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우리는 대체로 학교교육을 받으며 정답은 하나뿐이라는 시험제도 아래에 성장했다. 사회인이 되고서도 무슨 자격시험이나 진급시험 같은 것을 치르면서 대체로 모두가 시험관 손아귀에 쥐여 있는 정답지와 일치하는 답안을 적어내지 못해 안달하게 되었다. 그 정답을 바로 맞혀내야만 그런대로 앞길이 트이게 될 판이니 그중에는 간이 크게 “커닝(훔쳐보기)”도 서슴지 않는 일부 “인사”들도 더러 생겨났다. 또한, 텔레비전의 “알아맞추기”같은 프로에서도 참가자들이 사회자의 구미에 맞는 대답을 하면 “딩동댕― 정답! 맞췄습니다. 축하합니다.”하고 박수를 받게 되지만 일단 한마디라도 어긋난 말을 하게 되면 단마디 명창 “땡!”하고 탈락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세상의 문제들은 정말 정답이 하나뿐일까. 모두가 “하나!” 하는데 누군가 “둘!” 하면 정말 맞아 죽는 것일까. 우리는 정말 모두가 러시아생물학자 파블로프의 “조건반사학설”에 잘 길들어진 강아지들처럼 일단 “호르륵―” 호각소리가 울리면 일제히 먹이구유를 향하여 죽기 살기로 뛰어가야만 하는 것일까. 문학예술이나 신화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희랍신화에 나오는 뮤즈가 시의 여신인 것을 잘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끝없이 이어지는 사나이들의 잊히지 않는 이야기! 젊음이 짙푸르게 익어 갈 즈음에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남자라면 누구라도 군대에 입대하여 힘든 훈련을 받고 3년간동안 자신을 나라에 바쳤던 우리들의 전우애를 잊을 수 없다. 50수 년 전 대남 방송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최전방 전기도 없었던 벙커 속에서 호야 등불을 밝히고 잠을 자고 초병으로 근무했던 이야기는 흥미진진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본부중대 한 내무반에서 3년을 함께 생활했던 군대동기 3명. 작전병 박대범 병장, 통신병 류근택 병장 그리고 정훈병이었던 나 허홍구 병장이었다. 아직도 우정은 변하지 않았고 안부를 묻고 전하고 있지만 못 견디게 그리우면 문득 찾아가고 만나서 대포 잔을 나눈다. 50수 년전 비무장지대를 눈앞에 두고 내 젊음을 불태웠던 옛날 추억의 장소를 찾았더니 아직도 군인초소 뒤편 막사에는 (이 한 몸 조국을 위하여) 라는 구호가 늙어가는 사나이의 가슴을 뜨겁게 두드린다. 박 대 범* 50여 년 전 경기도 연천 최전방에 부대가 있었다. 작전병 박대범 병장, 통신병 류근택 병장, 정훈병 허홍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삼위일체 대성당을 구경하고 사람들에게 생명탈핵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지하도를 건너는데 벽에 그림이 잔뜩 그려져 있다. 그림 아래에서는 거리의 악사가 음악을 연주하고. 다리를 다시 건너와서 트빌리시 구시가지의 골목길을 지나왔다. 카페와 식당, 그리고 기념품 가게가 많았고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도 많았다. 오래된 종루에서 시간에 맞춰 종을 치는 행사를 하는데,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다. 나는 사진을 찍는 관광객을 사진 찍었다. 저녁 식사는 숙소 바로 앞의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주문하여 먹었는데, 천막을 치고 야외에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병산이나 나나 여행 체질이어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식사를 끝낸 후에 테이블에 앉아서 행인들을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 조금 있으니 식당 앞마당에서 공연한다. 남자 무희와 여자 무희가 나와서 음악에 맞춰 전통춤을 춘다. 춤은 한 10분 정도 짧게 추는데, 손님을 끌기 위한 무료 공연이다. 30분에 한 번씩 나와 춤을 춘다고 한다. 테이블 앞자리에 중년의 외국인이 앉더니 맥주를 주문하여 마신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어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스위스에서 온 여행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 - 이 달 균 임 떠난다고 울지 마라 봄 간다고 아쉬워 마라 절집에 남은 것은 탑 하나와 당간지주 돌 하나 바다에 던져 그 깊이를 잰다 보원사지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앞에 서면 그 중심에 삼층석탑이 보인다. 탑신에 자세히 눈길을 주면 노련한 석공의 솜씨가 잘 드러난다. 아래 기단 옆면에는 12마리의 사자상을 새겼고, 위 기단 옆면에는 팔부중상(八部衆像)을 2구씩 새겼다. 절터의 규모는 상당해 보이는데 대웅전을 비롯한 건물들은 사라지고 없다. 빈 절터엔 4t가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석조(보물 제120호) 하나가 있는데 많은 스님이 기거했음을 짐작게 한다. 잘생긴 석탑 하나와 미려하게 지탱해 온 당간지주만 있어도 융성했던 절의 모습은 그려볼 수 있다. 기러기 한 마리로 천리 하늘의 길이를 잰다고 하지 않던가. 마음의 눈을 말하지 않아도 남아 있는 몇 개의 유물로 당시를 상상해 볼밖에. 작은 키로 어찌 바다를 잴 것인가. 그저 돌 하나 던져 그 깊이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여드름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피부질환이다. 병이라기보다는 사춘기 때의 추억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곤 하는 청춘의 꽃이라 할만하다. 보통은 여드름이 사춘기 때 좀 나타나다가 없어지면 괜찮지만, 사춘기가 지나서도 계속 나타나면 그때부터는 병이 되고 정도가 심하면 피부의 변형을 일으킬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다. 여드름은 사춘기나 20대에 흔히 나타나는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피지선이 많이 모여 있는 얼굴을 비롯한 가슴이나 등에 주로 발생한다. 보통 붉고 오톨도톨하고 볼록하게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 고름이 잡히거나 검게 되어서 흑색면포(검은 여드름)가 되거나 아니면 백색면포(흰 여드름)라고 하는 하얀 점같이 된다. 면포란 털구멍에 피지가 막혀서 좁쌀알 크기, 원추형 모양의 딱딱한 덩어리가 생긴 상태로 피부표면이 열려 있어 검게 보이는 것을 흑색면포라고 하고 표면이 막혀있어 희게 보이는 것을 백색면포라고 한다. 1. 여드름의 원인 유감스럽게도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남성호르몬의 과잉 또는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증가한 남성호르몬이 모낭지선(털이 들어있는 모낭과 기름이 나오는 선)을 자극해서
[우리문화신문=이영일 생태과학연구가] 송악[학명: Hedera japonica Tobler]은 두릅나무과의 ‘늘푸른넓은잎덩굴식물’이다. 송악의 이름은 소가 잘 먹는 나무라는 뜻으로 소밥나무라 부르던 것이 변형한 것에서 유래하고 있다. 담장나무, 큰잎담장나무, Songak-ivy라고도 하고, 한자로는 ‘상춘등(常春藤)’이라 하여 늘푸른 등나무에 비유했다. 다른 나무에 구불구불 달라붙는 성질 때문에 용린(龍鱗)이라 부르기도 했다. 영어 이름 아이비(ivy)는 담쟁이덩굴을 말하고, 송악을 일컬을 때는 앞에 ‘늘푸른’이란 말을 더 붙여서 ‘늘푸른아이비(evergreen ivy)’라고 해야 맞는 이름이다. Japanes-ivy 또는 Rhombea-ivy라 쓴다. 한약명은 상춘등(常春藤), 삼각풍(三角風), 토풍등(土風藤), 백각오공(百脚蜈蚣)이다. 관상용, 잎과 열매가 아름답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어 지피식물로 심는다. 관상용, 약용, 식용, 사료용이다. 꽃말은 정절과 부부애, 애착과 영원한 우정, 행운이 함께 하는 사랑 등이다. 고창 삼인리 선운사 입구 개울 건너편 아래쪽에 한 그루 송악이 작은 절벽을 온통 뒤덮었는데 천연기념물 제367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역질(疫疾)에 대처하라 세종의 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지금 사회적으로 번지고 있는 ‘코로나 19’와 연관해 세종 시대에는 질병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살펴보자. 커뮤니케이션의 종류 먼저 일반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라 하면 ‘대상과 의미를 나누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로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신호를 보내고 그 의미를 공유하게 된다. 상대 곧 대상과 규모에 따라 몇 가지 구분이 가능하다. 위 표를 정리해보자. 조선 시대는 ‘개인 내’ 곧 혼자 있어도 자기가 스스로 대화를 하는 자기 수양이 강조되는 시대였고, 그다음으로 선비 사이의 교류 그리고 가족 사이의 화목을 강조하고 같은 뜻을 가진 서원 혹은 나쁜 의미의 정치적 동일체인 붕당의 커뮤니케이션 시대였다. 그러나 현대는 그 중심이 국가 내 여러 집단의 사맛 그리고 국제간의 교류로 이어져 있다. 개인이나 가족보다 집단 사맛에서 국가 내 그리고 국제간의 커뮤니케이션 비중이 훨씬 강조되어 있다. 이번 ‘코로나 19’도 중국 우한에서 출발한 것이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고 다시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형상이다. 뜻하지 않게 우리나라 국민이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로부터 입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사람은 말하는 동물이다. 물론 새나 벌이나 이외 다른 동물들도 저들끼리 서로 의사를 교환하는 언어가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어찌 그들의 것을 사람의 말에 견줄 수 있겠는가. 따라서 “사람은 말하는 동물이다.”라는 이 말을 거꾸로 “말하는 동물은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냐 사람이 아니냐 하는 것이 말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로 가늠될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말은 ‘말(斗)’이며, 말은 ‘말(馬)’이다. 담아서 가늠하는 ‘말(斗)’이며, 싣고서 달려가는 ‘말(馬)’이다. 담아서 싣고 가는 것 곧 다른 말로 “언어는 생각을 싣는 수레다.”라는 것이다. 말은 먼저 정확해야 한다. ‘님’에 점하나 보태면 ‘남’이 되고 ‘남’에서 점하나 덜어내면 ‘님’이 된다는 항간의 노랫말도 있지만 “님→ 남→ 놈”에서처럼 말에 조금이라도 보태거나 빼거나 바꿔치기를 한다면 상대를 지시하는 그 뜻이 전혀 다르게 변하게 된다. ‘돛’과 ‘닻’ 두 낱말도 다 같이 배에 쓰이는 물건을 가리키는 것이지만 같은 자음 ‘ㄷ’와 ‘ㅊ’ 사이의 모음 ‘ㅗ’와 ‘ㅏ’가 각기 만들어 내는 어휘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돛은 배가 바람을 안고 달려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 - 이달균 마을보다 탑이 먼저 있었는지도 모른다 덜 자란 두 그루 소나무를 굽어보는 의젓한 탑신의 무게 하늘이 낮게 드리웠다 추사의 세한도보다 석탑은 더 오래 풍장의 겨울을 온몸으로 견뎌왔다 어느새 눈발 그쳤지만 새들은 가고 없다 절묘하다. 사진작가의 렌즈는 추사의 세한도를 그대로 찍어낸다. 우리가 찾은 날, 눈발은 그쳤으나 조금씩 바람에 쌓인 눈이 이따금씩 날리고 있었다. 진입로는 잘 닦여져 있고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다. ‘탑리리’라는 이름을 보면 어쩌면 마을보다 먼저 탑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언덕 위에 오롯이 선 탑은 연륜에 견주어 보존 상태가 좋다. 석탑이지만 목조건축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 단층의 지붕돌 귀퉁이가 살짝 들린 것이 그런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시인 이달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친 후에 나는 병산이 정교회의 총대주교에게 보내는 편지를 영어로 번역하였다. 병산은 총대주교 사무국과 여러 번 전자우편을 주고받았는데, 총대주교를 8월 8일 오후에 친견하기로 일정이 잡혀 있었다. 친견 시에 터키어를 한국어로 통역할 통역사까지 선정되었다. 우리는 숙소를 나와 조지아에서 제일 큰 삼위일체 성당까지 걸어갔다. 성당은 대통령궁 바로 옆에 있었는데, 작은 언덕 위에 있어서 경사길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삼위일체 성당은 조지아 정교회 수장이 있는 곳으로 신학교와 수도원도 딸려 있다. 성당 내부는 엄숙하였고 화려한 성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성당은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있었지만 기도하는 신도들도 눈에 띄었다. 조지아는 기독교와 인연이 깊은 나라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되었을 때에 조지아 사람이 로마의 집행관으로부터 예수가 입고 있던 옷을 사서 귀국했다고 한다. 조지아 사람의 누이는 예수의 옷을 붙들고 비탄에 잠겨 슬퍼하다가 죽었는데 옷을 너무 단단히 쥐고 있던 까닭에 그녀와 함께 옷을 묻었다고 한다. 그 후 무덤에서 삼나무가 자라났고 임금은 그 나무로 7개의 기둥을 만들어 새 교회의 토대로 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