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에르진잔에서는 하루만 자고 우리는 오늘 저녁 4시에 기차를 타고 카이세리까지 가야 한다. 시간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 식사를 끝낸 뒤에 식당 입구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모처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나누었다. 로자 씨는 에르주룸에서 우리와 합류하기 전 1주일 동안 터키를 여행하였는데 터키 사람들은 도무지 이슬람 사람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도시에 처음 들어가면 곳곳에 모스크가 보이고 히잡을 쓴 여성도 보이고 때때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아잔이 울려 퍼지므로 이슬람 국가인 것은 맞는데,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이슬람의 냄새가 없다는 것이다. 터키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술도 마시고 길거리에서 담배도 피우고, 심지어는 히잡 쓴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성 교제도 자유스러운 것 같고 남녀 간에 애정 표현도 유럽 국가 못지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엄숙한 이슬람교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얘기다. 에르진잔은 인구 10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인데도 모스크의 첨탑이 곳곳에 보인다. 터키에는 등록된 모스크가 75,000여 곳에 달하고, 이스탄불에는 3,000여 곳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 이 달 균 하늘은 여남은 평, 구름은 대여섯 말 빛은 딱 그만큼만 탑을 비춰주신다 길 잃은 별들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인 듯 연곡사의 내력이야 여기서 다 말할 필요가 없지만, 특별히 밝혀두고 싶은 부분이 있다. 이 절은 우리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거친 운명을 함께 했다고 한다. 조선조 때엔 승병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907년엔 항일운동의 본거지라는 이유로 일본군에 의해 전소되었다가 한국동란 때 다시 불타버리는 수난을 겪었다. 탑은 이런 수난사를 몸소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기단은 여러 개의 석재로 이뤄져 있고, 3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모양을 하고 있다. 지붕 윗면의 경사는 경쾌한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네 귀퉁이의 추켜올린 선이 우아하다. 통일신라 후기의 것으로 보인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에서 두뇌를 총명하게 만들고 맑게 해주는 음식을 “맑고 청정한 진액”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은 대장에서 유익균에 의해 소화된 음식의 마지막 진액을 말한다. 따라서 두뇌를 총명하게 하기 위해서 대장의 발효환경을 도와주고, 운동성, 흡수력을 길러 주기 위한 음식과 한약을 처방한다. 한편 양방의 관점으로 보면 뇌세포를 충실하게 발달시킬 수 있는 필수 지방산과 아미노산, 두뇌활동을 위한 영양 공급에 필요한 양질의 포도당, 신경호르몬과 부신과 교감신경의 원활한 대사 과정을 위한 호르몬의 전조 물질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1. 한의학적 관점에서 ‘청뇌 총명’의 음식 1) 대장으로부터 맑고 청정한 진액 대장의 발효환경을 도와줄 수 있는 모든 음식은 직간접적으로 머리를 맑게 해준다. 여기에 몇 가지 큰 틀이 있는데, 첫 번째로 대장 발효의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곧 대장 발효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안정적인 발효시간을 확보해주는 섬유소가 필요하며 가장 추천할 만한 것으로 시래기, 우거지가 있다. 아울러 모든 자연의 푸성귀가 이러한 기능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육지와 바다의 자연스런 균형을 위하여 해조류를 추천한다. 대표적인 미역은 식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백목련[학명: Magnolia denudata Desr.]는 목련과의 ‘낙엽이 지는 키큰나무’다. ‘연꽃처럼 생긴 아름다운 꽃이 나무에 달린다’라는 뜻으로 목련(木蓮)은, 잎이 지고 나서 화살촉 모양의 회갈색 꽃눈이 마치 붓과 같다고 하여 목필(木筆), 꽃봉오리가 막 피어날 때는 북쪽을 바라본다고 하여 마치 지방에 있는 신하가 임금에 대한 충절을 표하는 것 같다고 ‘북향화(北向花)'라고도 한다. 북한에서는 꽃은 옥이요, 향기는 난초와 같다 하여 옥란(玉蘭), 목란(木蘭), Kobus-magnolia, Lily-tree라고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목련 꽃봉오리를 신이(辛夷)라 한다. 꽃말은 고귀함, 숭고한 정신, 우애다. 비슷한 것으로 보라색 꽃이 피는 자목련(M. liliflora DESR)이 있다. 또 백목련과 자목련을 교배하여 만든 자주목련(M. liliiflora Desr.)은 꽃잎의 안쪽이 하얗고 바깥쪽은 보라색이다. 또 함박꽃나무(M. sieboldii K. Koch, 산목련)는 5월 말쯤 숲속에서 잎이 난 다음에 꽃이 피는 역시 목련과 가까운 형제나무다.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木蘭)이라 하며 북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여느 때처럼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을 검색하여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알아보았다. 아타튀르크는 1923년에 대통령에 취임한 뒤 본격적으로 정교(政敎)분리를 기본으로 한 개혁정책을 시행했다. 오랫동안 터키에서는 정치 지도자인 술탄이 종교 지도자인 칼리프를 겸하는 정교일치 국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는 술탄제를 폐지하고 칼리프는 오직 이슬람 종교만을 관장하게 하였다. 이슬람 종교도 개혁의 대상이었다. 그는 터키 공화국의 기본 정신인 세속주의를 법으로 제정했다. 이슬람 율법에 기초한 모든 수도원과 교단을 폐쇄했다. 그는 “과학은 삶의 가장 믿음직한 안내자다”라고 말했는데, 종교적인 교육 체제를 폐지하고 현대식의 탈 종교적인 학교들을 설립했다. 오스만의 모든 법체계가 현대화되었으며 새로운 민법과 형법이 채택되었다. 그의 개혁정책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변화시켰다. 여성의 교육권을 보장하여 남녀평등 교육을 시행하였으며 민법을 개정하여 일부다처제를 금지하고 일부일처제를 확립하였다. “여성도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히잡 금지령을 도입하였다. 오랜 전통인 히잡을 강제로 금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되었다. 그는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허리와 무릎 통증이 있어도 아직 걸을 수 있어 행복하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지만 나는 주사와 물리치료로 버티며 지팡이에 의지해가면서도 걷기와 치료를 멈추지 않은 덕분이다. 지난해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를 읽고 찾아간 손흥도 원장 독일 레겐스부르크 의대 의사들 앞에서 강연을 마친 다음 독일 의사가 3년째 오른쪽 손목이 마비된 주부를 치료 중인데 진척이 없으니 침술로 한번 치료를 해 달라는 부탁받았다 독일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비된 왼손이 아니라 오른쪽 손목에 다섯 개의 침을 꽂고 자극을 주며 지켜보는데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며 자유롭게 움직였다는 내용이었다 환자는 주저앉아 울었다 하고 독일 의사들이 놀라워하며 그를 신의 손이라 불렀던 침술의 대가로 알려진 한의사이다 믿음은 치료에 도움이 되고 맘을 편안하게 한다. 치료를 받으며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변화에 기쁜 마음으로 한의사 손흥도 원장과 그가 말하는 건강법을 소개한다. 손흥도* 한의사 밥을 잘 먹는가, 먹은 만큼 배설은 잘 되는가? 40여 년 아픈 사람의 몸을 치료하고 있는 한의사 마주 앉아 진맥하면서 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김제 금산사 육각다층석탑 - 이 달 균 버려진 날들이 서럽다면 내게 오라 눈물이 켜켜이 쌓여 옹이진 돌이 되었다면 맨발로 홍예석문 지난 금산사에 들어라 탑은 왜 이 모양으로 오늘에 이르렀나 하단과 상부는 흰빛, 몸체돌은 검은빛 앞앞이 말 못 할 사연, 차라리 묻지나 말걸 아서라 하늘 둘 가진 이가 어디 있으랴 싸락눈 내리는 모악산 저문 산사 길 잃고 동무도 잃고 범종소리에 젖는다 금산사에 이른 시각은 늦은 오후, 절집으로 산 그림자가 내려오고 있었다. 마음이 그래서일까. 그림자마저 고색창연한 빛으로 다가온다. 그 어둠은 차츰 단아한 탑을 감싼다. 밝은 화강암으로 만든 사각형의 탑이 아니라 벼루를 제작하는 검은 빛의 점판암으로 만든 둥근 육각다층석탑이어서 정감을 더한다. 대부분의 탑이 그러하듯 이 탑도 사연이 많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나 원래는 금산사에 속한 봉천원에 있던 것을 현재의 대적광전 앞으로 옮겨 놓았다. 탑신은 각 층마다 몸돌이 있었으나 지금은 맨 위 2개 층에만 남아 있으며 상륜부 머리장식은 흰 화강암 조각을 올려놓아 썩 조화롭지 못하다. 삿갓이 없다고 모자를 씌운 격인데, 없으면 없는 대로 두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세상의 모든 사물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생명은 시간 속에서 탄생되고 또한 시간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따라서 우리의 삶은 결국 시간과의 대결이지요. 인간은 저마다 일생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분배받게 되며 자기에게 차례 진 그 시간적 길이를 최대한으로 늘여 삶을 풍요롭게 향수하고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하지요. 그렇다면 잘 사는 것, 멋있게 사는 것, 오래 사는 것이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누구나 그 주어진 삶에서 그 자신에게 해당되는 단위당 시간을 어떤 의미로 채우는가에 따라서 우리는 그 사람의 가치와 품격을 값 매길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하루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과 시간을 분 단위로 생각하는 사람은 그 삶의 자세와 방식부터가 서로 완전히 다를 것입니다. 모든 창조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때 우리는 “시간 = 성과 = 인생가치”의 삶의 등식을 세워 볼 수 있습니다. 소설 ”아Q정전”과 많은 잡문을 쓴 중국의 대문호 노신은 자기의 작품들은 남들이 커피의 맛을 음미하는 시간 속에서 완성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대체로 인간을 편안함과 향수와 허영에 약한 동물입니다. 언제나 온갖 방식으로 유혹하는 이 모든 것들을 외면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봄을 상징하는 표현들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힘겨운 ‘겨울을 이겼더니 봄이 왔다’라는 고난을 이겨낸 결과로써 이미지가 있다. 둘째 ‘만물의 생장과 활동의 시작이다’란 시발의 의미가 있다. 셋째로는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미래 지향적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연유로 한방의 관점에서 볼 때, 봄에 좋은 음식들이란 바로 이러한 이미지에 부합되는 음식을 의미한다. 1. 고난을 이겨낸 음식 ① 추운 겨울을 이겨낸 인동덩굴(忍冬藤)차 인동은 말 그대로 겨울의 추위를 참고 견디어 꽃을 피웠다는 것에 유래한 인고의 상징적인 식물이다. 한약제 가운데 소염, 항균, 해열 작용의 상징적인 약초로 호흡기 질환 처방에서 많이 활용된다. 인동등은 인동의 덩굴줄기를 뜻한다. 소장의 경련을 풀어주고 해열, 두통, 감기, 해갈, 이뇨, 편도염, 해독, 항균의 효과가 있다. 이와 비슷한 이미지의 음식으로 돌외덩굴과 으름덩굴 등이 있다. 덩굴의 기본 작용은 호흡기 통로와 덩굴이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고 비슷한 작용은 한다는 것에서 출발하며 호흡기 질환이나 인체의 이뇨작용에 도움이 된다. ② 추위와 찬바람을 이겨낸 봄동 봄에 들어서면서 나오는 봄동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오늘은 에르주룸에서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하여 188km 떨어진 에르진잔에 가는 날이다. 우리는 호텔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기차역으로 걸어갔다. 너무 일찍 도착하여 시간이 많이 남았다. 기차표는 이미 예매해 두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병산은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근처에 있는 케말 파샤 기념관으로 걸어가서 구경하고 오겠다고 한다. 나는 이틀 전인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계속 이동하여 조금 피곤함을 느꼈다. 나는 병산에게 역에서 쉬겠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 두 장은 병산이 찍어온 것이다. 에르주룸 기차역에서 의자에 앉아 손말틀(휴대폰)로 무스타파 케말에 대해서 검색해 보았다. 다음과 같은 정보가 나온다. 무스타파는 1881년에 마케도니아 지방의 큰 도시 테살로니카에서 세관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이슬람 학교가 아닌 일반 사립학교에 보냈다. 어렸을 때 그의 이름은 터키의 관습대로 하나의 이름만을 사용하여 그냥 무스타파였다. 그런데 수학교사가 수학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그에게 완벽하다는 뜻의 ‘케말’을 별명으로 붙여주었다. 무스타파도 그 별명이 마음에 들어서 그의 이름은 무스타파 케말이 되었다. 그는 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