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농사짓는 솜씨가 달라지고 농사마저 사라질 지경이 되니까 농사에 딸린 말도 더불어 달라지거나 사라지고 있다.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이 나오니까 극젱이(훌칭이), 쟁기, 써리, 고무래(곰배), 홀케, 도리깨가 모두 꼬리를 감추고, 따라서 따비와 보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사람 목숨의 바탕인 농사가 사라질 수 없는 노릇이라면, ‘이랑’과 ‘고랑’은 끝까지 살아남을 낱말이다. 하지만 이들마저 뜻을 가리지 못하게 되었고, 국어사전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밭농사는 반드시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야 한다. 밭의 흙을 갈아엎어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고른 다음에 괭이로 흙을 파 올려 높아진 데와 낮아진 데가 나란하게 만든다. 흙을 파 올려 높아진 데는 비가 와도 물에 잠기지 않고, 낮아진 데는 비가 오면 물에 잠기게 마련이다. 이렇게 위로 높아진 데를 ‘이랑’이라 하고, 여기에 종자를 넣거나 모종을 옮겨서 남새(채소)나 곡식을 가꾼다. 한편 아래로 낮아진 데를 ‘고랑’이라 하는데, 고랑은 낮아서 이랑의 곡식을 돌보는 사람의 발에 밟히기나 하는 신세다. 그러나 세상 이치는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여덟 번째 만남 김 교수는 그때까지 계속 새벽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는데 어떻게 거부한다는 말인가? 입시가 끝날 때까지는 참고 다닐 수밖에. 전에는 입시가 전기와 후기로 2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제도가 바뀌어 가나다라 군으로 4번의 기회가 있게 되었다. 수험생의 처지에서는 기회가 많아져서 좋아졌다고 볼 수 있겠다. 아들의 수능 점수로는 아무래도 서울에 있는 대학은 어렵다는데, 아들은 원서를 한번 넣어 보잔다. 김 교수는 조건을 붙였다. 가군과 나군은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넣되 다군은 김 교수가 근무하는 수도권의 S대로 원서를 넣자. 수도권의 S대에 합격하면 교직원 자녀로서 등록금이 면제되니까 조건이 좋았다. 이제는 합격자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는 어느 날, 이번에는 김 교수가 미스 최에게 전화했다. 만난 지 1주일도 안 되었는데 웬일일까 미스 최는 의아해한다. “웬일이에요 오빠?” “갑자기 네가 만나고 싶어서 전화했다” “오빠, 나 《아리랑》 아직 다 못 읽었어요.” “《아리랑》이 그렇게 중요하냐? 오늘은 너에게 할 말이 있으니 꼭 만나자.” “알았어요, 오빠. 그런데 오빠 바람났나 봐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이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최영창)이 주관하는 「2024년 세계유산축전」이 9월 23일 고령 지산동 고분군(9.23.~10.6.)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백제역사유적지구(공주ㆍ부여ㆍ익산/9.27.~10.17.), 순천(선암사ㆍ순천갯벌/10.1.~10.31.), 제주(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10.11.~10.22.)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세계유산축전」은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대상으로 한 공연, 체험,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 값어치와 의미를 전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사업으로, 2020년 시작해 올해 5회째를 맞았다. 「2024년 세계유산축전」에서는 「가야고분군」 등 세계유산의 색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 전국 4개 지역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세계유산의 향연 고령(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는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6일까지 ‘잊혀진 가야문명, 가야 고분군으로 기억되다’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대가야 역사와 연계한 야외 추리게임인 ‘나의 지산동 고분군 답사기’(9.23~10.6.), 가야고분군을 활용한 야간경관을 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이재필)는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최영창)과 「2024년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을 오는 10월 11일 홍릉ㆍ유릉(경기 남양주)에서의 개막제를 시작으로, 10월 12일부터 20일까지 조선왕릉 5곳(홍릉ㆍ유릉, 동구릉, 광릉, 사릉, 영릉(세종대왕릉))에서 연다. * 조선왕릉축전 기간 중 10.14.(월)은 쉬는 날로 미운영 2020년 시작돼 올해로 5회째를 맞는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을 나라 안팎에 알리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올해부터는 기존의 「조선왕릉문화제」에서 「국가유산 조선왕릉축전」(이하 ‘축전’)으로 이름을 바꾸어, 국가유산으로서 조선왕릉의 값어치를 널리 알리는 대표적인 문화유산 축제로 거듭나고자 한다. 10월 11일 홍릉ㆍ유릉(경기 남양주)에서 열리는 개막제에서는 조선왕릉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한 융복합 창작 공연과 함께, 지난달 성공적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조선왕릉원정대’의 원정 완수 보고가 진행된다. 40인의 조선왕릉원정대원들은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7일 동안 조선왕릉 40기를 도보와 차량으로 답사하며 왕릉의 역사와 값어치를 배우고, 이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올해는 퇴계 이황과 함께, 제자 가운데 도산서원에 유일하게 종묘에 모신 월천(月川) 조목(趙穆, 1524~1606)의 탄신 500돌이다.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9월 23일(월) 14시 한국국학진흥원 대강당에서 조목 탄신 500돌을 맞아 “월천 조목의 학문과 활동”이라는 주제로 그의 학문과 사상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조목은 퇴계학을 연 이황의 대표적인 제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황의 학문적 조력자이자 동반자였다. 특히 퇴계학에서 강조하는 실천 정신을 구체적인 삶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했던, 그야말로 ‘실천으로 퇴계학을 열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조목에 관한 연구는 이황과의 관계 속에서만 연구되었다. 조목의 철학적 입장과 그를 통해 이어지는 퇴계학의 특징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는데, 이번 학술대회는 이러한 측면에서 기획되었다. 이황과 조목, 그리고 함께 열어 간 퇴계학 이황은 중국에서 받아들인 주자학을 조선의 상황에 맞추어, 특히 도덕적 이치를 강조하고 마음공부를 통해 도덕적 앎을 실천하도록 하는 이론을 열었다. 이른바 ‘퇴계학’이다. 조목은 바로 이러한 이황의 첫 번째 제자이면서 가장 뛰어난 제자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녹우당(綠雨堂)은 해남에 있는 고산 윤선도(1587 ~ 1671)가 살던 고택이다. 녹우당을 처음 지은 사람은 윤선도의 4대 조부인 효정(1476~1548)으로 이 집은 16세기에 지어진 남도지방의 양반가옥이다. 당시 집들은 남자들이 주로 쓰는 공간으로 사랑채가 앞에 있고, 여자들이 주로 쓰는 공간 안채는 사랑채 뒷편에 있으며, 집안 옛 조상들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은 집 맨 뒷편에 지었다. 녹우당의 현재모습은 효종의 스승이기도 하였던 윤선도에게 효종이 내려준 수원 집을 이곳으로 옮겨 지은 것이다. 집을 옮겨지은 때는 현종 9년(1666)으로 수원에 있던 집을 해체하여 목재를 뗏목에 싣고 서해바다를 돌고 돌아서 이곳에 왔다고 하니, 그 일 또한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지은 것이 녹우당 사랑채다. 녹우당 사랑채는 "ㅡ"(일자형)으로 "ㄷ" 자 형 안채 앞에 지음으로써 이 집은 :ㅁ"자형 집이 되었다. 녹우당 출입은 남자들은 주로 사랑채 마당 정면에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맨 바깥 행랑채 옆에 낸 동쪽 솟을 대문으로 들어가는데, 대문을 들어서서 사랑마당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보면 "ㅡ"자로 길게 펼쳐진 사랑채가 있는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짜: 2024년 7월 1일(월) 답사 참가자: 김수용, 김혜정, 송향섭, 윤석윤, 이상훈, 최동철, 황병무 (7명) 답사기 쓴 날짜: 2024년 7월 7일 효석문학100리길 제5-2구간은 평창 바위공원에서 평창 전통장에 이르는 거리 약 4.5km 구간이다. 평창군 발행 소책자에서 제5-2구간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수석바위 테마공원인 평창바위공원을 둘러보고 장암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평창강을 따라 걸으며 강변의 정취를 즐기고 숲길을 따라 삼림욕을 즐기면서 평창 전통장과 공연장에 이르는 길이다. 평창바위공원에서 아침 9시 10분에 7명이 출발하였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전날까지 평창에도 비가 쏟아져서 걱정했었다. 다행히 장마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평창 지역에 비는 오지 않았다. 구름이 조금 끼면서 날씨가 흐렸다. 여름이 시작되었지만, 기온은 23도 정도로 그리 높지 않고 걷기에 좋은 날씨였다. 전날 쏟아진 비로 평창강물이 불어나 물소리가 요란했다. 강폭이 많이 넓어져서 풍성한 평창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효석 이야기를 마저 하자. 효석은 나이 33살이던 1940년에 부인 이경원과 사별하였다. 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8월 28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로 6. ‘경기도박물관’에서는 2024 경기도무형유산 특별전 <극락(Paradise)>이 열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유산’이 있니다. 공연, 기술, 지식 표현, 생활관습, 의례, 놀이와 같은 ‘무형유산’은 한 사람에게서 다음 사람으로 전달되며,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시대의 문화를 반영한 무형유산은 ‘사람’을 통해 이어진다. ‘장인(匠人)’은 무형유산을 전승하는 사람이다. 장인이 만들어 낸 유형의 결과물에는 무형의 ‘정신’이 함께 담겨 있다. 무형유산의 본질은 유형의 작품 안에 담긴 무형의 값어치에 있다. 전시의 제목인 <극락(Paradise-極樂)>은 종교적 의미인 ‘괴로움이 없는 즐거움 세계’와 일상의 의미인 ‘지극한 즐거움’를 함께 담고 있는데 전시는 ‘경기도무형유산’ 71종목 가운데 ‘불교’ 관련 장인의 걸작을 현대미술, 역사 유물과 연결하여 소개함으로써 무형유산의 의미를 생활문화와 예술의 시각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다. 경기도무형유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담고 있는 <극락(Paradise)&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지난 8월 6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전남 광양시 광양읍 순광로 660. ‘전남도립술관’에서는 2024 허영만 특별 초대전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가 열리고 있다. 2024 허영만 특별초대전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는 개관 이래 꾸준히 지역 작가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 그 예술 가치를 대중과 공유해온 전남도립미술관이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여 선보이는 기획전시다. 전라남도 여수 출신으로 한국 대중문화 발전과 한국 만화의 세계화에 크게 이바지한 만화가 허영만의 선보임 50돌을 기념하고 그의 만화 인생을 되돌아보기 위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 작품을 비롯하여 만화 원고, 드로잉, 취재 자료와 각종 메모 등 작품 제작에 수반된 아카이브 자료 2만여 점을 한데 모아 전시한다. 타고난 관찰력과 철저한 자료 수집이 토대를 형성하고 그 위로 작가 특유의 유머와 감성이 살을 더해 마침내 명작으로 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작품 그 자체로 선보이고자 한다. 1974년 <집을 찾아서>라는 작품으로 선보인 허영만은 만화가 좋아서 오로지 만화 외길 인생을 달려왔다. 소년한국일보사 연재되었던 만화 <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산림청(청장 임상섭)은 9월 이달의 임산물로 쫄깃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인 ‘목이버섯’을 꼽았다고 밝혔다. 목이버섯은 귀와 비슷한 생김새로 동양과 서양에서 모두 귀와 관련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서양에서는 ‘유대인의 귀(Judas’s ear)’라고 부르며 동양에서도 나무 목(木), 귀 이(耳)자를 써 부르고 있다. 독특한 식감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라탕의 단골 재료이자 탕수육, 잡채, 장아찌 등 국물요리, 볶음, 조림, 샐러드 등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린다. 잘게 다져서 죽 또는 만두소에 넣거나 월남쌈과 함께 먹으면 포만감을 높여 살빼기에도 제격이다. 목이버섯에는 ‘베타글루칸’이라는 항암성분이 많이 함유돼 면역력을 높여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도 탁월하다. 또한 비타민D를 공급하는 중요한 성분인 ‘에르고스테롤’이 풍부해 체내 칼슘 흡수율을 높여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특히, 햇볕에 말려서 보관하면 1년가량 저장해 두고 먹을 수 있으며 생목이버섯보다 비타민D 함량이 약 24배 더 높아져 말려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