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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한국인은 김치, 일본인은 '우메보시'

[그린경제/얼레빗 = 도쿄 전수희 기자]  밥, 미소시루(일본된장), 우메보시(매실장아찌)는 일본인이 즐겨 먹는 대표음식이다. 평소 궁금하던 우메보시(梅干し) 전시가 시부야 모비타전시관에서 열리고 있어 어제 다녀왔다. 한국인들이 김치 없으면 밥을 못 먹듯이 일본인들에게 우메보시는 김치 못지않은 음식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무려 30년 이상 된 우메보시가 있다는 사실이다.

 “한번 맛 보세요”라고 30년 된 우메보시를 조금 떼어주는 고미야마 미유(小見山實美) 씨의 권유에 먹어보니 소금기가 확 느껴지면서도 신맛이 싸하게 전해진다. 보통 1년 쯤 된 우메보시의 30배나 되는 깊은 맛이라고나 할까?

   
▲ 30년된 우메보시, 깊은 짠맛과 신맛이 교차한다.

 우메보시 전시관에는 고미야마 씨 같은 젊은이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는데 기자가 물었다. “우메보시를 날마다 먹나요?” 대답은 의외였다. “사실 그렇게 자주 먹진 않아요. 물론 냉장고에는 있지만 손이 잘 안가요. 다른 먹을 것이 많으니까요?”

그도 그럴 것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부침개보다는 피자를 좋아 하듯이 일본의 젊은이들도 식성이 변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편의점에서 파는 주먹밥(오니기리)이나 도시락(벤토)에는 거의 우메보시가 들어 있다.

   
▲ 일본인의 주식인 밥과 우메보시(매실장아찌)

 

   
▲ 소금에 절인 것을 이와같이 건져서 햇볕에 말린다.

기자에게 우메보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있는 고미야마 씨 곁에서 조용히 설명을 함께 듣던 올해 71살이라는 관람객은 “우리 세대라면 우메보시는 없어서는 안 될 음식입니다. 물론 우리 집에서도 해마다 우메보시를 담그고 있으며 날마다 먹지요”라며 끼어든다. 멀리 사이타마에서 일부러 우메보시 전시장을 찾을 만큼 우메보시 팬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이 우메보시를 먹기 시작한 기록은 《만엽집》,《고금화가집》 같은 책에  매실(우메, 梅)이 등장하고 있으며 984년에 쓰인 《醫心方》에는 “매실의 효능‘이 나올 정도로 일찍부터 일본인들은 매실장아찌를 즐겨 먹었다.

   
▲ 한접시에 하나씩 우메보시를 담아 전시중인데 1년에서 30년 이상된 것들이다.

 

   
▲ 다양한 제품의 우메보시는 특히 여름철 선물로 인기다

매실은 특히 식욕부진에 좋으며 매실로 쑨 죽은 환자의 회복식에 최고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매실을 먹으면 “여름철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여름철 수요가 많으며 양력 8월 15일 오봉(한국의 한가위로 일본은 양력)무렵에는 매실장아찌 선물 세트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최근 한국에도 매실을 이용하여 액기스를 만든다든지 술을 담그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어 매실을 따는 6월 무렵이면 슈퍼 등에서 매실 열매 판매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가정처럼 우메보시(매실장아찌)를 즐겨 먹지는 않는다.

 일본에서는 5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매실을 수확한다. 남북으로 긴 일본열도의 환경에 따라 매실 수확시기가 지역마다 다르고 매실 나무에 따라 열매도 천차만별이다. 매실열매는 깨끗이 씻어 씻는 즉시 소금에 절인다. 소금에 절인 매실은 그대로 다시 햇볕에서 말리는 데 골고루 햇볕이 닿도록 뒤집어 준다. 대체적으로 매실을 말리는 기간은 8월 중순까지다.

   
▲ 전시장 안내를 해준 고미야 씨가 가르키는 액자는 우메보시를 이메지화 한 것

 이렇게 말린 매실은 그대로 먹거나 시소(한국의 들깻잎 같은 것) 또는 꿀 같은 것을 가미하여 더 두었다가 먹기도 한다. 요즈음은 가정에서 우베보시를 담그기 보다는 대량생산되어 어디서나 흔히 살 수 있는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가정에서는 매실장아지를 직접 담가 먹는 집이 많으며 특히 질 좋은 매실 산지로 알려진 와카야마 현의  스즈키 씨는 이번 전시장에 9년산 우메보시를  보내와 전시중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전시장에는 1년에서 30년 이상된 우메보시의 실물을 전시하고 있어 관람객들의 눈을 끌고 있다. 

 매실은 일본인들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밥반찬으로 때로는 음료수로 때로는 매실차로 오랜 세월 각광을 받아 왔다. 불가마 같은 무더위 속에 일본인들이 견딜수 있는 것은 우메보시 덕이라는 말처럼 지금 도쿄 한복판 시부야에서는 우메보시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 도쿄 시부야 모비타관 7층에서 전시 중인 " 일본의 우메보시전" 포스터

 *도쿄 시부야  "세이부시부야백화점, 모비타점 7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