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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거대한 변화의 초입에 선 ‘부울경’의 오늘을 담다

‘닷클럽’ 사진전 <팔도여담-부울경> 12월 20일부터 류가헌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나라 전체를 면 단위로 여행할 수 있다는 건 <팔도여담> 프로젝트의 큰 보람이자, 어쩌면 인생의 행운이란 생각마저 든다.” <팔도여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사진가 윤길중의 말이다.

 

 

 

 

<팔도여담>은 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풍경과 사물, 사람살이의 오늘을 사진모임 ‘닷클럽’의 사진가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기록해 후대에 전하는 프로젝트다. 2016년부터 해마다 한 지역을 정해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연말이면 전시와 책으로 선보여왔다. 첫해 ‘경북’을 시작으로 이듬해 ‘강원ㆍ제주’, 2018년 ‘전라북도’, 2019년 ‘충청북도’, 2020년 ‘대전ㆍ세종ㆍ충남’, 2021년 ‘광주〮ㆍ전남’을 작가의 말 그대로 ‘면 단위로’ 다니며 작업을 이어온 것이다.

 

<팔도여담>의 올해 행보는 ‘부울경’이었다. ‘부울경(釜蔚慶)’은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경상남도 지역을 묶어 이르는 말이다. 공동 목적을 위해 서로 연합하는 특별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이 특별지방자치단체의 목적은, 3개 시도 간 생활권과 경제권을 서로 연결해 인구 천만 이상의 거대도시 곧 ‘메가시티’로 만드는 것이다. 지역소멸 문제를 극복하려는 목적이지만, 기존 지역 사회의 변화 또한 불가피한 현실이다.

 

 

 

 

거대한 변화의 초입에 든 부울경. 닷클럽의 사진가 가운데 8명이 부산과 울산, 경남의 중소도시부터 인근 농산어촌까지 부울경 19개 시군을 면 단위로 돌며 각자의 주제별로 촬영을 진행했다.

 

김현수는 살아온 삶의 궤적들을 새기고 있는 노인들의 얼굴을 초상화 형식으로 촬영했고, 윤길중은 시골 마을을 찾아다니며 마을 주민들과 그들의 생활상을 기록했다.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 스스로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게 되는 인물 군상들을 ‘사적 퍼포먼스’라는 주제로 작업해 온 석정은 같은 주제를 부울경의 곳곳에서 뽑아냈다.

 

 

 

 

이들 사진가가 인물에 주목하는 동안 다른 사진가들은 사물이나 풍경에 시선을 두었다. 백낙길은 지난해에 이어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부울경 지역의 대문들을 사진에 담았다. 이순자는 문명에 밀려 사라져가는 장독대들을, 임경희는 지방소멸의 흔적들을, 지수연은 폐가를 드나들며 삶의 자취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메가시티’가 되면 제일 먼저 사라질 대상들이기도 하다. 문화재급 정자들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어엿이 지역민들의 삶을 보듬고 있는 마을 정자들을 기록해온 손원곤도 일관되게 작업을 이었다.

 

닷클럽 사진전 <팔도여담-부울경>은 오는 12월 20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새로 출간된 <팔도여담7_부울경> 사진집과 함께 지역별로 출간된 《팔도여담》 사진집 시리즈를 전시장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참여 작가 : 김현수, 백낙길, 석정, 손원곤, 윤길중, 이순자, 임경희, 지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