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오는 2월 15일까지 대구광역시 북구 대학로 ‘경북대학교미술관’에서는 《근사한 몸짓들》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근사한 몸짓들》은 사회, 공동체와 관계 맺음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정서와 자아에 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공동체라는 작은 사회가 요구하는 행동과 끊임없이 눈앞에 놓인 경쟁으로 인해 매 순간 자신의 가치관과 충돌하고 '나'의 정체성을 낯설게 느낀다. 이번 전시는 공동체 속 헤매는 개인과 그럼에도 심연을 관조하고 탐구하는 10명의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는 '독백'과 '대화'로 구성된다. '독백'에선 마치 연극에서 상대역 없이 혼자 이야기하듯 화면 속 홀로 등장해 자아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배회하고 탐구하는 이들을 보여준다. 결박된 육체일지라도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응시하며 탐구하는 '나' 방향을 잃은 채 배회하는 '나'는 자신을 찾기 위해 멈추지 않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대화'파트에선 사회와 상황이 더 직접적으로 제시된다. 작품 속 인물은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과 의무감, 전체성과 개인주의 사이에 있는 문화 속에서 발생하는 가치관의 혼란을 표출한다. 이들은 개인을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구조가 무엇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소 한 - 이재금 소한 대한 지나면 입춘 오지 보리 뿌리 눈 비비는 봄이 오지 소한 추위 서슬 푸르게 매워야지 암, 그래야 오는 봄 우렁차지 어디 아픔 없이 한세상 열리겠는가? (아래 줄임)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셋째인 소한(小寒)으로 한겨울 추위 가운데 혹독하기로 소문난 날이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름과 달리 ‘大寒’보다는 오히려 ‘소한’이 더 춥다고들 말하는데 그러면 한해 가운데 소한 무렵이 가장 추운 때인지도 모른다. 이때 눈이 쌓인 들판은 세상이 모두 죽은 듯 보인다. 세상에 생명체란 생명체는 모두 죽은듯하다. 그런데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세기의 대표작 <세한도>에서 “날씨가 차가워진 후에야 송백의 푸름을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也)”라고 했다. 날씨가 추우면 추울수록 사람들은 더욱 따스함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세한도>는 추사가 1844년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로 제주도에서 5년째 유배 생활을 하던 무렵 청나라에서 귀한 책을 사다주는 등 유배된 스승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뒷바라지한 제자 이상적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서 그린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얼마 전에 보려고 책상 한편에 쌓아놓은 책들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전에는 바닥이 드러나기 전에 미리 책을 주문하여 항상 볼 책이 쌓여있었는데, 이번에는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가만히 있었습니다. 새 책만 계속 볼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았던 책 가운데서 기억에 남는 책을 다시 보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바닥이 드러나자 ‘무슨 책을 볼까?’ 하며 책장을 둘러보는데, 그런 내 눈에 먼저 《미술쟁점》이란 책이 들어왔습니다. 최혜원 씨의 호 청련(靑蓮)은 푸른 연꽃이란 뜻이겠지요? 청련은 서울대 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직접 화가로도 활동하면서 아트컨설팅, 경매기획자 등의 일도 하고, 학생들은 물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강좌에서도 미술을 가르칩니다. 그러다가 조선일보에 「명화로 보는 논술」을 연재하였는데, 이 책은 그렇게 연재한 글을 중심으로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책 제목이 《미술쟁점》이지요? 책 제목에서부터 시중에 널려있는 일반 미술이야기 책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청련은 책을 내며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지금 우리 곁에 남아 있는 수많은 명화를 보고 있자면 수백 년 전의 사람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용재, 아래 ‘박물관’)은 개관 20돌을 맞아 1월 6일 아침 10시부터 박물관 2층 정문(서울 종로구)에서 2025년 새해 관람객 100명을 대상으로 박물관 유물을 소재로 제작한 다이어리, 필통, 장바구니, 십장생도 열쇠고리 등으로 구성된 문화상품 꾸러미를 선착순 준다. 이번에 증정하는 개관 20돌 기림 다이어리는 박물관 소장품인 「나전홍칠이층농」과 「십장생도」를 재해석한 삽화들을 표지와 내지에 삽입했고, ‘국가유산의 날(12월 9일)’과 같이 국가유산과 관련된 주요 일정들이 해당 날짜에 표시되어 있다. 궁중에서 소중한 물건을 보관했던 이층농과 같이 다이어리에 한 해 동안의 중요한 일을 차곡차곡 채워간다는 의미와 십장생도에 담긴 평안과 무병장수에 대한 새해 기원을 함께 담았다. 박물관이 지난해 11월 개편한 「왕실생활」 상설전시실을 방문하면 다이어리 표지에 그려진 「나전홍칠이층농」의 실물도 볼 수 있다. 문화상품 꾸러미가 소진된 뒤 방문하는 관람객에게는 「국립고궁박물관 가배」 커피 드립백을 준다.(소진될 때 끝) 「국립고궁박물관 가배」는 고종 황제가 즐겨 마셨다는 커피에서 착안한 문화상품으로, 박물관의 대표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국립관현악단(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은 2025 <국립국악관현악단 작곡가 프로젝트(아래 <작곡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작곡가를 모집한다. <작곡가 프로젝트>는 전통에 기반한 차세대 창작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하나다. 지난 2022년부터 3년 동안 진행된 <지휘자 프로젝트>에 이어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이번에는 신진 작곡가를 발굴ㆍ육성해 국악관현악 작품 창작 능력을 갖춘 전문 작곡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를 위해 전통음악 어법을 바탕으로 동시대적 음악을 창작하는 다양한 방법을 익히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을 찾아가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뽑힌 작곡가들은 3월부터 8월까지 약 6달 동안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작곡가로서 역량을 키우며 국악관현악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연주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본인의 작품이 실제 소리로 구현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리딩 세션', 2025 국립국악관현악단 상주 작곡가인 손다혜ㆍ홍민웅의 '멘토링 클래스', 한국 창작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지난해 11월 5일부터 오는 1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12길 31. 대학로 ‘자유극장(자유문화발전소)’에서는 뮤지컬 <클로버> 공연이 열리고 있다. 2024 창작초연 뮤지컬 '클로버' 선보일 실력파 배우들과 헬렐과 정인의 이야기에 한층 더 활기를 불어넣을 창작진의 의기투합을 볼 수 있다. 일주일간의 휴가를 맞아 지상에 내려온 악마 '헬렐' 역의 고상호ㆍ강찬ㆍ임태현, 가난한 현실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소년 '정인' 역의 김경록ㆍ홍성원ㆍ최민영과 오준혁 연출, 윤지영 작가, 박윤솔 작곡가, 박재현 음악감독, 홍유선 안무감독 등 극에 활기를 불어넣을 실력파 크리에이티브팀까지 이 뮤지컬에 기대를 모은다. 관람 시각은 화요일(20:00), 수요일(16:00, 20:00), 목요일~금요일(20:00), 토요일(15:00, 19:00), 일요일ㆍ공휴일(14:00, 18:00), HOL(14:00,18:00)이다. 입장료는 R석 66,000원, S석 55,000원이며, 티켓링크(https://www.ticketlink.co.kr/product/52381)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에 관한 문의는 ㈜앰비즈 전화(02-64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은 맛 좋고 먹기 편한 우리 만감류 품종이 소비자는 물론 농가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만감류는 만다린과 오렌지를 교배한 감귤로, 그동안에는 ‘부지화(한라봉)’, ‘감평(레드향)’, ‘세토카(천혜향)’ 위주였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윈터프린스’와 ‘미래향’은 12월부터 수확할 수 있어 연내에 수확, 유통하는 감귤 종류를 다양화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2020년 품종 등록한 ‘윈터프린스’는 껍질을 벗기기 힘든 기존 만감류와 달리 열매가 성숙하면서 과육과 껍질이 점차 분리되는 특징이 있어 어린아이들도 쉽게 껍질을 까서 먹을 수 있다. 과즙이 풍부하고 과육이 부드러우며 당도(12브릭스)와 산도(1%)가 조화로워 온라인 시장에서는 ‘환타맛 귤’로 유통 중이다. 현재(2024년) 재배 면적은 77.6헥타르에 이르며, 올겨울에는 200톤가량이 유통될 것으로 추정한다. 2024년 품종 등록을 마치고 소량 유통을 시작한 ‘미래향’도 ‘윈터프린스’처럼 껍질 벗김이 쉽고 새콤달콤(당도 12브릭스, 산도 1.0%)한 맛에 과육이 부드러워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향’은 겨울 현장 평가회에서 같은 시기 생산되는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만남'이라는 말은 알다시피 움직씨 '만나다'의 이름꼴로서, '만나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만나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는 '만나다'의 말밑(어원)을 밝혀 보아야 드러난다. '만나다'의 말밑은 (맛+나다), 곧 (맞다+나다)이다. 그러므로 '맞다'의 뜻과 '나다'의 뜻을 알아야 '만나다'의 뜻을 제대로 헤아릴 수가 있다. '맞다'는 "네 말이 맞다."에서처럼 '옳다(틀림없다)'라는 뜻으로도 쓰지만, 이것은 '만나다'를 만드는 것과 상관이 없다. "어여쁜 며느리를 맞다."에서처럼 '맞이하다'라는 뜻, "대낮에 도둑을 맞다."에서처럼 '당하다'라는 뜻, "날아오는 돌에 맞다."에서처럼 '부딪치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맞다'가 '만나다'를 만드는 것과 상관이 있다. 이 가운데서도 '만나다'에는 '맞이하다'라는 뜻이 가장 알맹이로 쓰였다. 그래서 '만나다'는 본디 (맞다 + 나다)를 말밑으로 하여 맞이 하다+나타나다), 곧 '맞이하여 나타나다'를 뜻의 알맹이로 하는 낱말이다. 그런데 '맞이하다'가 과녁말(목적어)을 더불어 쓰기 때문에 '만나다'도 과녁말을 더불어 쓰게 마련이다. "소나기를 만나다." "풍년을 만나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요즘 주말 광화문을 봅니다. 촛불 대신에 응원봉을 들고 축제같은 시위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비폭력적으로 축제같은 모습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지요. 펜은 칼보다 강하고 촛불은 총구보다 강합니다. 역사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무기는 중요합니다. 원래 무기는 강자의 상징이지만. 역사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무기는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억압받는 자들의 저항 도구입니다. 역사 속 혁명과 저항의 현장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돌멩이, 낫, 맨손까지도 무기로 사용하며 권력에 맞서왔지요. 이번 계엄령이 포고된 12월 3일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맨몸으로 군인들의 장갑차를 막은 시민을 봅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인 힘의 표출뿐 아니라, 희망을 잃지 않고 정의를 향해 나아가는 강렬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가난한 이의 무기가 등장합니다. 그 살벌한 계엄의 현장에서도 슬기말틀(스마트폰)을 이용한 현장중계로 가난하고 힘없는 대중이 지식과 정보를 무기 삼아 사회 변화를 끌어냅니다. 인터넷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니까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아름답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은 백련사 들머리에 있는 만경루에서 내다보는 강진만과 가우도의 고요한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경승지로, 자연적인 차나무 자생지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숲의 붉은 동백꽃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만덕산 일대에는 남북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역사성을 가진 옛 절인 백련사와 다산 정약용이 머물렀던 다산초당이 자리잡고 있다. 다산 정약용과 백련사 아암 혜장선사가 왕래하며 학문적 교류를 나눈 배경이 된 차(茶)문화, 다산이 유배시절에 머물며 실학사상을 연구했던 사적 「강진 정약용 유적」, 18세기 화려한 불전 양식을 갖춘 보물 「강진 백련사 대웅보전」 등도 있어 역사적, 학술적, 문화적 값어치를 모두 보여주는 국가유산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에 대하여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자연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