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시 우리의 화로와 같은 난방 기구들이 있었는데 히바치(火鉢, 화로)가 있는가하면 고타츠(火燵, 이불을 덮어씌우는 화로), 그리고 이로리(囲炉裏, 방바닥・마룻바닥을 네모지게 파내고 난방・취사용의 불을 피우게 만든 장치)같은 것을 들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난방 기구들은 현재 쓰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난방기구다.
일본 열도는 남북으로 길고 동서로 짧아 남북 간의 온도차가 제법 크다. 도쿄를 기준으로 아래쪽은 서울보다 따뜻하지만 위쪽은 눈도 많고 추위도 매서운 곳이 많다. 그러다 보니 기나긴 겨울 추위를 이겨낼 난방 기구를 고안해 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인 나츠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의 단편 <히바치(화로)>에는 주인공인 ‘내’가 화로를 끌어안고 추운 겨울 게으름을 피우는 모습이 나온다. 온기하나 없는 다다미방에서 화로는 식구들의 유일한 난방기구였던 것이다.
글쟁이인 주인공은 써야할 글이 산더미 같은데 방안은 추운데다가 갓난쟁이마저 줄곧 울어댄다. 아내에게 아이가 왜 그렇게 울어대느냐고 물으니 배가고파 우는 게 아니라 추워서 운다고 하는 소릴 듣지만 ‘나’는 화롯불을 피울 숯을 살돈도 없다. 없는 사람들에게 겨울 추위는 정말 혹독한 것이었다.
지금은 전기 히터 따위의 다양한 난방 기구가 집안을 훈훈하게 해주지만 그래도 한국의 보일러 시스템이 아닌 일본의 집안은 요즘도 썰렁하다고 하는 한국인들이 많다. 새삼 온돌에서 발전한 보일러의 고마움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