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딱 하루를 조선시대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시간을 되돌려 조선시대로 돌아간다면, 그리고 하루를 살 수 있다면 어떨지 궁금하다. 낯선 도시에 가서 ‘한 달 살기’가 유행인 것처럼, 원하는 시대로 가서 하루를 살아볼 수 있다면. 물론 어떤 신분으로 돌아가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같은 조선 시대여도 임금과 신하, 상민과 노비의 하루는 완전히 달랐으니 말이다. 이 책, 《조선 사람의 하루》는 나랏일에 매진했던 임금과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도승지, 양반가 안방마님, 박 의원, 김 서방, 노비 칠복이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하루를 살았는지 재밌게 재구성한 책이다. 그 가운데 임금의 하루는 한마디로 ‘바쁘다 바빠’였다. 조선은 임금이 제도적으로 편히 쉴 수 없는 나라였다. 임금의 하루는 한양의 종각에 있는 종을 33번 쳐서 새벽을 알리는 ‘파루’와 함께 새벽 5시쯤 시작되었다. 일어나면 간단한 죽으로 요기를 하고 웃어른께 문안 인사를 드렸다. 공식 일과는 조회와 경연으로 시작되었는데, 약식 조회인 상참은 매일 열리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조선 후기에는 잘 열리지 않았다. 정조 임금은 상참을 연 것이 10번이 채 되지 않을 정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소설. 말 그대로 ‘작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소설’이라 하면 무언가 긴 호흡의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소설’은 보통 10분 이내로 할 수 있는, 원고지로 따지면 10매 안팎의 짧은 이야기다. 지은이 조용헌은 재야의 기인과 고수들을 두루 만나 천문, 지리, 인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한국 고유의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선일보>에 ‘조용헌 살롱’을 인기리에 연재하고 있고, 동양철학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가로 이름이 높다. 이 책, 《조용헌의 소설》은 짧은 이야기 261편을 두 권으로 나누어 전달한다. 조선일보에 연재된 칼럼을 기반으로 구성했고, 10분 이내로 충분히 할 만한 ‘작은 이야기’ 가운데 세간의 여론, 재미, 정보를 두루 담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이야기 세 편이 있다. 첫째는 ‘푸레독’ 이야기다. 검으면서 푸르스름한, 신비로운 색감을 자랑하는 푸레독은 유약을 바르지 않은 옹기다. 코팅 효과를 내는 유약을 쓰지 않고 1,200도 온도에서 굵은소금을 넣는다. 솔가지를 태우면서 발생한 연기가 그릇으로 침투해 검으면서 푸르스름한 색깔을 빚어낸다. 푸레독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472년, 888권. 《조선왕조실록》과 관련된 숫자다. ‘실록’은 말 그대로 실제 있었던 일을 사실 그대로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다. 조선의 첫 임금인 태조가 즉위한 1392년부터 스물다섯 번째 임금인 철종이 승하한 1863년까지 472년 동안의 일이 기록된 888권의 역사책, 그것이 《조선왕조실록》이다. 조선왕조처럼 이렇게 방대한 기록을 남긴 왕조도 드물 것이다. 후대 사람들이 역사책을 거울삼아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뜻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일거수일투족이 역사에 남는 지도자가 자연스레 스스로 삼가는 태도를 보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역사학자인 강명관이 쓴 이 책, 《왕의 기록, 나라의 일기 조선왕조실록》은 실록의 이모저모를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잘 알려진 사실과 많은 이들이 몰랐을 사실들이 적절히 섞여 있어 실록의 다양한 면을 새롭게 알아갈 수 있다. 실록을 ‘일기’라 하는 까닭은 날짜별로 사건이 일어난 순서에 따라 적혀 있기 때문이다. 첫머리에는 임금과 신하들의 인물 정보를 기록하고, 날짜 표시는 연도, 계절, 달, 날의 차례로 썼으며, 날짜가 넘어가거나 기사의 내용이 바뀌는 경우 ‘ㅇ’을 넣어 구분했다. 실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