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미선나무[학명: Abeliophyllum distichum Nakai]는 물푸레나무과의 겨울에 잎이 떨어지는 넓은잎의 키가 작은 나무다. 미선나무는 꼬리 미(尾), 부채 선(扇)자를 쓰는데, 하트모양과 비슷하다.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서 둥글게 펴 그 위에 한지나 명주 천을 붙여 만든 둥그런 부채를 미선이라고 하는데, 지름이 약 2.5cm 되는 미선나무 열매가 꼭 그것과 닮아서 미선(美扇 또는 尾扇)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미선나무의 종류는 흰색 꽃이 피는 것이 기본종이다. 분홍색 꽃이 피는 것을 분홍미선(for. lilacinum), 상아색 꽃이 피는 것을 상아미선(for. eburneum), 꽃받침이 연한 녹색인 것을 푸른미선(for. viridicalycinum), 열매 끝이 펴지지 않고 둥글게 피는 것을 둥근미선(var. rotundicarpum)이라고 한다.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충청북도 괴산군과 진천군에서 자라는데 이들이 자생하는 지형은 볕이 잘 드는 거의 돌밭으로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독특한 생태를 가지고 있다. 1919년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뒤 유럽과 일본으로 건너가서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개방적이고 투명한 소통 ‘코로나19’로 개인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초부터 이런 고통 속에 질병 대응에 대한 각 나라의 장단점이 드러나며 어떤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지 국제적으로 비교되고 있다. 한 사회의 건강성이 시험받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위기 해결에 따른 덕목으로는 무엇보다 전염병 발생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의 개방성과 투명성 그리고 검진과 감염을 막기 위한 사람의 교류와 교통의 통제 등이 있다. 이런 대책에 따라 국가별 시책이 달라졌다. 처음 질병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초기에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고 있었다. 중국 우한 의사 리원량은 2019년 12월 30일 질병 보고서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외부에 알렸는데 이를 허위사실 유포로 여기고, 이후 공안에 잡혀가 우한 공안에 훈계서에 서명하고 풀려났다. 그는 병원에 돌아와 보호 장비 없이 진료하다가 2월 1일 확진을 받고 7일 결국 숨지게 되었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는 올림픽 개최에 신경 쓴 나머지 크루즈선 승객을 가두고 일반인에 대한 병원에서의 검사도 소홀히 하는 등 질병이 저변에 퍼져가고 있을 것이라는 국제 전문가들의 의심에 시원한 대답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대흥사 북미륵암 삼층석탑 - 이 달 균 두륜산 서녘 발자국 스미듯 내려오면 남도 땅끝 지나는 새의 길을 말하리라 아직은 열반의 잠을 청할 때가 아니다 에워싼 안개엔 이끼가 묻어 있고 바위는 더 무거운 침묵으로 밤을 맞는다 잠시 전 미륵 다녀가셨나 주위 더욱 고요하다. 남도 땅끝마을 해남 간다면 맨 먼저 떠오르는 곳, 바로 대흥사(大興寺)다. 2018년 6월 30일 유네스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오른 명찰이다. 가람의 아름다움은 물론 13명의 대종사(大宗師)와 13명의 대강사(大講師)를 배출한 유서 깊은 절이니 귀 기울이면 부처님 목소리도 들려올 듯하다. 이 삼층석탑은 두륜산 봉우리 부근의 북미륵암에 세워져 있다. 탑신은 거뭇거뭇 돌이끼가 묻어 있으나 비교적 원형에 가까운 안정된 모습을 하고 있다. 탑 구성은 몸돌과 지붕돌이 각각 한돌로 되어 있으며, 몸돌 네 모서리엔 기둥 모양을 새겼다. 상륜부엔 머리장식 받침과 연꽃모양 장식을 했다. 이와 함께 보물 제48호인 북미륵암 마애불좌상, 서산대사 유물이 보관된 보장각, 웅진전 앞에 선 보물 제320호 대흥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면서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에게 어떻게 해서 한국말을 배웠느냐고 물어보면 그 대답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중년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나는 드라마를 거의 안 보지만 우리나라 중년 여성들이 드라마를 즐겨 본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가 보다. 둘째는 젊은 여성들로서 그들은 방탄소년단 공연에 반한 뒤에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요즘 하늘을 찌르고 있다. 셋째는 젊은 남성들로서 그들은 블랙핑크 걸그룹의 공연에 반하여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이다. 사실 블랙핑크라는 이름은 트빌리시에서 병산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블랙핑크 그룹은 방탄소년단에 가려져서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르지만, 외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2019년 4월에 보도된 다음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블랙핑크, 美 코첼라 페스티벌 점령 '한국어 떼창까지'> 기사 보러가기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무려 9억 뷰를 돌파했다고 한다. 2019년 9월에는 다음과 같은 연예 뉴스가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1. 발바닥과 건강의 관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고난 대로 산다면 인간은 맨발로 산과 들을 뛰어다니면서 생활하는 삶을 살아야 했을 것이다. 현대와 같이 신발을 신고, 양발을 신는 생활은 문명의 소산으로 발바닥의 안전과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반대로 잃어버린 것도 있다. 맨발로 다니면 발바닥과 땅이 서로 소통하면서 기운을 주고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식물에 비유하자면 발바닥이 땅에 뿌리를 내려 땅의 기운을 흡수해서 인간의 육체를 튼튼히 발달시키는 것이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다리는 땅과 접하면서 만물의 기운을 흡수하여 인체와 장부의 구조를 튼튼하게 하고, 손은 만사와 접하면서 인체와 장부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라고 할 수 있다. 발바닥이 자극받으면 인체에서 물질을 생산하는 장부를 자극하게 되므로, 효율적으로 발바닥을 자극해주면 몸에 필요한 구성요소들이 넉넉하게 생산된다는 의미가 있다. 역설적으로 발바닥의 자극이 부족하면 인체와 장부 구조가 약해지고 인체의 공장 역할을 하는 장부들이 자기 기능을 못 하게 된다. 발바닥, 발가락과 연결된 생산 공장들 인체에서 오장육부는 모두 자체의 기능과 생명활동에 필요한 구성요소를 생산하는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박사] 신가(神歌)를 학계에서 무가(巫歌)라고 부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처럼 ‘신(神)’이 무‘(巫)’로 대용되고 있는 것은 신병(神病)을 무병(巫病), 신구(神具)를 무구(巫具), 신복(神服)을 무복(巫服), 신도(神圖)를 무신도(巫神圖), 신화(神花)를 무화(巫花), 신악(神樂)을 무악(巫樂), 신무(神舞)를 무무(巫舞)라고 하는 것에서도 같다. 그런데 신병(神病)이란 신을 모시고 종교 행위를 하는 만신(萬神)이 신과의 접신에 의해 발생하는 신앙적 병을 뜻하지만, 무병(巫病)이라고 하게 되면 무(巫) 곧, 무당이 앓는 일반적 질병이란 선입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무병은 종교 신앙성이 빠진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무악(巫樂)도, 이는 무당이 연주하는 놀이적이거나 예술적 음악으로만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음악은 엄연히 신과의 연관 선상에서 연주되는 신성한 종교 신앙 음악이기에 신악(神樂)이라고 해야 옳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용어 사용 이면에는 이를 원시 신앙 또는 비종교로 치부한 나머지 미신화하고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 구파발 금성당제에서 행해지고 있는 신가(神歌)는 신(神)을 부르고, 모시고, 놀리고, 보낼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생강나무[학명: Lindera obtusiloba Bl.]는 녹나무과의 ‘낙엽이 지는 넓은 잎의 키가 작은 나무’다. 다른 이름은 산동백나무, 산호초(山胡椒), 삼찬풍(三鑽風), 납매(蠟梅), 새앙나무, 생나무, 아위나무, 아귀나무, 동박나무, 아구사리, 아사리, 개동백나무, Korean-spicebush라고도 한다. 비슷한 것으로는 잎이 전연 갈라지지 않는 것을 둥근잎생강나무, 잎이 5개로 갈라지는 것을 고로쇠생강나무, 잎의 뒷면에 긴 털이 있는 것을 털생강나무라 한다. 꽃말은 수줍음, 사랑의 고백, 매혹이다. 생강나무는 산지에서 노란 꽃망울을 선보여 봄을 알리고, 농가 주변에서는 산수유가 이르게 노란 꽃망울을 터뜨려서 봄을 알리는 꽃이다. 새로 잘라낸 가지에서 조미료로 쓰는 생강 냄새가 남으로 생강나무(生薑木)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생강이 들어오기 전에는 이 나무껍질과 잎을 말려서 가루를 내어 양념이나 향료로 썼다고 전해진다. 생강나무는 전국의 양지바른 산지에서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색을 띤 갈색이며 매끄럽다. 잎은 어긋나며, 심장형 또는 달걀꼴로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3~5갈래로 크게 갈라진다. 꽃은 암수딴그루이고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문학과 예술은 모든 것을 다 바쳐야만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자기를 다 버릴 때, 곧 향락과 만족으로 우리의 육체를 유혹하여 무한히 추락하게 하는 3욕, 5욕을 하나씩 다 버릴 때만이 시신 뮤즈는 비로소 한줄기 달빛과도 같은 은은한 서정과 끝없이 출렁이는 물결 같은 영감을 우리의 가슴에 흘러들게 하고 고여서 가득 넘쳐나게 한다. 그러나 진실로 자기를 다 버린다는 것은 결코 말하기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우리 몸 곁 이곳저곳에서 흰 눈을 번뜩거리며 흥청거리는 온갖 되지 않은 짓거리들과 돈 버는 재미, 세도 부리는 재미, 또 무슨 재미들은 항상 우리들의 마음을 꼬드겨서 욕망으로 부풀어나게 하고 욕망은 또 더 큰 욕망을 낳아 나중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욕망으로 부풀어 꽉 차버린 가슴에는 이제 또 다른 무엇이 담길 틈이 없게 된다. 그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세상 좋은 일은 혼자 다 하고 싶으면서도 문학을 한답시고 소설 쓰고, 시 쓰고 시나리오를 쓴다고 하여도 그것은 결국 진실한 문학과는 별개인 문학의 껍데기나 문학의 거품이나 문학의 모조품밖에는 될 수 없는 것이다. 호메로스는 그 빛나는 예지의 두 눈을 주고 영웅서사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 터키가 이슬람 국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 나게 하는 것은 새벽 4시에 커다란 확성기 소리가 온 시가지에 울려 퍼진다는 것이다. 창문을 닫은 방안에서도 뚜렷이 들려서 민감한 사람은 잠을 깨게 된다. 이슬람 신도들은 하루에 5번 메카 방향을 향해 기도하는데,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를 아잔이라고 한다. 아잔을 알리는 사람이 무아진이다. 옛날에는 목소리 큰 사람이 모스크의 첨탑에 올라가 아잔을 외쳤지만, 요즘에는 확성기로 한다고 한다. 이슬람 수니파의 표준적인 아잔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알라는 위대하다. 알라 외에 어떤 신도 없다고 나는 증언한다. 나는 무하마드가 알라의 예언자라고 증언한다. 기도하러 오라. 구원받으러 오라.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신은 없다.” 첫 번째 문장은 4번 반복되고 그다음부터는 2번,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1번 외친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지난 2019년 2월에 다람살라에 갔을 때 인도에 사는 한국인 여자 목사, 로자 씨를 만난 적이 있다. 그동안 병산은 로자 씨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하는데, 이번 여름에 로자 씨는 딸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 이 달 균 거기 절이 있었다 한 왕조가 있었다 무너진 계백의 하늘은 어떤 빛이었을까 아득한 역사의 성문을 여는 열쇠는 내게 없다 시방 나침반은 어느 곳을 향해 있나 낙화암의 아우성도 장수 잃은 말울음도 조용히 돌에 가둔 채 석탑은 말이 없다 탑을 우러러 본다. 정읍에도 이보다 높은 건물은 즐비하다. 그러나 천년이 훨씬 지난 6세기경, 정림사지에 우뚝 세운 이 오층석탑(국보 제9호)과 비견할까. 이런 정도라면 건립 당시 석가세존의 나라를 칭송하여 무지개라도 찬연히 걸리지 않았을까. 이 탑은 그날의 황홀과 감동, 백제의 흥망성쇠를 재는 가늠자임에 틀림없다. 안타까운 것은 신성한 탑신에다 백제의 멸망과 연관 있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大唐平百濟國碑銘’이란 글을 새겼다니…. 수난의 역사가 가슴 아프다. 분명한 것은 이 탑과 정림사지석불좌상(보물 제108호) 등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정림사는 백제 왕실 또는 국가의 상징적 존재였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그 잊힌 역사의 성문을 여는 열쇠는 내게 없다. 낙화암의 전설과 황산벌의 흙먼지를 떠올리며 그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걸어볼 뿐이다.(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