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겸 단장 김종덕)은 <향연(饗宴)>을 2024년 12월 19일(목)부터 25일(수)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향연>은 2015년 초연 이후 4년 연속 다섯 차례에 걸친 공연에서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무용계 흥행 신화를 새로 쓴 화제작이다. 6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번 무대에서 격조 높은 우리 춤의 정수를 다시금 선보일 예정이다. <향연>은 국내 가장 많은 전통 춤사위 보유자로 알려진 전통춤의 원류 조흥동과 한국무용계 대가 이매방ㆍ김영숙ㆍ양성옥이 안무,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창작자로 활동하는 정구호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궁중무용부터 종교무용, 민속무용까지 총망라한 무대에 감각적이고 세련된 총체적 설계가 더해져 ‘전통은 고루하다’라는 편견을 허물고 국립무용단의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공연 당시 20ㆍ30대 관객 비중이 60% 이상(국립극장 누리집 예매기준)을 차지했을 만큼 젊은 연령층까지 사로잡으며 한국무용의 폭넓은 팬층 확보에 이바지했다. 한국 춤을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이라는 4계절의 주제로 담아낸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11월 12일 언론에는 “국보 ‘원주 법천사터 지광국사탑’이 1,975㎞ 긴 유랑 끝에 113년 만에 복원을 마치고 고향 땅에 우뚝 섰다.”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승탑 전체에 걸쳐 코끼리 눈 무늬, 구름무늬, 넝쿨무늬, 불보살, 봉황, 신선, 구슬, 가릉빈가(불경에 나오는 상상의 새) 등 화려한 무늬가 돋보이는 승탑입니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원주시는 오랜 유랑 생활을 끝내고 원래 자리였던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사터에 다시 세운 지광국사탑을 기려 복원 기념식을 연 것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승탑(僧塔)으로 평가받는 지광국사탑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처음 반출된 뒤 1,975㎞에 달하는 길고 긴 유랑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명동(1911~1912)을 거쳐 일본으로 반출되었지만, 조선총독부의 압력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때 조선총독부는 문화재 약탈과 불법 반출에 관한 나라 안팎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운송비까지 내가며 찾아와 경복궁에서 열린 조선물산공진회에 내놓았습니다. 이렇게 돌아온 지광국사탑은 6·25 때 폭격을 맞아 1만 2,000개로 조각났다가 1957년 시멘트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한글서예」를 국가무형유산 새 종목으로 지정 예고한다. 이번에 지정 예고되는 「한글서예」는 ‘우리 고유의 글자인 한글을 먹과 붓을 사용하여 글로 쓰는 행위와 그에 담긴 전통지식’을 포괄한다. 「한글서예」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반포된 15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이에 국한하지 않고 금석(金石), 섬유 등 다양한 재질의 매체에 한국인의 삶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전해져왔다.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한글로 쓴 문학작품의 필사본이나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편지글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되었으며, 전통적인 판본체, 궁체 외에 개인화된 필체인 민체를 통해 다양한 서체와 필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판본체: 조선시대 중·후기까지 주로 인쇄를 목적으로 하는 판각본에 사용한 서체 * 궁체: 궁중에서 서사(書寫) 상궁들이 붓으로 서사할 때 사용한 서체 * 민체: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판본체ㆍ궁체와 구분되는 민간 서체 또한, 문자를 이용한 독창적인 조형예술로서 다양한 서예 작품을 통해 시대별로 변화하는 미적 감각과 사회상을 담고 있으며, 이러한 예술적 의미와 기능은 최근 들어 문자 디자인의 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권점수)는 오는 27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 덕수궁 돈덕전(서울 중구)에서 개항 이후 전기를 도입하고 덕수궁에 근대 조명기구를 설치하여 근대국가의 면모를 갖추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과 시대상의 변화를 조명하는 「모던라이트(Modern lights), 대한제국 황실 조명」 특별 전시를 연다. 이번 특별 전시에서는 개항 이후 덕수궁의 서양식 건축물을 비롯한 궁궐 안팎에 설치되었던 장식등(샹들리에), 서양식 촛대, 석유등, 유리 등갓, 부속품 등 근대 조명기구 10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이화문 장식등(샹들리에)>는 1904년경 덕수궁 돈덕전 건립 당시 접견실 회랑에 설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로, 이번 전시를 계기로 100여 년 만에 제자리인 돈덕전에 돌아왔다. * 돈덕전(惇德殿): 고종 즉위 40돌과 망육순(望六旬)을 기념한 칭경예식(稱慶禮式)을 치르기 위해 건립되었으나, 돌림병 등을 이유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헐어버렸다가 2023년 9월에 재건됨. * 이화문(李花文): 대한제국의 국가 상징 무늬 별도로 마련된 실감 영상실에서는 이화문 장식등(샹들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수경)은 새롭게 단장한 어린이박물관을 11월 26일(화)부터 공개한다.‘강원 문화유산 모두 모여라!’가 이번 어린이박물관 전시의 주제로, 강원의 다섯 가지 문화유산을 ‘내’가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으로 탐색·선택·표현·공유할 수 있도록 어린이박물관을 조성했다. 어린이는 물론 함께하는 어른도 문화유산의 가치를 깨닫고, ‘나’와 문화유산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강원의 문화유산 가운데 창령사터 나한상ㆍ금강산 그림ㆍ그릇ㆍ선림원 종ㆍ집 도구를 골랐다. 각 문화유산의 대표 특징인 표정ㆍ여행기록ㆍ재료와 기술ㆍ소리의 발생ㆍ채집 활동의 원리를 디지털 기기로 탐색하고 ‘나’의 선택에 따라 표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결과물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준비했다. 또한 쌓기ㆍ걷기ㆍ느끼기ㆍ만지기ㆍ던지기와 같은 아날로그 활동으로 각 문화유산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의 수려한 산세를 닮은 어린이박물관 공간에서 다섯 가지 활동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활동은 ‘내가 만드는 표정’으로 국립춘천박물관의 가장 인기 있는 전시품 나한상(돌로 만든 부처의 제자 조각상) 얼굴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이 지난 2023년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신청한 「한양의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에 대한 ‘세계유산 예비평가’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예비평가(Preliminary Assessment)’는 각 국가가 세계유산의 등재 신청 준비 초기단계부터 자문기구와의 사전 논의를 통해 고품질의 등재신청서를 마련해 세계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을 높이고자 2021년 유네스코에서 새롭게 도입한 제도이다. 국가유산청은 2023년 9월 「한양의 수도성곽」의 예비평가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였고,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ICOMOS)의 1년여 동안의 서류심사를 거쳐 이번에 그 결과를 통보받았다. * 문화유산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자연유산은 국제자연보존연맹(아이유씨엔, IUCN)에서 예비평가를 하며, 현장실사 없이 1년여 간의 서류심사로 평가가 진행됨.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평가 결과로, ‘한양의 수도성곽이 등재기준(ⅲ)에 근거하여 탁월한 보편적 값어치의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으며, 진정성과 완전성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하였으며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은 내년도 한일 수교 60돌을 위한 예술교류를 준비하고, 양국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제작하는 <망한가(望恨歌)> 공연을 먼저 한국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12월 5일(목) 저녁 7시 30분에 첫 합동공연을 열고, 일본 도쿄로 이동하여 12월 11일(수), 12일(목) 저녁 7시 이틀 동안 일본 전통예능 ‘노(能)’ 전용극장인 텟센카이 노가쿠도(銕仙会 能楽堂)에서 두 번째 합동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한일 공동제작 <망한가(望恨歌)>는 일본의 전통예능이자 가면극인 ‘노(能)’와 한국의 전통음악, 무용이 더해져 새롭게 재구성된 작품이다. 주로 노(能)에서는 고전작품을 공연하지만, <망한가(望恨歌)>는 도쿄대학 명예교수인 타다 토미오(多田富雄)가 집필한 대본을 바탕으로 1993년 일본에서 초연되었다. 작품의 줄거리는 일제강점기, 혼인 뒤 1년 만에 일본으로 강제노역을 떠난 조선 징용인 ‘이동인’의 편지가 훗날 승려에 의해 아내에게 전해지며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恨)과 슬픔으로 가득 찬 아내의 이야기를 판소리와 백제 가요 ‘정읍사(수제천)’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국가 무형유산의 한 종목인 <선소리 산타령>의 전승교육사, 이건자 명창의 <선녀와 놀량> 발표회 이야기를 하였다. 이력서를 쓸 때마다 ‘학력란’ 메우는 일이 곤혹스러워 고민하다가 결심하고 검정고시 새벽반에 다니며 고입(高入), 대입(大入) 후공부를 한 뒤, 대학원 석ㆍ박사 통합과정까지 수료했다는 이야기, 실기 능력과 학술적 이론에 충실하면서도 매우 겸손한 명창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이야기, 20년 전부터 성북구에 개인 <국악원>을 설립하고, 강습과 강의, 공연 등을 통해 국악보급에 힘쓰고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이번 주에는 노은주 명창을 소개한다. 그는 <심청가>의 이수자로 자기 소리공부를 하면서 학생들이나 애호가들을 지도하는 한편, <사단법인 한국판소리보존회>의 본부 사무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이다. 그런데 그가 지난 7월, 제36회 목포에서 열린 전국 국악경연대회에서 심사위원 전원 만점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고 해서 화제의 인물이 되었고. 10월에는 이를 확인하듯, 네 번째 ‘한농선의 흥보가 완창 발표회’를 가져 명창의 반열에 우뚝 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순흥 교수] 2025년의 한국. 해방 80년, 을사늑약 두 갑자를 맞게 된다. 일사늑약 첫 갑자인 1965년, 박정희는 일본으로부터 그동안의 범죄에 대한 사죄는커녕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도 받지 못한 채 '한일국교정상화'라는 두 번째 을사늑약을 맺었다. 2025년, 을사늑약 두 갑자를 앞두고 다시 걱정이 앞선다. 이 정권은 무엇을 팔아넘기고 무엇을 갖다 바칠지, 물가에 아이를 둔 것처럼 조마조마하다. 임기 절반 동안 동북아역사재단, 독립기념관, 한국학중앙연구원 등등 역사관련 부서의 장들을 모두 친일, 뉴라이트 계열로 채워놓았을 뿐 아니라, 외교, 국방,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일본에 해온 행태들을 보면 우려가 더욱 깊어진다. 지난 22일 오후, 한일국교정상화(?) 60돌, 을사늑약 120돌을 앞두고,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일관계 다시 본다: 정치, 문화 그리고 역사”라는 큰 틀에서, 여러 주제를 다루는 토론회가 있었다. 우리가 우려하는 정권의 속내를 다룬 주제도 있고, 우려스러운 우리 국민의 행태를 다룬 주제도 있었다. 그 가운데, ‘친일파의 명예회복(?) - 에키타이 안(안익태) 사례’를 발표한 이해영 교수에 따르면, 뉴라이트가 장악한 독립기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 글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작은 도시 ‘샬롯’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김미영 선생님이 보내온 것입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자긍심으로 미국인들에게 가르치고 계시는 김미영 선생님께 크게 손뼉을 쳐 드립니다.(편집자말) 누가 와서 제게 “살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우리말(한국말)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경영하는 곳에서는 여러 가지를 가르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말입니다.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감을 합니다. 약 2017년 정도까지만 해도 미국 사람들이 가장 자발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말이 일본어였습니다. 그리고 2017년부터 조금씩 조짐이 바뀌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당연히 우리말, 한국어입니다. 제 공간에서 일본어도 가르쳤기에 그 변화를 100%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가요, 드라마를 본 여자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주로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성별도 나이도 그 이유들도 다양합니다. 물론 우리말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제가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만 가장 기쁜 순간들은 우리 학생들이 한국으로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