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구촌 축제인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가 27일 개막했다.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4일까지 여드레 동안 열린다. 27일 여민각에서 열린 개막 타종 행사에 함께한 이재준 수원시장은 “230년 전 정조대왕이 8일 동안 위대한 여정(을묘년 원행)을 만든 것처럼, 시민 여러분께서 8일 간의 위대한 축제를 함께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새빛팔달’을 주제로 하는 제62회 수원화성문화제는 10월 4일까지 수원화성 전역에서 열린다. 나라 안팎 관람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웅장하고 품격 있는 대규모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조선시대 선유놀이를 창작동기로 하는 수상 예술 행위 ‘선유몽’(9월 29일~10월 4일) ▲야간 군사훈련 ‘야조’(10월 3~4일)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거행한 회갑연 진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몰입형 예술(이머시브 아트) 행위 ‘진찬’(9월 29일~10월 4일) ▲초대형 종이 구조물 예술 행위 ‘시민의 위대한 건축, 팔달’(9월 30~10월 4일) 등이 펼쳐진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시민이 가마를 들고 달리는 ‘가마경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몽골병이 대거 내도(來到)하여 인민을 살육하니 무릇 나라를 돕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격구장에 모여라” -고려사 열전 권43 배중손의 말- 동아시아 해상왕국 진도를 꿈꾸며 삼별초의 항쟁을 주도한 배중손(裵仲孫, ? ~1271, 고려원종 12) 장군이 활약하던 ‘진도 용장성(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용장산성길 92)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4시쯤인데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서인지, 흐린 날씨 탓인지 벌써 어스름 저녁 느낌이 들었다. 병풍처럼 둘러싼 산 가운데 분지처럼 자리 잡은 용장성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아보니 배중손 장군 동상이 우람차게 서 있다. 그 옆에는 장군을 모시는 사당과 업적을 기리는 '배중손 장군 항몽 순의비(殉義碑)'가 호젓하게 자리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시각에는 찾는 이 하나 없이 가을의 풀벌레 소리만 요란했다. 진도 용장성(龍藏城)은 고려시대 말기, 원나라의 침략에 끝까지 맞서 싸운 삼별초의 항전지이자, 또 하나의 고려 정부가 있었던 역사의 현장이다. 삼별초는 고려 정부가 원나라에 항복하는 것을 반대하고 고려의 자주적 정통성을 지켜내고자 했던 항몽 세력으로, 1271년 강화에서 진도로 근거지를 옮긴 뒤 이곳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거문고 산조(散調) 천년 오동 깊은 가락 감추고 (돌) 만년의 바람 소리 벗하는데 (달) 간만에 술대 잡고 궤 짚으며 (빛) 이어질 듯 끊어질 듯 탄다네 (심) ... 25.9.26. 불한시사 합작시 새재는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길. 새재 곧 조령(鳥嶺)은 길이 가파르고 평탄치 않다.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과거에 통과한 선비의 경사스러운 소식은 이 새재를 통해 재빨리 넘어온다. 그래서 경사스러운 소식을 남 먼저 듣는 곳이 바로 문경(聞慶)이다. 낙방한 선비들은 다리에 힘이 빠진 채 다음을 기약하며 이 조령을 되넘어 온다. 지금도 첫 관문 입구에 옛길박물관이 있고 아리랑노래 비석공원이 있다. 진도아리랑에 문경새재가 나오는 연유는 뭘까? 기쁜 소식 들으려 호남선비도 이 새재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문경의 옛 지명은 문희(聞喜)였다. 기쁜 소리를 듣는 고을이다. 온천마을 문경읍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제주 성산일출봉을 닮은 주흘산이 있고, 동남쪽을 바라보면 운달산(雲達山)이 보인다. 그 남쪽 기슭에 있는 금용사(金龍寺) 소속 암자에 한 산승이 독거하고 있었다. 그 승려가 거문고의 숨은 실력자라는 소문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내가 시라큐스에서 배거로 일할 때 재미있는 일을 겪었습니다. 계산대에서 일하던 아가씨 중에 슈(Sue)라는 이름의 대학생이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미국 여자들은 슈라는 이름이 많던데요. 정식 이름은 수산나인데 그냥 슈라고 줄여서 부르는 모양입니다. 어느 날, 아마도 그날이 추수감사절이었을 거에요. 미국에서는 부활절과 추수감사절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큰 명절이잖아요. 추수감사절이 되면 학교 기숙사도 문을 닫고, 모두 고향으로 갑니다. 그날 밤은 손님이 없어 한가했습니다. 그래서 슈에게 물었지요. 너는 고향에 가지 않느냐고. 그랬더니 안 간다는 것이에요. 은정 씨도 잘 알겠지만, 미국이란 나라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아마 멀어서 그러나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시러큐스라는 거에요. 그래서 부모님은 어디 계시느냐고 물었더니 가까이에 산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슈의 대답이 이랬습니다. 나는 근처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러큐스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학에 진학하게 되자 친구도 만나게 되고 애인도 생기게 되고,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사단법인 빛소리친구들이 주최ㆍ주관하고 서울특별시와 마포구가 후원한 「흥부와 놀부가 얼쑤!」 축제가 2025년 9월 22일(월) 공덕 실뿌리복지센터와 경의선 광장 일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축제는 장애 예술가들의 무용 공연에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더해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예술마당으로 꾸려졌다. 첫 순서는 현 국립중앙극장 국립창극단 상임 단원 최용석과 함께한 소리 워크숍이었다. 참가자들은 「흥보가」의 박타령 대목을 배우며 소리와 장단을 익혔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전통이 지닌 울림과 공동체적 연대감을 경험했다. 이어 경의선 광장에서는 거리공연 <흥부자들>이 펼쳐졌다. 판소리 「흥보가」의 ‘놀부 심술 대목’, ‘제비노정기’, ‘박타령’을 소리와 춤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도심 속에 울려 퍼진 가락과 춤사위는 시민들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내며 축제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뒤이어 시민 서포터즈가 함께한 쓰담 달리기 체험(플로깅)이 이어졌다. 예술적 감동을 넘어 환경을 지키는 실천으로 확장된 이 활동은, 쓰레기를 줍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사회적 값어치와 참여의 의미를 더했다. 또한, 부대행사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안산문화재단이 오는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 매주 금ㆍ토ㆍ일 모두 엿세 동안 안산 대부광산 퇴적암층 전망대에서 특별한 야외 공연 ‘오깨비 : The Memory, 빛으로 깨어나다’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매주 금요일ㆍ토요일 저녁 7시와 8시 30분, 일요일 저녁 7시에 진행되며,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오깨비 : The Memory, 빛으로 깨어나다’는 단순히 무대를 관람하는 공연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광산 일대를 걸으며 이야기에 동참하는 몰입형(이머시브) 뮤지컬 형식으로 기획됐다. 관객은 입구에서부터 2층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대부광산의 길을 따라 이동하며 달빛 요정 ‘실바’, 대지의 정령 ‘유림’, 흙 도깨비 ‘토비’를 비롯한 캐릭터들과 함께 서사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광산의 지형과 어우러지며 관람객 스스로가 공연의 한 장면에 들어선 듯한 체험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볼거리는 대부광산 절벽에 펼쳐지는 대규모 외벽영상투사(미디어파사드) 연출이다. 오랜 세월 침묵했던 광산이 빛과 색으로 다시 깨어나는 순간, 거대한 암벽은 살아 움직이는 영사막으로 변한다. 실바와 유림,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시가 (사)대한출판문화협회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서울책보고(송파구 잠실나루역)와 서울아트책보고(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지하)가 가을 특별 기획전을 개최한다.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활자와 이미지가 주는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선사한다. 먼저 서울책보고는 10월 1일(수)부터 11월 30일(일)까지 <활자미식회>를 개최한다. 국내 대표 출판사 ‘문학동네’, 에세이 시리즈로 유명한 ‘위고’가 브랜드 팝업서가를 운영하고, 34개 출판사 4개 지역서점이 참여해 다양한 책을 소개한다. SF소설가 김초엽 작가와 트렌드 분석가 송길영, 스탠드업코미디언 원소윤 등 각계 인사가 추천하는 도서를 만날 수 있는 도서 전시 ‘마음 레시피’도 마련된다. 아울러 작가와 독자가 직접 소통하는 ‘작가와의 만남’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작가와의 만남은 10월 18일(토) 『치즈 이야기』 조예은 작가와 씨네21 이다혜 기자가, 11월 6일(목)『아무튼, 디지몬』천선란 작가가 ‘덕질토크’를 통해 독서 취향의 다양성과 서울시 공공북클럽 ‘힙독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10월 29일(수)에는 『 시대예보 : 경량문명의 탄생』의 송길영 작가와 ‘트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노태우 대통령 후보는 선거일을 1주일 앞둔 1987년 12월 10일 전주 유세에서 새만금 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발표하였다.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뒤 새만금 사업 기공식은 1991년도에 이루어졌는데, 이때 완공 목표연도는 2004년이었다. 기공식 연설문 일부를 인용한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이곳 변산반도와 저 바다 한가운데 고군산군도, 그리고 군산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쌓고 그 안의 바다를 육지로 만들어 강화도만큼 큰 새 국토를 창조하는 일입니다. 정부는 총 1조 3,000억 원을 들여 1998년까지 33km의 방조제 건설과 외곽 공사를 끝내고, 이어서 1억 2,000만 평에 이르는 방조제 안쪽의 개발사업을 2004년까지 마무리 지을 것입니다.” 1998년까지 끝내겠다는 방조제 공사는 12년이 지연되어 2010년에 완공되었다. 2004년까지 끝날 것이라던 내부 개발사업은 2025년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새만금 사업이 끝나면 지역발전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져 부자 전북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꿈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북도민은 오랫동안 전라북도에 국제공항을 가지는 것이 숙원이었다. 김대중 정권 시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지난 9월 21일 토요일 저녁 5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 이재화거문고회 창단연주회 「현묘(玄妙)」는 단순히 한 단체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국 전통음악사의 맥락 속에서 오랫동안 잊히거나 변형되어 전해지던 풍류의 한 갈래를 다시 무대 위에 되살려낸, 역사적이고도 예술적인 사건이었다. 이번 무대에서 복원된 것은 1920년대 거문고 명인 백낙준(白樂俊, 1884~1933?)이 남긴 투리(投理)다. 투리는 그 이름조차 대중에게 생소하지만, 바로 그 낯섦이야말로 전통의 깊은 저변을 탐구하고자 하는 시도의 값어치를 일깨운다. 이번 복원은 춘산 전재완이 1958년에 채보·발간한 악보를 근거로 이루어졌다. 전재완은 특히 서양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이었는데, 그의 채보 방식은 전통 정간보의 세로 배열과 달리 가로형 정간보를 택했다. 이는 전통음악을 서양 기보법적 시각으로 다시 바라본 시도이자, 전통과 근대적 음악 교육이 충돌하고 융합하던 시대적 맥락을 반영한다. 더구나 이 귀중한 악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이진원 교수가 제공한 자료로, 이번 무대를 위해 이재화 명인에게 전달되었다. 연구와 교육의 맥락에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종실록》 5권, 세종 1년(1419년) 9월 23일 기록에는 “상왕이 승문고(升聞鼓)를 수강궁(壽康宮)에다 설치하여, 군사들의 억울한 실정을 풀게 하여 주라고 명하였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승문고(升聞鼓)’는 태종 때 처음 설치할 때는 등문고(登聞鼓)라고 불렀지만, 뒤에 ‘신문고(申聞鼓)’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조선시대에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풀어 해결하지 못한 사람에게 원통함을 소송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 대궐에 북을 달아 소원을 알리게 하던 것입니다. 신문고는 억울한 일이 있는 백성은 누구나 거주하는 곳의 관청에 그 원통함을 고하고, 그 관청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때 신문고를 두드려 임금에게 직접 호소하고, 접수된 원울한 사안은 사헌부가 규명하게 한 뒤에 정당한 것은 판결해 억울함을 펴게 하고, 사사로운 원한과 무고로 인한 것은 북을 친 사람을 처벌하게 하였습니다. 신문고는 조선의 통치자인 임금과 벼슬아치가 그들을 중심으로 한 통치체제를 유지하고, 동시에 모든 백성으로 하여금 사정을 알게 하고 억울한 일을 펴게 함으로써 선정을 도모하겠다는 뜻에서 비롯된 청원ㆍ상소ㆍ고발 시설로서 제도화되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