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행 강대금)의 종묘제례악이 올해 싱가포르와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나라 밖 공연에 나선다. 종묘제례악의 나라 밖 전장 공연은 2000년 일본 아사히 신문사 초청 공연을 시작으로 2007년 이탈리아와 독일, 2015년 프랑스, 2022년 독일 4개 도시 순회, 2023년 헝가리와 폴란드 등 주로 유럽 국가 중심으로 선보인 바 있다.
올해 종묘제례악은 아시아 지역으로 무대를 옮겨 오는 4월 싱가포르 가장 큰 국립종합예술센터인 에스플러네이드의 '종교음악축제' 초청으로 첫 나라 밖 공연에 나선다. 이어서 한일 국교정상화 60돌을 기려 두 나라의 유네스코 무형유산 종목을 교류공연 형태로 선보이고, 올해 마지막 무대는 홍콩에서 열리는 한국10월문화제 프로그램에 종묘제례악이 초청돼 처음으로 홍콩 현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종교음악축제 'A Tapestry of Sacred Music'에 초청
양국 수교 50돌 기려 종묘제례악 복식, 악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해

올해 종묘제례악 나라 밖 공연의 첫 무대는 싱가포르의 국립종합예술센터인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이다. 다문화국가인 싱가포르의 특성을 반영해 에스플러네이드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나라의 종교음악을 한 데 엮어 종교음악축제 'A Tapestry of Sacred Music'를 여는데, 올해는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을 초청해 4월 4일(금)과 5일(토) 이틀 동안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에스플러네이드 종교음악축제는 아시아 권역 국가를 중심으로 종교 음악 예술을 공연으로 구성해 화합을 추구하는 축제로,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이 이 축제에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주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관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한국과 싱가포르의 수교 50돌을 기리기 위해 이번 종묘제례악 공연의 다양한 딸림 행사를 진행한다. 종묘제례악에서 사용되는 전통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디지털 체험마당과 종묘제례악 사진 전시와 전통 복식 체험 등을 통해 종묘제례악을 보다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의 만남으로 선보이는 '종묘제례악'
두 나 상호 교류 공연 형식으로 무대 올라

국립국악원은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돌을 기려 일본 예술문화진흥회와 공동 기획으로 두 나라의 무형유산을 각국의 극장 무대에서 소개하는 교류공연을 펼친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4월 19일(토) 일본 도쿄 분쿄시빅홀 무대에 올라 종묘제례악 전장을 선보이고, 6월 13일(금)에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궁중연례악을 공연한다.
특히 이번 종묘제례악의 일본 공연은 2000년 종묘제례악의 첫 나라 밖 공연을 일본에서 선보인 이후 2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일본 측에서는 오키나와 지역의 전통 악극인 구미오도리를 4월 일본과 6월 한국 무대에서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종묘제례악과 구미오도리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각각 2001년과 2010년에 등재됐다.
홍콩에서 처음 선보이는 종묘제례악 전장 공연
제15회 한국10월문화제 프로그램으로 초청돼


11월에는 종묘제례악이 홍콩 무대를 찾는다. 주홍콩한국문화원은 해마다 한국의 전통 예술을 비롯해 다양한 한국 문화를 현지에 소개하는 제15회 한국10월문화제에 종묘제례악을 초청해 11월 8일(토)과 9일(일) 이틀 동안 콰이칭 극장 무대에 올린다. 종묘제례악 전장이 홍콩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선시대 궁중 음악과 무용의 정수를 현지에 전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대금 원장 직무대리는 "국가무형유산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가장 먼저 등재된 종묘제례악이 올해 새로운 국가로 무대를 넓히고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게 돼 매우 뜻깊다."라고 말하며 "앞으로도 찬란하고 품격 있는 궁중 예술의 정수가 응축된 종묘제례악의 값어치를 나라 안팎으로 널리 알리는 일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