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일반인들의 체계적인 박물관 관람과 문화마인드를 향상할 수 있도록 우리 전통회화 가운데 풍속화와 관련해 이야기와 체험으로 펼쳐가는 박물관 화원 -풍속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국립광주박물관이 개최하는 박물관 화원 -풍속화-는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회화 중에서도 풍속화를 주제로 한 문화 이야기와 회화 체험학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총 다섯 개의 개별 작품을 만들어보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풍속화’와 관련한 조선시대 3대 풍속화가(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강의, 아교포수, 배경색 칠하기, 초본(먹선 뜨기), 작품 배접, 채색 등 다양한 전통회화 기법 하나하나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김홍도의 <씨름, 무동>과 신윤복의 <주유청강, 단오풍정>, 김득신의 <파적도> 등 다섯 개의 작품을 완성해볼 수 있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8월 20일(목)부터 9월 10일(목)까지 참가신청을 받고, 9월 17일(목)부터 12월 3일(목)까지 매주 목요일에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진행한다.(자세한 내용은 국립광주박물관 누리집 http://gwangju.museum.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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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 김홍도의 "무동(舞童)" |
풍속화는 원래 왕실이나 조정에서 벌어졌던 각종 행사나 사회 각 계층의 생활상과 잡다한 일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의미한다. 주로 병풍이나 화첩의 형태로 그려졌으며 일반인들도 쉽게 볼 수 있게 하여 유교적 가치 등을 가르치고 주요한 행사의 모습 등을 기록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실용적이면서도 교화적인 측면을 강하게 지녔던 풍속화의 화풍은 조선 후기에 이르면서부터 심미성을 더해 인문화와 같은 감상의 대상으로까지 성장하게 되었다.
풍속화가 자체로 독립적인 성격을 지닌 채 새로운 경지에 이른 것은 18세기 후반 김홍도와 김득신, 신윤복과 같은 화원화가들에 의해서이다. 김홍도는 20대 초반부터 당대 최고의 풍속화가로 손꼽힌 바 있는데 풍속화의 수준을 심미적 차원과 사실주의적 차원에서 몇 단계나 끌어올린 화가로 평가받는다. 김홍도의 그림에는 다양한 생활상이 담겨 있는데 그 중에서도 서민들의 생업에 종사하는 모습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홍도의 풍속화풍은 김득신을 비롯한 여러 화가들의 그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김득신은 인물들의 생김새와 표정 등을 해학적이면서도 정감어린 분위기로 연출하는데 특출한 재능을 보인다. 가늘고 예리한 선으로 공간을 섬세하게 구성하였으며 특정 상황에서 인물들의 표정에 드러난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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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원 신윤복의 "주유청강(舟遊淸江)" |
▲ 조선 후기 화가 김득신의 "파적도[破寂圖]"
신윤복은 김홍도의 화풍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만의 개성 넘치는 화폭을 그려내 풍속화의 새로운 단계를 연다. 소재를 선정하고 구성하는 방법, 인물들의 표정을 표현하는 방법 등에서 큰 차이점을 보이는데 신윤복의 그림에는 주로 한량과 기녀들의 밀애나 남녀 간의 애정 문제가 주된 소재로 다루어진다. 김홍도나 김득신의 화풍과는 달리 배경을 중시하였으며 더욱 가늘어진 필선으로 인물과 배경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여기에 다양한 색채를 구사하여 보다 감각적인 면모를 갖추게 된다.
이처럼 조선 후기에 이르러 풍속화는 그 자체로 독특한 개성을 갖춘 회화의 위치에 올라 다양한 생활상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다.
국립광주박물관은 박물관 화원 -풍속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리의 전통회화 가운데서도 풍속화에 대해 이해하고, 종이나 비단 위에 먹이나 물에 녹는 물감을 사용하여 부드러운 붓으로 표현하는 동양적 자연관과 가치관을 가까이 만나면서 한국회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