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생각해 보니 반세기가 훌쩍 넘은 지난날의 내 오래된 기억을 되살려본다. 1960년대까지도 우리는 보릿고개를 이야기하던 가난한 살림살이었다. 당시 대구상고 정문 앞에는 소설가 송일호 씨가 운영하던 희망서점이 있었고 그 건물 2층에는 <재구농촌출신학우회>라는 기다란 나무 간판이 붙어 있었다 대구로 유학 나온 학생들이 하숙이나 자취를 하면서 이 모임에 참여하였고 함께 모여 토론하고 또는 저마다의 생각을 웅변으로 발표하고 연습하면서 청운의 꿈을 품고 함께 힘을 기르자는 그때는 매우 뜻깊은 모임이었다. 그 모임 2층 사무실 큰 거울에는 <먼저 거름이 되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때의 그 글은 소설가 송일호 씨의 삶을 이끈 마음의 깨우침이었으리라! 농부가 알찬 열매를 거두려면 농작물에 충분한 거름을 주어야 한다. 또 거름은 먼저 썩어야 하며 썩는다는 것은 자기의 희생을 말한다. 실한 열매만 가지려 했지 먼저 거름이 될 사상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모두가 높은 자리 권력과 돈을 가지려 이렇게 혼탁한 사회를 만들어 놓았다 앞으로 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먼저 거름이 되라!>는 이 말 새겨듣기 바란다. 오늘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부터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세계 으뜸글자 한글은 조형에서도 과학적인 창제 방식이 드러난다.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한글의 조형성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려는 작업이 시도되고 있다. 여기 “한글 엽서 디자인”은, 서울여대 시각디자인과 한재준 교수가 진행하는 활자꼴을 만들거나 다루는 기초 디자인 과정에서 이끌어낸 학생들의 결과물이다. 이 실습 과정은, 수년 전부터 ‘한글디자인’ 또는 ‘타이포그래피’ 과목의 기초 실습 과정에서 진행해 왔는데 ‘헬로(hello)’ 대신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를 멋지게 디자인해서 한국어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작된 온라인 실습을 강화하여 더욱 알차게 준비한 결과를 누리소통망(sns)을 통해서 널리 알리는 중이다. 출발은 “안녕하세요”로 시작하지만, 점차 학생들 스스로 다양한 글귀도 끌어내고, 다양하고 자유롭게 표현해 간다는 계획이다. 누리소통망에서 “#swu안녕하세요”, “#helloswu”, "한글예술" 등으로 검색하면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편집자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봉황정에 앉아 고구마를 먹으면서 시인마뇽이 한마디 했다. “어떤 신부님이 말하기를,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맞는 말이다. 멀리서 가는 길을 혼자 간다는 것은 매우 외롭고 지루할 것이다. 멀리 가려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인원이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둘이나 넷보다는 세 명이 가장 적당한 인원수다. 산행도 마찬가지이지만 단체로 여행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여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택해야 하는데, 다수결로 결정해야 할 때가 생긴다. 이때 짝수로 의견이 갈리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 홀수이면 간단히 해결된다. 오늘은 4명이 걷지만, 다행하게도 다수결이 필요한 갈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간식을 먹고서 봉황교를 건너 지방도로로 다시 돌아오자 봉화마을을 가리키는 커다란 봉황새 모양의 간판이 눈에 띈다. 봉황새는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길 동쪽에는 잘 지은 2층 건물인 ‘개수2리 다목적체험관’이 자리 잡고 있다. 체험관 뒤쪽으로 ‘개수리 보건소’가 보인다. 돌로 만든 봉황대 표시석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모세기관지염이란 호흡기 통로의 기관지 가지의 끝부분인 세기관지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서 최근에는 세기관지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으로 분비물에 의한 기관지 폐쇄로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세기관염의 경과는 초기 2~3일 동안 감기같이 콧물, 코막힘, 미열, 가벼운 기침 등을 보이다가 갑자기 빈호흡(60~80회/분), 천명(쌕쌕거림, wheezing), 숨을 내쉴 때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곧 호흡곤란이 가장 큰 증상이면서 위험인자이므로 심할 때는 병원의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며 심하지 않더라도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기관지는 숨을 들이쉴 때 넓어지고 내쉴 때 좁아지게 되는 생리적 특성이 있으므로 세기관지염이 생기면 분비물에 의해 기관지의 지름이 좁아지는데 기관지의 생리적 특성 때문에 내 쉴 때 더 좁아져서 쌕쌕거림이 생기고 공기 흐름의 방해로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호흡곤란 증상이 점차 진행되면서 호흡수가 빨라지고 심장 박동수도 증가하게 되고 숨 쉴 때 코가 심하게 벌렁거리고 갈비뼈 아랫부분이 쑥쑥 들어가는 현상이 관찰될 수도 있다. 이러한 세기관지염은 대부분이 바이러스 감염에서 출발하며 주로 추운 계절인 11월에서 4월까지 많이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이번 글에서는 사람이 참사람이 되고자 하는 그 뜻을 세우는 과정을 살펴보자. 사람이 어떻게 하여 흐려진 본성을 찾아 갈고 닦아 새로운 사람에 이르는가를 모색하는 일은 유교의 명제다. 이 글을 쓰면서도 《세종실록》에서 여러 사례를 찾아 그 길을 찾던 중 아래 <삼강행실(三綱行實)> 반포의 글[교서]을 새삼 꼼꼼히 읽어보게 되었다. 세종의 사유를 이리도 명쾌하게 요약해 놓은 글을 여러 곳을 빙빙 돌다 찾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삼강행실 인쇄하여 반포하고 가르치도록 하라 삼강은 사람 도리의 큰 틀이다. 고금의 사적을 편집(編集)하고 아울러 그림을 붙여 만들어 이름을 <삼강행실>이라 한다. 백성들에게 가르치고 지도하여 일깨워 주려고 한 것이다. 정음문자[훈민정음]가 생기기 이전 시대의 한문 교서로 편찬할 수 있는 세종의 시책을 볼 수 있다. 세종실록 16년 4월 27일의 한문 교서를 찬찬히 보자.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생각건대, 하늘이 준 바른 덕과 진심(降衷) 그리고 의젓하게 타고난 천성은 생민이 똑같이 받은 것이라, 인륜을 지켜 풍속을 이루게 하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평창강은 삼거리에 있는 유포교 아래로 흘러 도로의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유포교 중간 지점이 봉평면과 대화면의 경계가 된다. 유포교를 지나면 대화면 개수리다. 나중에 개수리의 어원을 《평창군 지명지》에서 찾아보았다. 마을에 둘레 약 2.6m의 큰 소나무가 외따로 떨어져 서 있는데, 이 소나무를 외솔배기 또는 독송정이라고도 부른다. 그 옆을 흐르는 큰 갯가에 소(沼)가 있어 개소라고 부르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을 하면서 개수리(介水里)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로는 물 사이에 끼어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끼일 개(介)자를 써서 개수리라고 이름 붙였다고도 한다. 유포교를 지나 오른쪽을 바라보니 강가에 무리 지어 서 있는 갯버들에 물이 오른 모양이다. 버들강아지를 피우려고 준비하는지 가지 끝부분에서 옅은 초록색이 뚜렷하게 보인다. 개울가에서 잘 자라는 갯버들은 버드나무과에 속하는데, 키가 2~3m 정도로서 크게 자라지 않는 나무다.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데, 기다란 꽃이삭을 흔히 버들강아지라고 부른다. 조금 지나면 이곳 평창강가에도 사방에서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새가 지저귀고. 화려한 봄이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체기란 보통 과식하거나 잘못 먹었을 때 소화불량 정도를 의미한다. 넓은 의미로 볼 때 소화기관들의 운동저하, 기(氣)막힘, 소화액과 소화즙의 분비저하 등 모든 소화기관의 이상증상을 포괄한 개념이다. 곧 소화와 연관된 장부조직이 정상적으로 운동 또는 순환하지 못하고, 소화액의 분비와 흡수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에 세포 단위로 정의하면 세포가 자기 자신의 활동성을 잃어버려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운동성을 상실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체기가 단순히 소화기관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일까 하는 의문이 있다. 온몸의 세포는 모두 기본적인 세포 자체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 있고, 일정한 운동성과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곧 일정한 리듬과 온도, 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이러한 기본을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이 중에 체기란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울 때, 곧 느려졌을 때 표현하는 용어이며 모든 세포는 체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한번 체한 경험이 있는 세포는 다시 체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체하려는 상황이 다가오면 이를 방비하기 위하여 온 힘을 써서 노력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자잘한 잔병치레를 많이 하게 된다. 가장 빈번한 질환은 감기와 체기이며 여기에서 더 진행되면 비염과 장염으로 발전되어 아이들을 괴롭힌다. 일반적으로 장염이라고 하면 범위가 넓은데 한방에서는 설사와 이질로 구분하여 치료하였으며 항생제가 없던 시대에 가장 큰 질환 가운데 하나로 한의사 선배님들이 많은 노고를 겪었다. 장염은 급성 장염과 만성 장염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증상은 급성 장염이 심하게 드러나고 만성 장염은 증상의 정도는 약하나 치료가 수월하게 되지 않는다. 급성 장염은 체기에서 출발한다. 급성장염은 장 점막의 급성염증으로서, 급성위염에서 출발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원인도 급성위염과 비슷하며, 폭음, 폭식, 복부의 냉각, 부적당한 음식물이나 음료수, 대장균과 바이러스의 감염, 약의 과다복용 등에 의해 일어난다. 이 밖에 알레르기성의 원인이나 전신성 질환(요독증 ․ 암 등)의 한 증세로 나타날 때도 있다. 설사와 복통이 주요 증상이고, 복부 불쾌감ㆍ오심ㆍ구토를 일으키며, 심하면 발열이 있다. 설사는 하루에 1~10회에 이르고, 대장으로 파급되었을 때는 설사의 증상이 심하다. 변은 죽 또는 물 모양이고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자신지리(自新之理) 세종의 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사람이 새로운 삶을 살려면 잘한 일, 잘못한 일을 늘 마음에 새기며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세종의 마음과 행동의 관계에서 마음을 가다듬어 새사람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갱생과 개심 황희는 정승에 임명된 8달 뒤인 세종 9년 1월 사위의 살인옥사에 개입하여 우의정 맹사성과 함께 의금부에 갇히기도 했다. 세종 12년에 뇌물과 간통사건으로 제주도 태석균의 청탁사건에도 휘말렸다.(《세종실록》12/11/14) 이후부터는 청백리로 거듭났다. 처음에는 간악한 소인(《태종실록》16/6/22)이었으나 그만두었을 때는 명재상(《세종실록》31/10/5)이 되어 있었다. 잘못한 일로 물러난 부정적 사건을 허물을 벗게 하고 다시 그 직분을 계속하게 기회를 주는 것은 바로 긍정적인 변역(變易, 고쳐서 바뀜)이다. 개심역려 : (야인의 습격을 고하지 않은 김윤수에게 재임을 허락하다.) 여연군사(知閭延郡事) 김윤수(金允壽)는 야인이 죽이고 사로잡아 간 인구와 우마(牛馬)를 숨기고 아뢰지 아니하였으니,... 임금이 말하기를, “일이 사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3월 11일 (목) 오후 1:45~5:45 <참가자> 이상훈, 이규석, 우명길, 원영환 <답사기 작성 날자> 2021년 3월 21일 평창강 제1구간을 걸은 것이 작년 11월이었는데, 해가 바뀌어 2021년 3월 11일에 제2구간을 걷게 되었다. 무려 4달이나 답사를 중단한 것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서 모임을 자제하라는 방역당국의 당부 때문이었다고 핑계를 댈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평창의 겨울은 몹시 추워서 아무래도 걷기가 꺼려졌다는 것이 정확한 이유였다. 4달의 동면을 끝내고 평창강 따라 걷기를 다시 시작하였다. 이 해가 가기 전에 평창강 답사를 끝내려면 이제부터는 한 달에 두 번은 걸어야 한다. 석주(원영환)는 전날 봉평 우리집에 와서 잤고, 시인마뇽(우명길)은 당일에 군포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장평터미날에 12시 10분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답사 전날 나는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평창군 방림면에 사는 이규석(호가 ‘은곡-隱谷’이므로 이하 그렇게 호칭함)이라는 분이 제2구간을 함께 걷겠다고 자원한 것이다. 그분은 며칠 전에 우연히 만나 점심을 같이 먹은 적