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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기존 작품 위에 궁중 형식을 더한 화관무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664.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국립국악원》의 기획공연에서 황해도 지역, 민천식의 춤 방에서 전래해 오던 춤들이 현대에 와서 되살아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하였다. 민천식(閔千植, 1898∼1967)은 어린 시절부터 탈춤, 특히 봉산탈춤을 배웠으며, 월남 이후에는 <아악부(雅樂部)>에 다니며 궁중무용의 강습 과정을 수료하였다는 점, ‘화관무(花冠舞)’, ‘기본 춤’, ‘수건춤’ 등이 그의 대표적인 춤이란 점, 그는 봉산(鳳山)탈춤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당시, 김진옥(金辰玉) 등과 함께 고증자로 활동하였다는 점을 말했다.

 

또 이 탈춤은 20세기 초, 이춘강ㆍ임재현ㆍ정순조ㆍ김봉학 등으로부터 1930년대에는 이동벽ㆍ김경석 등에게, 월남한 뒤에는 김진옥ㆍ민천식ㆍ이근성ㆍ이용익ㆍ양소운 등에 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였다. ‘수건춤’은 ‘손목 사위’, ‘수건 뿌림’, ‘발놀림’이 독특하다는 점이며, ‘기본 춤’은 타령 춤의 양식을 굿거리 음악에 입혀 재구성하였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화관무(花冠舞)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화관무란 글자의 뜻, 그대로 꽃으로 만든 화려한 관을 쓰고, 추는 춤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차지언(황해도무형문화재 화관무 예능보유자)은 한 발 더 나가 ‘꽃이 되어 추는 춤’으로 그 의미를 더욱 확장해 가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의 원류적 관점에서 본다면, 꽃은 자연의 생성과 성장, 그 변화와 소멸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으며 삶의 간절함을 신과 소통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매개로 활용되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머리를 꽃으로 장식하는 풍습은 미(美)적 추구를 위한 인간의 욕구에서 발생한 현상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꽃이 주는 의미는 미(美)의 추구 이상으로 영(靈)적인 세계와의 소통이라든가, 동경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머리를 꽃으로 장식한 무리의 여인들이 인류의 영원과 번영을 기원하며 추는 춤이 화관무이고, 그 의미를 부여받고 많은 청중 앞에서 꽃을 매개로 하는 이상(理想)의 세계를 안내하는 춤이 화관무일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의 미적(美的) 감정을 추구하려는 몸짓, 그 자체가 곧, 화관무이기에 더더욱 그러한 주장이 설득력에 공감이 된다고 하겠다.

 

당시 의식 있는 신지식인으로 평가되던 민천식은 나라의 태평성대와 민족의 영원을 염원하는 의식이 담긴 화관무를 안무하여 나라 잃은 민족의 고통을 위로하기 위해, 그리고 상실과 혼돈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전하기 위해 화관무를 추었다고 한다.

 

그가 안무한 화관무의 무용반주 음악은 삼현육각(三絃六角)의 연주 형태를 갖춘 서도의 풍류음악이란 점에서 그 반주음악에 관한 연구나 전승에도 필연성을 제기해 주고 있다. 왜냐하면 같은 춤의 반주음악도 그것이 어느 지방에서 연희되어 온 춤인가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의 반주음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평안도 전통춤의 반주를 경기권 음악이나 남도 음악으로 반주한다든가, 궁중 정재의 반주음악을 도드리나 타령 대신, 굿거리음악으로 반주한다면 이는 춤과 반주음악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간혹 보면, 그 춤의 발생지와 상관없이 반주음악을 쓰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참여 악기의 편성도 또한 특징을 잃기 때문에 춤과 반주음악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면치 못할 것이다. 민천식이 안무한 화관무의 무용반주 음악이 삼현육각(三絃六角)의 연주 형태를 갖춘 서도의 풍류음악이란 점도 신뢰가 되는 긍정적인 결과이다.

 

참고로 삼현육각이란 전통적인 무용음악의 편성이며 음악인데, 그 편성은 향피리 2인, 대금 1인, 해금 1인, 북 1인, 장고 1인 등 모두 6인의 연주자가 관악과 타악 위주의 편성으로 삼현영산회상, 곧 관악 위주의 음악을 반주음악으로 써 오던 춤 반주 편성이며 음악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민천식(閔千植, 1898∼1967)의 화관무는 황해도 해주를 거점으로 연행되던 춤으로 교방의 춤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므로 그 역사성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궁중의 유입이 잦았던 황해도 해주 관기들이 향유한 춤 양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그 위에 대일 항쟁기에 <이왕직아악부>에서 무용 강습을 2년여 받고, 해주 권번의 사범으로 활동하던 민천식 명인의 작품이란 점에서 이 춤의 전통성은 증명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므로 이 춤은 기존 작품 위에 궁중의 형식을 더욱 가미하였다고 볼 수 있고, 더욱 정형화된 틀로 기녀들을 학습시키면서 가미된 형식을 더더욱 체계화시켰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