송치*는? 육회든 숯불구이든 통째로 씹어보자 입은 욕바가지 마음은 놀부 심보 대가리는 꼴통에다 뱃거죽은 똥자루인 양반도 설마 묵겄나 이것만은 못 묵겄제? 쟁반 위의 양반이라! 듣던 중 반가운 소리 딱 한 놈 모자라는 백 놈을 먹었으니 승천이 머잖았구나 고맙도다 횟감이여 ※송치: 송아지의 경상도 방언 <해설> 오광대놀이에선 주로 춤으로만 이야기한다. 그런데 흥이 나면 간혹 재담을 넘기도 한다. 이를테면 “자란만 갱물에 사는 / 치들도 잡아 묵소? / 치라쿠모 멸치 꽁치에 / 털치 준치 말하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귀화인 아버지를 둔 동래현의 노비 장영실의 삶은 부정확한 것이 많다. 이는 그의 출생 배경에서 비롯되는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장영실의 부친은 원(元)나라 사람으로 소주(蘇州)ㆍ항주(杭州) 출신이고, 모친은 기녀였다고 전한다. 실상 부친이 관노가 아니었음에도 장영실이 관노가 된 것은 모친의 신분에서 비롯된 것이다. 조선시대 관기(官妓)들은 신분상 천민으로 조선 초기 엄격한 신분제도에 따라 관기의 딸은 관기가 되었고, 아들은 관노가 되었다. 다만, 부친이 원나라 출신의 귀화인이었다는 점은 좀 다른 점이다. 태조에서 세종대까지 조선 정부는 귀화인들의 정착을 위해 조선 여자와의 혼인을 주선하였는데 귀화인들과 혼인한 여성들은 대체로 관노 출신들이 많았다. 그러나 한족(漢族) 혹은 족장과 같은 출신 배경이 좋은 귀화인들은 대체로 양인 여성과 혼인하였다. 따라서 장영실의 모친은 정실부인이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다. 장영실이 태종과 세종대에 살았던 인물이긴 하지만 정확히 태어나고 죽었을 때는 알 수 없다. 다만 《아산장씨세보》에 보면 장영실은 항주 출신인 장서(蔣壻)의 9세손이고, 부친은 장성휘(蔣成暉)로 고려 때 송나라에서 망명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