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근현대사 역사 속에서 유일하게 자국의 자연재해(관동대지진) 흉흉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조선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라시노수용소에서 끌려나와 하룻밤 묶여 지새운 관음사 뜰 안의 은행나무 그루터기에 화려한 버섯이 피어난다 5분 거리 다카쓰구 마을의 공유지인 나기노하라에서 생죽음을 당한 뒤 백목련 나무뿌리에 얽히어 묻혀있다가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이국 하늘 바라보고 위령의 종소리로 고국의 향수를 달랬다. - 정종배 <관음사 보화종루 앞에서> 가운데 - 1923년 9월 1일 낮 11시, 일본 관동지방(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 군마, 도치기, 이바라기, 치바현)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 리히터 지진계로 7.9도를 기록한 이 큰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 이를 일본에서는 ‘관동대진재(關東大震災, 간토다이신사이)’라 부르고 한국에서는 ‘관동대지진, 간토대지진, 간토대학살’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최근에는 ‘ 1923 간토대학살’로 부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를 더 명확한 말로 고친다면 ‘1923 조선인 간토대학살’ 이라고 부르는 게 그 사건의 의미가 분명해질 듯하다. 무고한 조선인들이 1923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잡절 삼복 가운데 중복(中伏)입니다. 여기서 복(伏)이란, 엎드려 있다는 뜻으로 꼼짝하지 않는 모습인테 복날에 유난히 공기가 가만히 정체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온통 폭염특보로 몸살을 앓습니다. 이런 날 우리 겨레는 삼계탕을 즐겨 먹었지요. 이때 삼계탕은 꼼짝하지 않고 있는 몸의 습을 불로 태워서 일부는 수분을 없애고, 일부는 순환시켜 주게 됩니다. 우리문화신문에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을 연재했던 유용우 한의사는 특히 닭고기만 먹으면 순환까지 이루어지지는 않는데, ‘인삼’이 있기 때문에 순환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몸에 힘이 있는 사람들은 삼계탕의 도움을 받아 활발하게 혈액순환이 되고 이때 똥오줌과 땀으로 나쁜 요소들을 방출하기 때문에 몸이 가벼워진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힘이 부족한 사람이 삼계탕을 먹으면 오히려 몸이 더 늘어지기도 한다고 하지요. 이럴 때는 습을 기운으로 순환시켜야 하기에 ‘황기’가 필요합니다. 힘이 있는 사람은 땀을 능동적으로 뿜어내는데, 힘이 없는 사람은 피부 표면이 땀을 능동적으로 배출하지 못하고, 삐질삐질 끈끈한 땀이 납니다. 이때 인삼 대신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광복 80돌을 맞아 세계사 속 다양한 망명정부와 임시정부를 비교·분석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적 위상과 현대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학술회의가 열린다.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오는 8월 1일(금) 낮,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의정원홀(서울 서대문구)에서 광복 80돌 기림 학술회의 ‘세계의 망명정부와 임시정부’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세계의 망명정부 및 임시정부 관련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먼저, △김태원 통일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무엇이 임시정부와 망명정부인가?」라는 주제로 망명정부와 임시정부의 개념 분석과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적 지위와 정통성, 승인 문제 등을 다룬다. 이어 △토마즈 비에르츠보프스키(Tomaz Wierzbowski) 한국외국어대학교 EU연구소 초빙연구원의 「두 정부론 : 폴란드의 미래를 둘러싼 정통성 경쟁」, △양준석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의 「체코슬로바키아 망명정부와 대한민국 임시정부 승인과정 비교」, △정상천 프랑스 파리1대학 국제관계학 박사는 「2차대전 시기 프랑스의 망명정부」를 통해 유럽의 폴란드, 체코, 프랑스 등 국제사회 망명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8월 1일 낮 2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지난 7월(‘25.7.12.)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의 보존ㆍ관리와 활용 방향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타운홀 미팅 「반구천의 암각화, 울산의 소리를 듣다」를 연다. 이번 타운홀 미팅은 「반구천의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지역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기후변화 등과 같은 각종 위협으로부터의 체계적인 보존ㆍ관리 방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더욱 가깝게 듣기 위한 취지로 마련되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비롯한 주요 기관의 관계자들과 울산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유산 등재 추진 경과와 앞으로의 지원 방향’(국가유산청 세계유산정책과), ‘세계유산 등재 계기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국가유산청 지역유산전략지원단 및 울산광역시)에 대한 발표가 있고, 이후 시민들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세계유산과 시민들의 상생 속에서 그 가치를 효과적으로 활용·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행사 참여 등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2025년 7월 28일(월) 광릉숲에서 천연기념물 제218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I급으로 지정된 장수하늘소 수컷 1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으로 광릉숲에서의 장수하늘소 서식은 2014년 이후 12년 연속 확인되어, 광릉숲을 기반으로 국내 장수하늘소 개체군이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보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발견된 장수하늘소는 수컷 1개체로 몸길이는 7.44cm, 체중은 7.1g이며, 상태는 양호하였다. 장수하늘소는 서식지 감소와 남획 등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희귀 곤충이다. 국립수목원은 국내 유일하게 장수하늘소 인공사육과 복원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마다 자연방사 등을 통한 서식지 내 복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장수하늘소 수컷 개체는 인공사육으로 확보한 암컷 개체들과 짝짓기를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한 뒤 광릉숲으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장수하늘소의 연속 발견은 단순한 개체 발견을 넘어 국내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늘려가는 등 장기적인 복원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라며, “국립수목원은 앞으로도 광릉숲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멸종위기 희귀식물인 해오라비난초가 8월 초 수원 일월·영흥수목원에서 꽃을 핀다. 개화한 해오라비난초는 약 2주 동안 감상할 수 있다. 수원시는 국립수목원과 협력해 2023년 5월 일월수목원 개원일에 해오라비난초를 심었고, 3년째 현지외보전 중이다. 증식된 개체 일부를 영흥수목원 두충나무숲 일원에 옮겨 심어 올해는 두 수목원에서 꽃핀 해오라비난초를 관찰할 수 있다.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다’라는 꽃말을 가진 해오라비난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산림청 선정 희귀식물로 국가 적색목록에 위급(CR)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식물이다. 여름철에 하얀 해오라기 날갯짓을 닮은, 작고 섬세한 꽃을 피운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국내에는 경기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자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시 칠보산 일대에서 자생하는 지역 고유의 멸종위기식물로 국내 자생지가 드물고, 생육 조건이 까다로워 체계적인 보전과 지속적이 관리가 필요하다. 수원수목원은 수목원 자원봉사자 ‘수수랑’과 함께 해오라비난초 이식지를 다듬고,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등 보전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희귀식물인 해오라비난초가 도심 속 수목원에서 개화하는 것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소장 이은석)는 7월 31일부터 목포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승강장(전남 목포시)에서 해양유산의 값어치 확산과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통배 모형 상설전시」를 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해양유산연구소와 목포해상케이블카(대표 정해수)가 지난 7월 14일 체결한 업무협약의 첫 결실이자,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해양유산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2006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이동형 전시인 ‘찾아가는 해양유산’의 하나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증을 거쳐 정교하게 제작한 거북선과 판옥선 모형을 공개한다. 원형의 1/30 크기로 제작된 두 척의 전함은 조선 수군을 대표하는 상징적 배로,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전술적 우수성과 선박 기술력을 보여주는 해양유산이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조선시대 해양 방어 체계와 선박 구조, 조선 수군의 전략적 사고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거북선과 판옥선 모형이 전시되는 고하도 지역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1597) 이후 전열을 정비하고 전략을 구상했던 역사적 장소며, 여기에 있는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연간 약 80만 명이 방문하는 목포의 대표적인 명소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선욱현ㆍ박호산 주연 <내 이름은 상하이 박>(조원동 작 / 송갑석 각색ㆍ연출)이 무대에 오른다. 집단심리가 만들어낸 ‘영웅’의 탄생과 몰락을 그린 이 연극은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대학로 소극장 ‘공간 아울’에서 공연한다. <내 이름은 상하이 박>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발사의 허풍이 ‘전설적인 독립운동가’ 신화로 둔갑하는 과정을 통해 ‘거짓이 진실이 되는 사회’의 이면을 코믹하게 그려 보인다. 평범한 개인이 시대의 거짓과 집단심리에 휘말려 ‘진실 아닌 진실’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비극과 풍자, 희극과 현실 사이에서 치열하게 풀어낸다. 1939년 경성, 이발사 ‘길상’은 경성홀 독주회 현장에서 우연히 폭탄 테러를 목격한다. 다음날 모든 신문은 그 테러를 ‘전설적인 독립운동가 상하이 박’ 소행이라 보도한다. 길상은 손님들 앞에서 마치 주인공처럼 허풍을 떨고, 그의 말은 현실이 되어가면서 사람들은 점차 그를 맹신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과장된 허풍은 점점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결국 조선총독부는 그를 상하이 박으로 지목해 체포한다. 체포된 길상이 아무리 진실을 외쳐도,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한국민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그 속의 호랑이나 용이나 토끼나 닭이나 꿩이나 거북이가 다 우리들과 같이 춤출 수 있는 친구들로 그린 그림이다. 필요할 때는 비도 오게 하고 귀신도 쫓아주고 복도 갖다 주는 영물들이다. 그 속의 나무나 바위나 물이나 구름까지도 다 신령이 깃든 대상들이다." 조자용(趙子庸, 1926~2000) 선생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민화를 전시할 때 우리 민화는 이렇게 설명되었다. 민화를 처음 만난 관람객들은 민화 속에서 동물들이 어덯게 서로 대화하고 함께 노는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조자용은 1967년 한 골동품상에서 까치 호랑이 민화를 만났다. 호랑이 머리에서 까치가 세상 소식을 전하며 대화하는 그림이다. 그 그림이 그의 운명을 바꾸었고 우리나라 호랑이의 운명을 바꾸었다. 민화 속 호랑이는 88년 서울 올림픽의 마스코트가 되어 올림픽을 주최한 한국인들이 해학과 익살을 좋아하는 좋은 사람들이란 사실을 대변해 주었다. '민화', 곧 일반 민중들이 좋아하고 키워온 그림이란 뜻의 말은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처음 쓸 때는 한국인들의 예술에는 비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꿈의 연밭 찻닢을 재웠네 꽃봉오리 속 (돌) 꽃잎 덮고 자다 꽃꿈에 깼네 (빛) 은은한 꽃향에 사랑의 다향 (달) 현실보다 생생한 연화 세계 (심) ... 25.7.23. 불한시사 합작시 청나라 말쯤 소주에 살았던 심복(沈復)이 지은 자전적 소설 《부생육기(浮生六記)》가 있다. 심복은 분경(盆景, 돌, 모래 따위로 산수의 경치를 꾸미어 놓은 분재)을 꾸미고 꽃나무를 가꾸고 그림을 그리며 뜻맞는 벗들과 시를 짓고 명산대천을 둘러본 풍류객이었다. 그는 마음씨 곱고 아름다운 아내 운(芸)을 두었다. 그녀는 남편을 위해서 저녁때면 연꽃 봉오리 속에 찻닢 봉지를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꽃이 피면 꺼내서 연꽃 향기가 스민 맑은 차를 끓여 내었다고 한다. 며칠 전 충청남도 아산의 신정호반에 꾸며진 백련밭에 꽃구경하러 갔었다. 소낙비를 피해 전통찻집 다연(茶煙)에 들렀는데, 말차를 마시며 운의 생각이 떠올라 합작 시제로 발구(發句)했다. 오래전에 《부생육기》를 읽었는데,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놀라워한 적이 있다. 그 소설은 중국의 대문호 임어당(林語堂)도 극찬한 바 있으며, 한편 아름다운 여인 운에 대해서는 당대 문화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