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저는 퇴근길에 가볍게 따끈한 오뎅국물에 정종 중탕 한 잔 해서 먹는 것을 최고로 칩니다. 제가 일본 술을 좋아 하는 까닭은 추울 땐 따뜻하게 데워 먹고 더울 땐 시원하게 해서 마실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추운겨울에 복어 지느러미를 살짝 태워 넣은 히레정종도 약간 비리면서 고소한 맛이 나는데 향이 좋습니다. -다음- 오뎅과 정종 문화는 어느새 깊숙이 우리 사회 속에 뿌리내려 퇴근길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는 친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듯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종(正宗)을 정의하기를 일본식으로 빚어 만든 맑은술. 일본 상품명이다. ≒청주(淸酒)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일본 상품명은 맞지만 일본식으로 빚은 술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 국정종(기쿠마사무네) 누리집 한국어판 차라리 한국의 맑은 술 청주와 같다.라고 하는 게 알기 쉽다. 그럼 청주(淸酒)란 무슨 술인가? 말 그대로 맑은 술이란 뜻으로 탁주를 빚어 농익은 술독에서 떠낸 맑은 술을 말한다. 일본술의 과정을 보면 삼국시대에 우리의 기술을 전수받아 우리와 같이 청주를 만들다가, 근래에 청주의 제조법에 근대과학을 접목시켜 일본 고유의 술로 발전시킨 것이 일본 술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아지사이(수국의 일종)꽃이 만개하여 일본 최고의 꽃동산 절로 알려진 천년고도 교토 이웃도시 우지시(宇治市)의 삼실호사(三室戶寺, 미무로토지)는 지금 아지사이꽃이 아름답게 꽃동산을 수놓고 있을 것이다. 전국 최고의 꽃절로 유명한 만큼 절 입구에서 비탈진 본당 앞으로 이어진 꽃동산은 이름처럼 전국의 신도와 관광객들로 꽃반 사람반의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삼실호사는 본존인 천수관음상의 효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서국33개순례사찰(西三十三箇所) 가운데 10번째 도량으로 많은 일본인이 순례하고 있는 절이다. 삼실호사는 백제계 스님 행표와 관계가 깊다. 행표스님의 아버지 히노구마(檜前, 檜熊)씨는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 815년에 만든 고대씨족 족보)》에 따르면 그 출신이 백제계라고 명백히 나와 있는데 “히노구마 스구리(檜前村主)는 백제계 고조(高祖)”라고 표기된 것이 그것이다. 삼실호사는 사전(寺傳)에 따르면 “교토부 우지시 토도 시가다니(京都府 宇治市 莵道 滋賀谷)에 있는 본산수험(本山修險)의 본사. 산호(山號)는 명성산(明星山), 본존은 천수관음보살로 서기 770년 무렵 우소변견양(右少弁犬養)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일본인들이 앓고 있는 병중에는 기미가요신경증(君が代神經症)이란 것이 있다. 정말 희한한 병이다. 우리말로 하면 애국가부르기 공포증 쯤이라고 번역 할 수 있다. 애국가부르기 공포증이라니? 쉽게 말해 입학식과 졸업식 같은 때에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를 불러야 할지 말아야 할지로 고민하는 선생들이 겪고 있는 병이 이른바 기미가요신경증이다. 어느 쪽이냐 하면 부르고 싶지 않다는 쪽이라 할 수 있다. ▲ 기미가요 거부자의 추이(왼쪽) 일장기(히노마루) 게양을 하고 입학식을 하는 모습 일본의 선생들이 겪고 있는 기미가요신경증은 동경도교육위원회(東京都敎育委員會)가 2003년 10월 23일 이른바 10.23 通達을 발표한 이후에 생긴 병으로 올해는 그 10년째 되는 해이다. 츠타츠(通達, circular notice)란 국가기관의 행정지침을 말한다. 행정지침 가운데는 입학식, 졸업식에서 국기게양 및 기미가요 제창을 실행 할 것 이란 조항이 있다. 더 나아가 국기는 식장의 무대 중앙정면에 게양한다. 식장에서 교직원은 지정된 좌석에서 국기를 향해 기립하고 국가를 제창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는 그 책임을 묻는다.와 같은 내용으로 규정하고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5월 12일은 일본의 어머니날(母の日)이었다. 그리고 아버지날은 6월 셋째 일요일로 올해는 6월 16일이다. 먼저 어머니날에 일본인들은 무엇을 선물했는지 살짝 엿보자. 아래 내용은 어머니날을 맞아 일본 포털 사이트(www.social-hahanohi.com/share/)에 올라온 일본인들의 희망사항 가운데 몇 개를 소개 한 것이다. 천천히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호텔을 예약해드리겠다. 어머니를 위해 딸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드릴 예정이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하므로 가족 모두가 모이도록 할 것이다. 어머니는 꽃을 좋아하고 화초를 잘 가꾸시므로 어머니날에는 식물원으로 모시고 싶다. 화분에 물을 줄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신 어머니를 위해 조화를 사갈 계획이다. 다만 어머니와 늘 곁에 있는 고양이를 위해 예쁜 고양이 옷을 선물하고 싶다. 그러면 어머니도 기뻐 할 것이다. 올해 시어머니는 70살로 고희를 맞이하신다. 가족모두가 모여 가족사진을 찍을 예정이다. 기모노를 입을 기회가 적었는데 모처럼 기모노를 입고 사진관으로 모시면 즐거워하실 것이다. ▲ 긴테츠나라역 앞의 꽃집(외쪽), 5월 12일 어머니날 광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일본어를 전공하다 보니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일본은 언제 가는 게 좋은지 둘째 어딜 가야 하는지 셋째 꼭 추천할 만한 곳은 어디냐? 같은 질문이다. 사람마다 좋아 하는 것이 달라 딱 부러지게 대답해줄 수는 없지만 이 세 가지를 그런대로 충족시키는 것이라면 교토에서 해마다 5월 15일 하는 아오이마츠리 구경 겸 관광을 권하고 싶다. 마츠리는 말 그대로 전통축제이므로 반드시 정해진 날에 가야 볼 수 있다. 유명한 명승지나 유적지는 아무 때나 사시사철 편한 시간에 가면 되지만 마츠리와 같은 무형문화를 보려면 꼭 그날이 아니면 구경하기 어렵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천년고도라 유적지도 많은데다가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아오이마츠리도 볼 수 있기에 말이다. ▲ 아오이마츠리는 1000여년전 귀족들의 화려한 의상을 볼 수 있어 인기다 교토의 3대 마츠리라고 하면 5월 15일 아오이마츠리, 7월 17일 기온마츠리, 10월 22일 지다이마츠리를 꼽는다. 일본열도가 마츠리의 나라라고는 하지만 교토는 특히 유명한 3대마츠리와 더불어 청수사, 금각사 등 이름난 절과 유적지가 많고 인근 도시인 오사카와 나라지방까지 아우르면 사시사철 볼거
[그린경제=이윤옥 문화전문기자] 5월이 되면 슬슬 일본의 하늘을 장식할 잉어들이 선보이고, 5월 5일은 그 고이노보리(こいのぼり,잉어날리기) 절정의 날이다. 이때쯤 일본을 찾는 사람들은 시골집 마당이나 유치원 마당 또는 아파트 베란다에 세워둔 커다란 모형 잉어를 보게 될 것이다.그런데 왜 하필이면 하고많은 물고기 가운데 잉어모양일까? 이는 중국 후한서(後漢書)에 그 답이 있다. 중국 황하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에 용(龍)이라 불리는 폭포가 있었는데 이 폭포를 향해 수많은 물고기가 뛰어오르려고 하지만 그 가운데서 잉어란 놈만 뛰어오르는 것을 보고 중국인들은 잉어를 입신출세의 상징으로 여겼다. 일본에는 에도시대(江戶時代.1603-1868) 때무사집안에서 시작된 단오풍습으로 음력 5월 5일 무렵 사내아이의 출세를 기원하여 집 마당에 높은 막대기를 세우고 거기에 길게 늘어뜨린 모형잉어 장식을 달아 둔 것이 그 유래이다. 한국의 단오풍습은 아낙들이 창포물에 머리감는 따위의 의식이 남아 있지만 같은 창포(菖蒲)라도 일본에서는 나쁜 악귀의 액땜용으로 쓰이는데 그것은 일본말 쇼우부(尙武, しょうぶ)와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창포(菖蒲)는 곧 상무(尙武)라는 말과 같아 창포
지난해 12월 14일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참사가 발생해 어린이 20명을 포함한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 얼마 안 돼 어제 또다시 10대 청소년 2명이 길 가던 여성에게 돈을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13개월 된 아기 머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는 외신을 접했다. 살해된 아기 어머니의 겁에 질린 모습이 티브이 화면 가득 비추고 지나갔지만 별 뾰족한 수가 없는 듯 경찰들이 폴리스라인 언저리를 서성거리는 것을 보면서 16세기 일본사회에서 엄포를 놓아 무기 회수를 꾀했던 풍신수길의 ‘무기회수령’이 떠올랐다. 풍신수길은 주군인 오다노부나가(織田信長)가 가신 아케츠미츠히데(明智光秀)의 모반으로 살해당하자 기회를 꿰차 천하를 거머쥐었지만 혹시 모를 백성들의 쿠데타로 정권을 빼앗길까봐 늘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풍신수길은 정권을 잡은 지 오래지 않아 무기회수령(刀狩令, 1588.7.8)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무기 회수령은 다음 3가지 항목을 들어 선포하였다. 1. 백성은 칼(刀, 脇差), 활(弓), 창(槍), 총(砲) 등의 무기 소지를 금한다. 불필요한
“욕심 때문에 가문과 형제를 버리는 일은 세상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로 시작되는 사이카쿠 쇼코쿠바나시(西鶴諸國ばなし, 권2-7화)의 이야기는 320여 년 전 일본의 이야기지만 21세기인 오늘 한국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시나노 지방에 사는 여든여덟 살 되는 노인이 아들 둘을 불러다 앉히고 유언하기를 집안의 재산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골고루 사이좋게 나눠가지되(작은 왕겨라도 나누라) 특히 집안의 보물인 칼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팔아치우지 마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두 아들은 아버지가 죽고 첫이레가 되기 전에 재산 다툼을 하기 시작한다. 당시 에도시대(1603-1868)의 유산상속은 대개 유언에 따랐으나 상황에 따라 달랐다. 이 두 아들은 아버지 유언대로 똑같이 재산을 나눴지만 아버지가 아끼던 소중한 칼 한 자루에 이르러 다툼이 일었다. 칼을 두 쪽으로 나눌 수 없기에 둘 중에 하나가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집안 문중 사람들이 중재하기를 나머지 재산은 똑 같이 나눴으니 칼은 형인 장남이 갖는 게 좋겠다고 했으며 형 역시 칼이 몹시 갖고 싶었다. 그러나 동생이 승복을 안 하는 바람에 형은 칼 한 자
경주라고 하면 불국사를 떠올리듯 우지차 (宇治茶)로 유명한 우지시(宇治市)의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평등원(平等院, 뵤도인)을 들 수 있다. 평등원은 부처님을 모시는 절인데 아미타불이 모셔져 있는 봉황당(鳳凰堂) 건물은 1,000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교토의 문화재 (古都京都の文化財)로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으며 일본의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양식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봉황당 앞에 파 놓은 아담한 연못이 마치 거울같이 투명하여 물 위에 비친 봉황당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은데 봉황당 주변의 정원 역시 잘 꾸며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봉황당은 원래부터 절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당시 권력자인 후지와라 (藤原道長)씨의 별장이었던 것을 1052년에 절로 쓰면서 평등원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평등원이 지어질 무렵의 일본은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 말기로 정국은 혼란하였고 귀족들 사이에서는 말법사상이 자리하여 극락왕생과 정토신앙이 확산되던 때이다. 말법사상(末法思想)이란 석가모니 부처님의 바른법(正法)이 행해지는 시대를 지나 껍데기로만 수행자의 모습을 하고 깨달음이 없는 시대인 상법(像法) 시대를
1392년 조선개국과 함께 창건된 경복궁은 이후 경회루, 자선당, 흠경각 등의 크고 작은 전각을 추가로 지어 명실상부한 궁궐의 면모를 보였으나 1900년대의 민족 수난기를 맞아 1927년 조선총독부가 흉물스럽게 들어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광복이후 여러 논란 끝에 1997년 총독부 건물 철거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는 경복궁 복원 사업이 이뤄져 2006년 건청궁의 복원 등 본래 모습을 하나둘씩 찾아가는 모습이 다행스럽다. 일본에서 지인들이 오면 반드시 들르는 이곳에 서면 경복궁의 쓰라린 역사를 새기지 않을 수 없다. 1915년! 조선이 일본에 강제 병합(1910년 8월 29일)된 지 5년째 되는 해로 일제는 이 “조선통치 5년”을 기념하기 위해 2년 전부터 골똘한 궁리에 들어간다. 궁리 끝에 1913년 “통치 5주년 기념 조선물산공진회”라는 행사를 하기로 결정하고 1913년 제국회의에서 예산을 책정하여 장소를 경복궁으로 정하는 총독부 고시령을 1913년 8월 6일 내린다. 조선물산공진회란 한마디로 박람회를 뜻하는 것으로 조선의 상징이었던 경복궁을 박람회장으로 꾸며 더 이상 궁궐에 대한 미련을 두지 못하도록 철저한 계산 하에 궁궐 파괴에 몰입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