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이 회의에서 토론을 강조한 《조선왕조실록》 속의 기사로는 무엇이 있는가? 지난 호에 이어 기사 몇 개를 보자. 지난 호에서는 세종 즉위에 대해 명에 알리는 일(⟪세종실록⟫즉위년/8/13), 도당시험을 제술로 할 것인가 강경으로 할 것인가에서 제술 우위로 정한 일(⟪세종실록⟫1/2/23), 소금 공납을 줄이는 일(⟪세종실록⟫1/10/24)이었다. 이어서 이번에도 ‘당갱의지’의 몇 기사를 보자. 먼저는 가)격고(擊鼓, 임금의 거둥 때, 원통한 일을 상소하기 위해 북을 쳐서 하문을 기다리던 일)하는 사람에 대한 제한과 나)짚을 거두는 폐해에 대하여서다. 인권 신장을 위해 설치한 격고하는 사람에 대한 규제 문제다. (허조가 참람하게 격고하는 무리를 징계하여 소송을 덜게 할 것을 아뢰다) 허조가 아뢰기를, "참람하게 격고(擊鼓)한 자를 성상께옵서 특히 백성을 사랑하시는 인덕(仁德)으로 죄책을 더하지 아니하옵시기 때문에, 북을 쳐서 호소하는 자가 매우 많사옵니다. 사헌부(司憲府)와 형관(刑官, 법률ㆍ소송ㆍ재판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아)에 안건 문서가 구름같이 쌓여서 두루 살필 수 없사오니, 마땅히 참람하게 격고하는 무리를 징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잠시 세계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더니 이런 일이 있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 아니라 인도라는 것이다, 인도는 2023년 4월 기준으로 인구가 14억 2,577만 명으로 중국의 14억 2,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온다. 정확한 숫자는 차이가 있지만 그 나라의 인구수 측정치에다 출산율, 의료환경에 따른 유아생존율 등을 살펴서 추정된 것이란다. 어떻거나 인도 인구가 세계 1위다. 인도의 출산율은 중국(1.2명)보다 높아 인구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고, 인도의 젊은 인구 구조(30세 미만 50% 이상)가 노동력과 소비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그 차이가 더 벌어져,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인구가 늘기는커녕 줄고 있는 것이다. 인구가 급증하던 1978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던 중국은 21세기 들어 출산율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중국의 연간 출생아 수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00만 명을 밑돌았고, 전체 인구 역시 3년 내리 줄었다는 점이다.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은 2016년에 ‘두 자녀 허용’ 정책을 전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지도자. 어떤 무리를 앞서서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무엇이든 선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위기를 앞서 감지할 수 있어야 하고, 미래를 예측해서 앞날을 대비해야 하며, 이끄는 무리의 신망을 얻어야 하는 까닭이다. 이 모든 것을 해내는 ‘지도자다움’을 갖추기까지는 각고의 인내와 단련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기까지 사회 전체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군 장성 출신으로 동티모르 대사를 지낸 지은이 서경석이 쓴 이 책, 《그대, 내일의 리더에게》는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통해 지도자의 덕목을 보여주고, 우리 사회에서 좋은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지도자다움의 유형을 ‘현명한’, ‘강물 같은’, ‘어진’, ‘뜨거운’, ‘엄격한’으로 나눈다. 손자병법에서 강조하는 ‘장자(將者) 지신인용엄야(智信仁勇嚴)’를 동서고금 지도자의 발자취와 연결해 재해석한 것이다.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손자가 말한 덕목들을 겸비하고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 자신을 아끼는 마음, 민족과 나라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헌신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 나온 사례 가운데는 서양 지도자의 사례도 많지만, 한국 역사 속 인물들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1일 차 일자 : 2025년 4월 19일(토요일), 이동 거리 424km 인천 1공항 출발(oz 301) ~ 대련 도착(09:05~09:20) 숙박 : 단동중련대주점(丹东中联大酒店, 0415-233-3333) 잊힌 독립군의 흔적을 찾아서 여순감옥은 안중근, 신채호, 이회영 의사를 비롯해 수많은 이름 없는 항일 독립투사들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가슴 아픈 현장이다. 나는 세 번째 답사임에도 올 때마다 마음이 울컥해진다. 우리가 이만큼 잘 사는 것도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기억하고 계승하는 것이 후손의 도리다. 비사성, 아쉬운 발길을 돌리다 고구려 비사성(卑沙城)이 있는 대흑산을 찾아가는 길은 산 입구부터 운동하는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버스가 산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산꼭대기에는 구름이 끼어 산성도 보이지 않는다. 좁은 도로에서 꼼짝할 수 없어 답사를 포기하였다. 나는 이곳을 두 번 답사하였지만, 이번에는 오르지 못하여 무척 아쉽다. 산성 입구에 있는 버스 주차장에서 멀리나마 산꼭대기의 비사성과 절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암흑 속의 북한 황금평과 신의주 동항시와 단동시를 잇는 압록강 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요즘 '시그니처'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영어단어 ‘signature’의 한글식 표기이다. 그 뜻은 일반적으로는 그 사람의 사인(sign), 혹은 서명(署名)을 뜻하는데 이 단어의 뜻이 넓어져 어떤 사람이나 현상을 대표하는, 그것만 보면 그게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란 해석이 함께 쓰인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유명 식품회사에서 '시그니처 한식'이란 이름으로 봉지식품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나왔다. '시그니처 한식'이라니,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한식, 혹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란 뜻을 담은 선전문구로 쓴 것 같다. 포장지의 전면에는 우리 한글로도 표기하고 있고 동남아에서 통용되는 한자표기는 아주 작게 쓰여 있어서 한국 식품인 것으로 오해할 정도다. 나온 식품은 세 종류다. 소고기 당면볶이, 치킨당면볶이, 트리플 치즈 당면볶이 이렇게 세 가지다. 그런데 이 제품을 만든 회사 이름이 ‘Nissin’이다. 일본을 좀 안다는 사람이 이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란다. "아니 니신이 한국 이름으로 한국 맛 식품을 만들어 내놓았다고?" 이 사람이 놀란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닌 것이. 이 니신이라는 이름은 1958년에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우리 고장. 참 정겨운 단어다. 내가 살고있는 고장의 역사를 아는 것은 지역에 대한 애착과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까지 높이는 길이다. 길 가다 무심코 지나친 비석이 어떤 것이었는지, 소풍 때 갔던 초가집이 어떤 곳이었는지 알고 나면 한층 더 정감있게 느껴진다. 이 책, 《알려줘 강원도 위인!》은 강원도 지역의 위인 열두 명을 다루고 있다. ‘알려줘 위인!’은 사회 교과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한 지역 위인전 시리즈로,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가 출간되었다. 강원도는 고조선 시대에는 예맥족이 살았고, 예맥족이 세운 나라가 ‘동예’와 ‘옥저’였다. 광개토대왕 때 고구려에 정복되었고, 신라 진흥왕 때부터는 신라 땅이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대표하는 도시였던 강릉과 원주의 머리글자를 따서 ‘강원도’라 부르기 시작했다. 책에 실린 이사부, 의상, 원천석, 신사임당, 허균, 임윤지당, 윤희순, 남궁억, 한용운, 이효석, 김유정, 박수근 가운데 잘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거의 처음 들어봤을 법한 인물도 있다. 특히 원천석과 윤희순은 모두에게 생소할 듯하다. 운곡 원천석은 원주 지역의 위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세종은 회의에서 대화를 나눌 때 ‘이위하여’(以爲何如)를 자주 말씀하신 바를 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다. 관리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해 신하들의 의견을 자주 물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의의 순서는 옛말을 통해 살펴보면 처음이 토론(討論)이다. 들이대고(토, 討) 다투듯 논쟁을 이어간다. 다음 단계는 논의(論議)다. 논쟁하듯 곧 다투듯 의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의(議)는 문의, 논의, 평의(評議)다. 다음 단계는 의결(議決)이다. 의논한 뒤에는 결정하는 것이다. 토(討)론 - 론의(義) - 의결(決)의 순서로 진행된다. ‘당갱의지’는 이러한 과정에서 ’이위하여‘에 대한 답변의 성격이 있다. 실록에 나타난 몇 ‘당갱의지’의 기사를 보자. (중국에 전위한 일을 아뢸 사은 주문사를 구성하다) 임금이 상왕전에 나아가 영의정 한상경(韓尙敬)과 우의정 이원을 불러 명나라에 전위(傳位)한 일을 아뢸 것을 의논하니, 모두 말하기를, "세자(世子)의 책봉을 청하였을 때 인준을 받지 못하였는데 또 갑자기 전위하였으니, 중국 조정에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하니, 이때 박은은 병으로 집에 있었으므로 하연(河演)을 보내어 이에 대하여 물었으나, 박은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오늘은 6월 25일이다. 남북 간의 충돌, 아니 북한이 우리를 남침해서 시작된 동족 사이의 전쟁이 일어난 날이다. 75년 전에 일어났으니 이제 이 전쟁의 참상이나 아픔을 보고 듣고 기억하는 분들이 주변에서 거의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그런 만큼 전쟁에서 고향을 잃고 가족을 잃고 남으로, 북으로 흩어진 사람들의 기막힌 아픔도 점점 역사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다. 필자도 전쟁이 막 휴전으로 들어간 뒤인 1953년 10월생이니 이 전쟁의 실상이나 아픔을 알 턱이 없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한 논픽션 소설이 생각난다. 《통일교향곡》이란 제목으로 2012년에 나온 책이다. 1950년 6월, 이 논픽션 소설의 주인공인 19ᅟힲᆯ의 청년 윤정호는 서울에서 열린 전국 음악 콩쿠르 대회 피아노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다. 성악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최영애와 사랑에 빠진다. 영애는 정략결혼을 추진하는 아버지의 뜻을 따를 수 없어 가출하여 정호와 결혼하기 위해 충주로 갔으나, 결혼식을 올리기 직전에 인민군의 남침으로 6ㆍ25 전쟁이 터지고, 정호와 영애는 인민군에게 붙잡히고 만다. 그들은 곧 의용군으로 인민군에 징발되어 침략한 북한군을 위한 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격몽(擊蒙). 말 그대로 ‘몽매함을 물리친다’라는 뜻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로 이름 드높은 율곡 이이가 ‘몽매한 자들을 교육하는 중요한 비결’을 담아 펴낸 책이 바로 《격몽요결》이다. 요즘으로 치면 올바르게 살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정리한 ‘자기계발서’라 할 수 있다. 한학 전문가인 지은이 이민수가 풀이한 이 책, 《격몽요결》은 율곡 이이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원문의 풀이도 잘 되어있지만, 다른 고전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을 많이 인용해 풍부한 해설을 덧붙였다. 500여 년 전의 자기계발서인데도 워낙 기본적인 자기관리 태도를 담고 있어서인지 크게 이질감이 없다. 이이는 격몽요결 머리글에서 ‘어쨌든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기 마련’이라며 ‘사람은 반드시 글을 읽고 이치를 궁리해서 자기 자신이 행해야 할 길을 밝혀야 한다’라고 썼다. 바다 남쪽에 집을 정하고 살 때 학도 한두 사람이 와서 배움을 청했는데, 스승이 되지 못할 상황이라 대신 책 한 권을 쓴 것이다.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아무런 향방 없이 헤매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책으로 자기 마음을 세우는 법, 부모 섬기는 법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제52차 고(옛)조선유적답사회 답사기 열하일기를 따라서 배우는 길위의 인문학 역사답사 글, 사진 안동립(고조선유적답사회 회장, 동아지도 대표) 날자 : 2025년 4월 19일(토) ~ 4월 28일(월), 9박 10일 단원 : 24명, 대장 안동립, 단원 강경숙, 강계두, 강명자, 궁인창, 김완숙, 김제일, 김희곤, 문부산, 박석룡, 안옥선, 엄수정, 윤광일, 이래현, 이미선, 이우언, 이윤선, 이효웅, 정운채, 조성호, 조평규, 최성미, 하영택, 홍승원 안내 : 황일만, 손광휘, 운전기사 : 장개(张凯) ※ 연암 박지원의 일정에 사용된 날짜는 모두 음력이다. 양력으로 보면 한 달 정도 늦은 일정으로 보면 된다 “아! 참 좋은 울음 터로다. 크게 한번 울어 볼 만한 장소로구나!” 연암 박지원(朴趾源)의 발자취를 따라서... 사신단 40명과 하인 장복, 창대 등 모두 285명에 달하는 대규모 일행이 나팔을 불면서 창덕궁 앞 돈화문을 출발하였다. 1780년 5월 25일 한양을 떠나 6월 6일 평양 대동문을 거쳤고, 6월 24일 의주에서 압록강을 건너 구련성에서 한둔하였다. 이후 7월 10일부터 12일까지 심양(성경)에 머물렀고,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